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계일주' 김지우 PD "징검다리 역할인 시즌2, 큰 도전이라 생각" [인터뷰]

송오정 기자 2023. 7. 1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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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김지우 PD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좋은 반응이 전부예요." 어디서 혹은 무엇에서 동력을 얻냐는 말에 김지우 PD는 우연히 들린 작은 호평을 양분삼아 어떻게든 좋은 방송을 만들어보려 노력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제작진의 노력에 응답하듯, MBC 일요 예능 편성 블럭에서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다.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는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 기안84 세계일주를 담은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다. 남미로 떠났던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미지의 나라 '인도'로 떠났다.

여행 파트너 덱스, 빠니보틀과 함께 떠난 인도에서 기안84의 거침없는 맨손 먹방, 갠지스강 입수 등이 젊은 세대 시청자 사이 화제를 모으고, 시청률도 6%를 바라보고 있다. 시즌2 역시 많은 사랑받고 있지만, 김지우 PD는 예상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다른 방송사 프로그램이 자리 잡고 사랑받는 시간대라 걱정이 많았다. 저희끼리 재미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저희로선 도전이었다"면서도 "그래도 좋아해주셔서 만족스럽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태계일주'고정 시청자층을 잡은 것 같아 만족스럽다는 김지우 PD는 "새로운 시청자층이 생긴 거 같아 가장 좋다. 편성 팀에서 준 정보에 따르면 저희 프로그램 시청자가 비교적 젊다. TV시청 패턴은 저희 프로그램이 시작할 때 올라가서 '태계일주2'가 끝나면 떨어진다고 하더라. 저희 프로그램을 위해 TV를 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시즌2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부담도 있었다. 김지우 PD는 "큰 도전이라 생각됐다. 시즌1이 잘 됐기에 시즌2가 더 중요했다. 시즌1은 처음 보는 새로운 것이라 좋아해주신다 생각됐는데, 시즌2는 시즌3의 '징검다리'라 무조건 잘됐으면 했다"면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기쁘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태계일주' 시리즈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단절됐다 다시 연결되면서, 여행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데 오히려 시청자는 여행 방송에 대한 피로감과 거부감을 표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유독 '태계일주'에 대한 애정도는 남달라 보인다.

그 이유에 대해 김지우 PD는 '기안84'의 존재를 꼽았다. "열린 마음으로 편견 없이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인도 현지인들에게 한 뼘 더 다가가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인 거 같다"라고 밝혔다.

"한국에 있을 때랑 똑같으세요. 테이블 없이 식사하는 털털한 모습 그대로 피곤하면 그냥 바닥에 편하게 앉았는데, 인도에서도 현지분들과 섞여 스스럼없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시더라고요. 안 맞으면 어렵고 피곤할 텐데 그런 것보다 내집처럼 편안함을 보여주실 때 대단하다 싶었어요."

그렇게나 오랜 시간 붙어있으면서 기안84의 여러 모습을 봤던 김지우 PD도 놀랄 때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갠지스강 입수의 순간이었다. "저희도 많이 놀랐다. '뜨악!'이런 느낌보다 '현지인의 삶에 깊게 들어가려고 하는구나' 하는 '감탄'에 가까운 놀람이었다. 특이하거나 이상한 행동으로 다가왔다기 보다 갠지스강이란 공간을 깊이 이해하려는 행동이란 생각이 들어 대단하다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나 2049 시청률 지표로는 일요 예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태계일주2'. 청년층에 유독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김 PD는 "다른 삶을 살아보려는 모습이 좋아보이는 게 아닐까 싶다. 여행을 가면 기본적으로 좋은 리조트나 휴양이 가능한 곳에서 편하게 쉬는 곳을 여행이라 생각하는데, 세 분이 선택한 여행은 항상 낯설고 쉽게 가기 힘들고 가서도 고생하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재미있게 지내는 걸 보며 대리만족이나 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함께 맛보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라고 분석했다.


'태계일주2'는 큰 틀만 주어진 상태로, 출연진의 결정에 따라 여행 흐름이 진행되는 비교적 자유도가 높은 여행이다. 돌발상황에 대한 고충은 없었을까. 김 PD는 "기본적으로 촬영 시 벌어지는 돌발상황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출연자의 계획은 자유롭게 진행되지만, 제작진의 일은 밤부터 시작된다. 다음날 일정의 안전 문제나 실현가능성 등을 체크하며 최대한 준비한다. 하고 싶은 것들을 열심히 백업하려고 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환경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남미에서 이미 고산을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추위까지 올 줄 몰랐다. 히말라야 지역을 가는데 그곳이 육로로 통행할 수 있는 게 몇 개월밖에 안 돼 '시간이 멈춘 마을'이라고 불린다. 그곳이 고산과 추위 속에서 다들 힘겹게 '생존'을 위해 같이 노력했다"라고 털어놓았다.

시즌1에서는 배우 이시언이, 시즌2에서는 UDT 출신 유튜버 덱스가 출연 중이다. 덱스에게 기대한 역할이 있었냐는 질문에 김지우 PD는 "덱스님이 가진 야생성이나, 인도라는 거친 지역에 대한 일종의 든든한 파수꾼 역을 기대하기도 하고 보고 싶은 것도 있었다. 그런 부분에 잘 어울리는 분이라고도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방송에서도 나오지만 '덱쪽이'(덱스+금쪽이)라는 모습까지 나와서 재미있는 포인트였을 거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덱스를 보면서도 놀랐다는 김 PD는 "방송에서 보여졌듯 심하게 아프지 않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아픈 만큼 회복력도 좋으셨다. 회복력에도 많이 놀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형들과 완전체가 됐기 때문에 더 내려놓고 즐기려는 모습이 나와서 좋았다. 덱스님이 앞으로 더 인도를 좋아하기 시작하신다. 인도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재미있는 포인트이면서' 저런 모습도 있구나'하면서 새로운 모습이 나올 것이라 생각된다"고 앞으로의 방송 속 덱스의 모습을 예고했다.


이제 완전체가 된 3인방의 본격적인 여행이 펼쳐진다. 혹시 갈등은 없었을까 싶었지만, 김 PD는 "빠니보틀 님의 역할이 컸다. 덱스와 기안84님은 확실히 다른 부분이 있었다. 덱스님은 필요한 금액만 내고 쉽게 넘어가지 않았는데, 기안84님은 호탕한 구매자의 모습을 보였는데.(웃음) 빠니보틀이 그 사이 중재자의 역할을 했다. 두 분의 여행을 더 즐겁게 할 수 있게 '인도잘알'의 모습이 보여서 모두가 행복한 모습이 더 나온다. '점점 더 힘들어지는데 왜 더 행복해하지?' 싶을 때 보면 그 중심에 빠니보틀님이 있는 거 같다"라고 전했다.

시즌1·2에 특별한 차별점을 두기보다 시즌1의 재미가 시즌2에서 극대화되길 바랐다는 김지우 PD. 재미 배가를 위해 힘을 준 포인트가 있었는지 궁금해졌다. 그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현지인들의 만남이 제가 생각했을 때 인도에서 더 재미있게 잘된 거 같다. 그리고 인도분들이 굉장히 '인싸' 같은 분들이 많으셔서 실제로도 기안84, 덱스님이 걸어만 가도 자연스럽게 옆에 오셔서 말 걸고, '어디서 왔어' '뭐하고 있어?' 많이 물어보시고 얘길해주셔서 자연스럽게 시즌2의 재미가 배가된 요인인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인기에 힘입어 벌써 시즌3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김 PD. 새 시즌에서는 남미와 인도를 뛰어넘는 신비롭고 흥미로운 재미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은 없을까.

"부담도 있지만 꼭 '더 세야한다'든가 '더 경쟁구도로 가야한다'란 생각 안 한다. 기안84님이 여행은 그냥 하나가 되는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여행은 더 센 곳을 가고 이런 느낌이 아니라 또 다른 곳에서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거 같다. 하나가 될 수 있는 여행지를 찾으려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염두에 둔 여행지가 있냐고 묻자, "아직 어디다 할 수 없다. 쉽게 가는 곳이나 자주 나온 곳 보다는 여행을 보는 분들이 그래도 좀 대리만족할 수 있는 여행지를 찾아보려고 한다. 저희 여행자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재미있는 현지인이 있는 곳을 찾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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