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건지 하늘도 무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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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듯이 하늘도 무심하네요."
신음리 마을회관에는 모두 10여명의 어르신이 대피해있다.
이날 폭우로 예천군 마을 곳곳에는 밭이 물에 잠기거나 나무가 도로로 쓰러지는 피해가 속출했다.
이 이장은 "정말 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듯이 하늘도 안 도와주는 것 같다"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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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연합뉴스) 박세진 황수빈 기자 = "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듯이 하늘도 무심하네요."
폭우가 쏟아진 15일 오후 경북 예천군 개포면 신음리 마을회관.
비를 피해 대피하러 온 김순이(89) 어르신은 연신 "집에 가봐야 하는데"라며 걱정을 내려놓지 못했다.
김 노인은 아픈 다리를 주무르며 "새벽 3시쯤 면사무소 직원들이 급하게 깨워서 대피했다"며 "처음에는 다리도 너무 아프고 집에 있으려고 하니까 직원들이 절대 안 된다며 마을회관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걱정이 돼서 계속 앉았다가 누웠다가 밤새 한숨도 못 잤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낮은 지대에 있는 밭은 다 잠겼다"며 "지금도 마을로 가는 길은 직원들이 막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신음리 마을회관에는 모두 10여명의 어르신이 대피해있다.
이날 폭우로 예천군 마을 곳곳에는 밭이 물에 잠기거나 나무가 도로로 쓰러지는 피해가 속출했다.
이연구 개포면 경진리 이장은 "농사짓는 밭은 다 잠기고 과일도 바닥에 다 떨어졌다"며 "앞으로 며칠 동안 계속 비가 온다는데 농사가 참 어렵다"고 말했다.
이 이장은 "정말 농민들은 다 죽으라는 듯이 하늘도 안 도와주는 것 같다"고 울먹였다.
권혁대 개포면 이장협의회장은 "새벽 5시부터 지금까지 도로에 쓰러져 치운 나무만 15그루가 넘는다"며 "안 그래도 고추 가격이 내려가 힘든 상황인데 앞으로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h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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