'셀러브리티' 이동건의 새로운 시작 [인터뷰]

김종은 기자 2023. 7. 1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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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브리티, 이동건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 이동건이 짧지만은 않은 공백기 끝에 돌아왔다. 그렇기에 이번 '셀러브리티'가 새로운 시작 같다며 앞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를 통해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그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셀러브리티'(극본 김이영·연출 김철규)는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에 뛰어든 아리가 마주한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민낯을 그린 작품. 2019년 드라마 '레버리지: 사기조작단' 이후 이동건의 약 4년 만의 복귀작이다.

긴 공백기를 가진 이유에 대해 이동건은 "사실 공개된 날짜만 놓고 보면 오랜만이라 생각하실 수도 있으시겠지만 개인적으론 공백을 느끼지 못했다. 전작을 끝내고 좀 쉬다가 바로 촬영에 들어갔었는데 후반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며 시청자분들을 늦게 찾아뵙게 됐다"라고 설명하면서 "공백기가 길어지며 나보단 주변에서 걱정이 더 컸던 것 같다. '왜 작품 안 하냐' '왜 안 보이냐'라고 묻더라. 그럴 때마다 난 '다 찍어놨으니 걱정하지 말아라'라고 답했다. 감독님에 대한 믿음으로 편하게 기다렸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편안했던 마음은 공개 전날 바로 무너졌다. 갑작스러운 압박감이 그를 짓누르기 시작한 것. "공개 1주일 전부터 갑자기 엄청 긴장되기 시작했다"라는 그는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했던, 받아들이지 못했던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 같다. 제작발표회가 끝난 뒤엔 이틀을 누워 있었다. 외부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닌데 이유 없이 아프더라. 그때 '사실 엄청난 중압감이 있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내가 어떻게 보이느냐에 대한 엄청난 스트레스가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라고 털어놨다. 다행히 이동건은 세계에서 쏟아지는 칭찬에 힘입어 중압감을 빠르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차기작이 '셀러브리티'여야만 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이동건은 "일반적으로 작품을 선택할 때 자신이 있어야 출연을 결정하게 되는데, 감독님과 대본, 그리고 역할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물론 처음엔 내가 완전히 모르는 세상의 이야기라 걱정했으나 김철규 감독님이 연출하신다는 얘길 듣고 충분히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본이 너무 흥미로웠다. 짜임새 있으며 신선하고 자극적으로 잘 만들어져 있는 대본이었다. 그리고 글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내가 할만한 역할이 진태전 밖에 없더라. 이 역할이라면 내 장점은 드러내고 단점은 가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다른 배우들보단 조금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데에는 '7일의 왕비'(2017)의 덕이 컸다. 첫 빌런 연기에 대한 부담감을 작품을 통해 덜 수 있었다고.

"극 중 연산군 역을 통해 처음 빌런에 도전해 봤는데, 과연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내게도 악역의 얼굴이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컸었어요. 그때 이정섭 감독님이 제게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고 마음대로 해라'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그리고 그 말씀이 제겐 정말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셨어요. 이전엔 늘 카메라 앵글 안에 맞춰져야 하고 다른 배우들을 침범하지 말아야 했는데, 그 작품을 하면서 처음으로 내 마음대로 해본 것 같아요. 연기적으로 큰 쾌감을 느꼈고 빌런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이번 '셀러브리티' 김철규 감독과 함께 호흡하며 배운 점은 없냐는 물음엔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는 장면에서 감정 조절이 잘 안됐는데, 그 부분을 잘 조절해 주셨다"라고 답하며 "오버 페이스가 나올 때면 눌러주셨고, 부족한 것 같으면 늘려야 할 것 같다 지적해 주셨다. 그 간발의 차이의 중요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런가 하면 이동건이 연기한 진태전은 계속된 의심과 무너진 신뢰로 윤시현(이청아)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받게 되는 인물. 공교롭게도 이동건 역시 지난 2020년, 비교적 최근 배우 조윤희와 이혼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동건은 "드라마와 사생활을 연결 지어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연기하는 데 있어 내가 살아온 삶이 투영되지 않을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배우도 사람이다 보니 좋았던 일이나 나쁜 일에서 느낀 경험들이 나도 모르게 나올 수밖에 없다 본다. 다만 그런 부분에 집중하기보단 '내가 이 역할을 얼마나 잘할 수 있을까' '내 경험들이 어떻게 잘 투영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하는 것 같다. 어찌 보면 그게 내가 진태전을 연기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됐을지도 모른다"라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끝으로 이동건은 일곱 살 딸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은 '셀러브리티'를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냐는 질문에 "없다"라고 답하면서도 "다만 어린 딸을 위해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다. 딸이 컸을 땐 내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의, 예를 들면 '이 안에 너 있다'라는 대사를 내뱉었을 시절의 모습은 볼 수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꼭 필요한 배우로 남고 싶다. 내 전성기 때 못지않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대중 분들이 나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연기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란 이동건은 "보통 10년 주기로 뭔가 새로운 시작이 펼쳐지는 것 같은데, 이번에 세 번째 시작의 출발선과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그 시작을 이런 글로벌한 작품을 통해 하게 돼 행복하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이 올 거라 확신하고, 다음 작품에서 조금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셀러브리티 | 이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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