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언제나 집에 갈 수 있을까요"…걱정에 뜬 눈으로 밤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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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물은 안 들어왔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궂은 장맛비가 하염없이 쏟아진 15일 전북 김제시 백구면 난산초등학교 강당에 앉아있던 김모(70)씨는 집 걱정, 농작물 걱정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김정곤 백구면장은 "대한적십자와 농협중앙회가 구호 물품을 보내와 주민들이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며 "비가 그치고 주민들이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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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집에 물은 안 들어왔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궂은 장맛비가 하염없이 쏟아진 15일 전북 김제시 백구면 난산초등학교 강당에 앉아있던 김모(70)씨는 집 걱정, 농작물 걱정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고민이 가득한 눈으로 "집도 집인데, 콩이며 고추며 나락이며 죄다 물을 먹게 생겼다"며 "비가 더 내린다는 데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전날 빗물에 불어난 마산천이 교량을 덮칠 때쯤 이곳으로 서둘러 대피했다.
저녁 식사도 하는 둥 마는 둥 서둘러 마치고 마을 이장과 김제시 직원들의 안내에 따랐다.
김씨처럼 전날 난산초등학교 강당으로 대피한 김제 난산마을, 마전마을 주민은 모두 86명.
이들은 대한적십자사가 제공한 '재난 구호 쉘터'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텐트형 쉘터 바닥에 깐 은색 돗자리 위에서 마을 주민끼리 이야기도 나누기도, 비 걱정에 미처 못 이룬 잠을 뒤늦게 청하기도 했다.
강당 입구에는 농협중앙회 전북본부, 백구농협 등이 제공한 생필품, 음식이 높다랗게 쌓여 있었다.
김제시 직원들도 강당으로 나와 대피한 주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살폈다.
몸이 찌뿌드드한지 쉘터에서 나온 주민들은 강당 단상에 모여 이런저런 대화를 이어갔다.
대피 이틀째여서 생활에 큰 불편은 없으나 매번 반복되는 침수 탓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
주민 이모(63)씨는 "작년에는 큰비가 내리지 않아서 별문제가 없었지만, 3년 전에도 오늘처럼 모든 주민이 대피했었다"며 "지대가 낮아 비만 내리면 이렇게 집에서 나와 쪽잠을 자야 하는 처지"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자체나 나라에 이 문제 좀 해결해달라고 매번 말하지만, 땜질식으로 (물을 뺄 수 있는) 대형 펌프만 제공할 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와중에도 점차 강해져, 쏟아붓는 장맛비는 주민들의 걱정을 부추겼다.
강당 입구 주변에 선 한 주민은 세차게 내리는 비를 걱정스레 바라보며 연신 담배만 피워댔다.
김정곤 백구면장은 "대한적십자와 농협중앙회가 구호 물품을 보내와 주민들이 불편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며 "비가 그치고 주민들이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내린 장맛비로 도내 7개 시·군의 243명이 임시 주거시설로 대피했다.
벼 5천362㏊, 논콩 4천342㏊, 시설원예 19㏊ 등 총 9천766㏊의 농작물이 물에 잠기고 주택 23채가 침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10시께는 익산시 웅포면의 한 배수로에서 A(68)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현재 전주와 익산·정읍 등 11개 시·군에는 호우경보가, 남원·장수·순창 등 3곳에는 호우주의보가 각각 내려져 있다.
기상청은 16일까지 도내에 100∼150㎜, 많은 곳은 2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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