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건지 하늘도 무심하네요"

황수빈 2023. 7. 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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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듯이 하늘도 무심하네요."

신음리 마을회관에는 모두 10여명의 어르신이 대피해있다.

이날 폭우로 예천군 마을 곳곳에는 밭이 물에 잠기거나 나무가 도로로 쓰러지는 피해가 속출했다.

이 이장은 "정말 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듯이 하늘도 안 도와주는 것 같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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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에 초토화된 마을 (예천=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15일 오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의 한 마을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초토화된 모습을 보인다. 이 마을에서 주택 5가구가 매몰돼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2023.7.15 psik@yna.co.kr

(예천=연합뉴스) 박세진 황수빈 기자 = "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듯이 하늘도 무심하네요."

폭우가 쏟아진 15일 오후 경북 예천군 개포면 신음리 마을회관.

비를 피해 대피하러 온 김순이(89) 어르신은 연신 "집에 가봐야 하는데"라며 걱정을 내려놓지 못했다.

김 노인은 아픈 다리를 주무르며 "새벽 3시쯤 면사무소 직원들이 급하게 깨워서 대피했다"며 "처음에는 다리도 너무 아프고 집에 있으려고 하니까 직원들이 절대 안 된다며 마을회관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걱정이 돼서 계속 앉았다가 누웠다가 밤새 한숨도 못 잤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낮은 지대에 있는 밭은 다 잠겼다"며 "지금도 마을로 가는 길은 직원들이 막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신음리 마을회관에는 모두 10여명의 어르신이 대피해있다.

마을회관으로 대피 (예천=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폭우가 쏟아진 15일 오후 경북 예천군 개포면 신음리 마을회관에 어르신들이 대피해있다. 2023.7.16 hsb@yna.co.kr

이날 폭우로 예천군 마을 곳곳에는 밭이 물에 잠기거나 나무가 도로로 쓰러지는 피해가 속출했다.

이연구 개포면 경진리 이장은 "농사짓는 밭은 다 잠기고 과일도 바닥에 다 떨어졌다"며 "앞으로 며칠 동안 계속 비가 온다는데 농사가 참 어렵다"고 말했다.

이 이장은 "정말 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듯이 하늘도 안 도와주는 것 같다"고 울먹였다.

권혁대 개포면 이장협의회장은 "새벽 5시부터 지금까지 도로에 쓰러져 치운 나무만 15그루가 넘는다"며 "안 그래도 고추 가격이 내려가 힘든 상황인데 앞으로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쓰러진 나무 (예천=연합뉴스) 폭우가 쏟아진 15일 오후 경북 예천군의 한 도로에 나무가 쓰러져 마을 이장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2023.7.15 [권혁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h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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