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 터지며 빨려 들어가” 오송 지하차도 1명 사망, 버스·차량 10여 대 고립

이혜영 기자 2023. 7. 1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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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충북 청주시에서 버스를 포함한 차량 다수가 지하차도에 고립돼 1명이 숨지고 8명이 구조됐다.

지하차도 내 차량 여러 대가 고립된 상태지만 악천후 속 구조에 난항을 겪으면서 추가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5일 오전 8시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로 침수되면서 버스 등 차량 10여 대가 순식간에 고립돼 1명이 숨지고 8명이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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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차도 속 고립인원 파악 안돼…피해 늘어날 가능성
빗물 유입으로 흙탕물…“시야 확보 안돼 수색 차질”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7월15일 충북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에 차량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과 경찰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국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충북 청주시에서 버스를 포함한 차량 다수가 지하차도에 고립돼 1명이 숨지고 8명이 구조됐다. 지하차도 내 차량 여러 대가 고립된 상태지만 악천후 속 구조에 난항을 겪으면서 추가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5일 오전 8시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로 침수되면서 버스 등 차량 10여 대가 순식간에 고립돼 1명이 숨지고 8명이 구조됐다. 구조된 이들은 현재 4명씩 병원 2곳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는 집중호우로 인근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지하차도가 순식간에 물에 잠기면서 발생했다.

긴급 출동한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난간에 매달려 있던 버스 승객 등 8명을 구조하고,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남성 1명의 시신을 인양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미호천 주변 둑이 일시에 붕괴하면서 갑자기 물이 유입돼 순식간에 지하차도가 잠기는 바람에 차량과 운전자들이 대피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목격자들 진술에 따르면, 당시 10대 정도의 차량이 지하차도 속에 고립된 것으로 파악되며 정확한 고립 인원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구조된 버스 승객은 "사고 당시 버스에 승객 8명과 운전기사 1명이 더 있었는데, 탈출했는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7월15일 충북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에 차량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과 경찰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CJB청주방송에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한 시민은 "14톤 트럭을 몰고 궁평 제2지하차도를 지나던 아는 동생과 통화를 하면서 당시 상황을 알게 됐다"며 "동생 차 바로 앞에 달리던 빨간색 버스가 물이 차면서 둥둥 떠내려오고 동생의 14톤 화물차, 승용차도 있었는데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물이 엄청나게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왔다"라고 전했다.

버스기사가 물을 빼내려 옆면 차량 유리를 모두 깼지만, 엄청난 속도로 들이치는 유량을 감당하지 못했고 결국 버스는 지하차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고 한다. 제보자는 "(화물차를 운전하던 동생은 탈출했지만) 14톤 화물차는 잠겨 버렸다"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가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하차도가 완전히 물에 잠기고 내부가 흙탕물로 뒤덮여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탓에 잠수부를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 지하차도 물을 빼내도 하천 물과 빗물이 계속 유입되는 상황이어서 본격적인 수색 작업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환 충북지사 등이 현장을 찾아 수색작업 등을 점검했으며 일부 시민들도 수색작업을 애타게 지켜보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방사포 대용량 시스템을 이용해서 배수 작업을 한 뒤 구조작업을 진행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면서 "그러나 배수작업을 해도 물이 돌고 돌아 다시 원점상태로 돌아오고 있어 수색작업에 몇일이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에는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400㎜ 넘는 비가 내렸다. 미호강 미호천교 지점의 수위는 이날 오후 12시께 홍수경보 기준(8m)을 훌쩍 넘긴 9.92m를 넘겼다. 

시는 이날 오전 6시께 저지대 가구가 밀집한 미호강 주변 마을 3곳(옥산·북이·오송) 120가구(주민 186명)를 사전 대피시켰다. 또 오전 11시40분께 긴급 문자를 통해 "미호강 범람으로 인해 오송읍 미호천교∼청주 시내 방향 구간 차량 통행이 불가한 만큼 우회해달라"고 당부하고 "침수 위험지역 인근 주민들은 마을회관 등 안전한 곳으로 즉시 대피해달라"고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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