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흔들릴 수밖에' 위기의 오타니, '물집'에 제구 불안+구속 감소, 트레이드설까지

노재형 2023. 7. 1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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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4회 선두 터커를 사구로 내보낸 뒤 물집이 잡힌 오른손 중지를 들여다 보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5회 3루수 실책으로 카일 터커가 홈을 밟자 허리를 숙여 아쉬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작은 상처 하나가 경기 전체를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후반기 개막전에 선발등판해 패전을 안았다. 전반기 막판 변수로 떠오른 오른손 중지 물집이 피칭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는 15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5안타 3볼넷을 내주고 5실점(4자책점)했다. 에인절스가 5대7로 무릎을 꿇어 오타니에게 패전이 주어졌다.

시즌 18경기에서 7승5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한 오타니는 삼진 7개를 잡아 시즌 139탈삼진을 기록했다. AL 평균자책점 16위, 탈삼진 2위, WHIP 12위, 투구이닝(105⅓) 15위에 랭크됐고, 피안타율 0.192는 여전히 양 리그를 합쳐 1위다.

94개의 공을 던진 오타니는 직구 구속 최고 99.3마일, 평균 95.7마일에 그쳤다. 평균 구속은 올시즌 평소보다 1.3마일이 덜 나왔고, 분당 회전율도 33회가 적었다. 스위퍼와 커터의 회전율 역시 시즌 평균보다 62회, 68회가 부족했다.

오른손 중지가 온전치 않은 때문인지 볼넷 3개와 사구 1개를 내준 오타니는 투구 도중 손가락을 들여다보며 뭔가를 떼내는 모습을 보였고, 주심의 볼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에 올스타 브레이크 직후 야구장 밖에서는 트레이드 소문이 끊임없이 돌고 있다. 이날은 MLB 네트워크 존 폴 모로시 기자가 '에인절스 프런트가 오타니 트레이드 제안이 들어오면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멘탈'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들이 후반기 첫 등판서 한꺼번에 등장한 것이다.

오타니는 지나달 2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중지 손톱이 깨지는 상황에서도 6⅓이닝 4안타 10탈삼진 1실점의 호투로 시즌 7승을 따냈으나, 이어 전반기 마지막 등판인 지난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는 5이닝 7안타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물집이 본격 생긴 게임이었다.

오타니는 경기 후 "전반적으로 내가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다음 등판이 언제인지에 관해 실질적으로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 필드에 나가 손가락 상태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며 "일정 부분은 실망스럽다. 나 뿐만 아니라 팀 전체가 그렇다. 게임을 이기지 못하면 실망감이 커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3회 투구 도중 모자를 벗어 머리를 쓸어넘기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가 4회 투구 도중 포수 채드 왈라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는 1회초 2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선두 모리시오 두반을 3루수 땅볼, 알렉스 브레그먼을 루킹 삼진으로 잡은 오타니는 카일 터커와 호세 애브레유에게 연속 우전안타를 맞고 2사 1,2루에 몰렸다. 하지만 채스 맥코믹을 바깥쪽으로 흐르는 84.6마일 스위퍼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무실점으로 넘겼다.

2회초 선두 블라이 마드리스를 중견수 뜬공, 코리 절크스를 루킹 삼진, 제레미 페냐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오타니는 2-0으로 앞선 3회도 삼자범퇴로 요리했다. 마틴 말도나도를 헛스윙 삼진, 두반을 유격수 땅볼, 브레그먼을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돌려세웠다.

오타니는 2-0으로 앞선 4회 선두 터커에게 초구 스위퍼를 던지다 너무 꺾여 왼발을 맞혀 내보냈다. 이때부터 물집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 타자 애브레유와 맥코믹에게 볼넷을 잇달아 허용하며 무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마드리스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해 3루주자를 홈에서 잡은 오타니는 절크스에게 우전적시타를 얻어맞고 1실점했다. 이어 계속된 1사 만루서 페냐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다시 한 점을 내줘 2-2 동점을 허용했다. 오타니는 계속된 2사 1,3루서 말도나도를 3루수 땅볼로 제압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오타니는 5회 또다시 난조에 빠져 역전을 허용했다. 1사후 브레그먼에게 좌중간 2루타, 터커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줘 한 점을 내준 오타니는 애브레유의 바운드된 땅볼을 3루수 루이스 렌히포가 놓치는 실책을 범해 터커가 홈을 밟아 2-4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오타니는 계속된 1사 2루서 맥코믹과 마드리스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에인절스가 5회말 1사 1,2루서 미키 모니악의 우전 적시타, 에두아르도 에스코바의 좌전 적시타로 다시 4-4 균형을 맞췄지만, 오타니가 6회초 실점하는 바람에 다시 리드를 빼앗겼다.

오타니가 5회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미키 모니악의 적시타 때 홈을 파고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오타니는 선두 절크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교체됐다. 필 네빈 감독이 직접 마운드로 가 오타니와 몇 마디를 주고받은 뒤 공을 건네받았다. 이어 등판한 제이콥 웹이 페냐에게 볼넷, 말도나도에게 희생번트를 내줘 1사 2,3루에 몰린 뒤 두반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아 오타니가 내보낸 절크스와 페냐가 잇달아 홈런을 밟았다. 휴스턴은 계속된 2사 1,2루에서 애브레유의 좌측 안타로 한 점을 보태며 7-4로 달아나 승기를 가져왔다.

에인절스 타선은 2회말 선두 마이크 무스타커스의 중전안타, 헌터 렌프로의 유격수 실책 출루, 채드 왈라치의 번트로 만든 1사 2,3루에서 마이클 스테파닉의 중전안타와 잭 네토의 투수 땅볼로 2점을 먼저 올렸다. 2-4로 두지니 5회에는 오타니의 좌전안타 등 안타 4개를 몰아치며 2점을 추가하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에인절스는 4-7로 뒤진 6회말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으나, 스테파닉의 번트가 떠 병살타가 되고, 네토가 삼진을 당해 황금같은 찬스를 놓쳤다. 7회 테일러 워드의 홈런으로 한 점을 만회한 에인절스는 8회 1사 1,2루를 놓치며 사실상 승부를 내려놓았다.

한편 '타자' 오타니는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감을 이어갔다. 삼진은 두 번 당햇다. 시즌 타율 0.303(346타수 105안타), 32홈런, 71타점, 64득점, 장타율 0.659, OPS 1.046을 기록했다. 여전히 양 리그 합계 홈런, 장타율, OPS 전체 1위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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