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등수가 변해요…전반기 강타했던 '역대급 순위경쟁', 10개 구단 돌아보면 어땠나

박정현 기자 2023. 7. 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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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기를 1위로 끝낸 LG 트윈스 선수단.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정현 기자]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변한다. 2강7중1약의 치열한 순위 경쟁이 KBO리그 전반기를 재밌게 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10개 구단의 전반기가 어땠는지 돌아보려 한다.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는 지난 13일을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팀은 키움 히어로즈로 86경기를, 가장 적게 치른 KIA 타이거즈는 76경기를 했다.

경기수와 관계없이 눈에 띄는 점은 10개 구단 순위표다. 크게 2강7중1약으로 볼 수 있는데, 2강(LG 트윈스, SSG 랜더스)과 7중(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 KIA, kt 위즈, 한화 이글스, 키움), 1약(삼성 라이온즈)의 치열한 순위 경쟁이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매일 밤 등수가 바뀔 정도로 열띤 순위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2강) LG, SSG-선두권 굳히기

▲ LG는 치열한 선두권 다툼 중이다. ⓒ곽혜미 기자
▲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SSG 랜더스. ⓒ곽혜미 기자

LG와 SSG는 시즌 초반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며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SSG는 지난해 ‘와이어투 와이어’ 우승을 거둔 강력한 기세를 올 시즌에도 이어가고 있다. 시즌 초반 에니 로메로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선발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체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합류하며 활로를 찾았다. 주포 최정은 올해 홈런 공동 1위(19홈런),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는 타율 1위(0.339)를 기록하며 공격에 활력을 보태고 있다. 마무리 투수 서진용은 철저하게 뒷문을 단속하며 세이브 1위(25세이브)로 제 몫을 하는 중이다.

LG는 염경엽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뒤 새판을 짰다. 유강남(롯데)이 FA(자유계약선수) 이적으로 이탈했지만, 박동원을 영입해 안방을 보강했다. 박동원은 홈런 3위(15홈런), 타점 5위(52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리그 출루율 1위(0.449)로 부활한 출루머신 홍창기의 활약, 꾸준히 LG의 약점으로 거론되던 2루에 복덩이 신민재가 나타나는 등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라인업을 꾸리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7중) 두산, NC, 롯데, KIA, kt, 한화, 키움-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치열한 몸부림

7중으로 분류되는 3위 두산부터 9위 키움까지는 치열하다. 특히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를 둘러싼 경쟁이 뜨겁다. 4위 NC부터 9위 키움까지는 경기 차 ‘4.5’로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몇 계단씩 바뀔 정도다.

▲ 9연승 파죽지세로 전반기를 마무리한 두산 베어스. ⓒ곽혜미 기자

3위 두산은 전반기를 9연승으로 마감하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한 때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과 곽빈의 부상, 최원준의 침체 등으로 선발진에 큰 공백이 생겼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의 합류로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FA로 다시 친정팀에 돌아온 양의지는 타율 2위(0.335)로 여전한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도자로 첫발을 내디뎠지만,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며 강팀 DNA를 살려가고 있다.

▲ NC는 핵심 요원들이 대거 이탈했지만, 리그 4위라는 결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곽혜미 기자

NC는 핵심요원의 대거 이탈에도 리그 4위를 기록하며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시즌 전 에이스이자 1선발 드루 루친스키가 메이저리그로 향했고, 안방마님 양의지가 두산으로 이적해 전력 누수가 컸다. 그러나 팀은 갈수록 안정세를 찾아갔다. 깜짝 스타 내야수 서호철의 발견과 류진욱, 김진호, 조민석 등의 영건들이 불펜에서 중추적인 임무를 맡아주며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에이스 에릭 페디는 전반기가 끝나기 전 전 구단 승리를 달성하며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 롯데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곽혜미 기자

롯데는 봄이 끝남과 동시에 무섭게 떨어지고 있다. 시즌 초 9연승을 질주하며 리그 1위에 오르며 ‘올해는 다르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역시 아니었다. 시즌 초반 기세가 높던 당시에도 안정적인 투수진은 아니었다. 외국인 원투펀치 댄 스트레일리와 찰리 반즈가 반등하지 못하며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크다. 포스트 이대호라 불렸던 한동희도 타격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하고 침체하다. 후반기 새롭게 합류할 외국인 타자 니코 구드럼에게 기대를 걸어봐야 한다.

▲ 가장 활발한 외국인 선수 교체, 나성범과 김도영 등 합류로 KIA는 완전체가 됐다. ⓒ곽혜미 기자

KIA는 김도영과 나성범의 합류로 타선이 훨씬 탄탄해졌다. 공격의 핵심이던 두 명이 빠지다 보니 원활한 흐름이 이어지지 못했는데, 김도영과 나성범은 복귀 후 타격과 장타 등에서 팀에 부족했던 것을 채워주며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팀은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바꿨다. 지난해 함께 시즌을 보냈던 토마스 파노니와 대만 프로야구리그를 정복했던 마리오 산체스를 수혈했다. 둘은 단 1경기지만, 가능성을 증명하며 후반기를 향한 기대감을 커지게 했다.

▲ 부상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며 최하위까지 쳐젔던 kt,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kt는 시즌 초중반 ‘부상 병동’이었다. 시즌 최하위까지 처지며 먹구름이 가득했지만, 서서히 햇빛이 들고 있다. kt는 시즌 초반 많은 전문가에게 우승 전력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리그에서 손에 꼽을 만큼 빼어난 선발진과 불펜진을 구축하고 있던 것이 그 배경이다. 그러나 출발은 더뎠다. 시즌 초반 에이스 소형준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져 정상적인 라인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는 돌아올 선수들이 거의 돌아왔고, 팀의 첫 창단 우승을 이끌었던 윌리엄 쿠에바스를 재영입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후반기 구원 투수 박시영까지 합류하면, 한층 더 탄탄한 마운드 운영을 기대할 수 있다.

▲ 한화도 최하위의 오명을 벗고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곽혜미 기자

한화는 리그 최하위라는 오명을 벗어나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전반기 막판 8연승을 달리는 등 분명 달라졌다는 것을 충분히 어필하고 있다. 한화의 강점은 확실한 1~3선발의 확보다.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까지 안정적인 선발진을 운영하고 있다. 타선에서는 노시환이 홈런 공동 1위(19홈런)로 기대주 껍질을 깨는 중이고, FA 영입한 채은성도 꾸준한 활약을 보이며 팀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 키움은 지난 시즌만큼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키움은 다소 침체하다. 2022시즌 키움은 마운드의 팀이었다. 1선발 안우진을 필두로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을 이어갔지만, 올해는 조금씩 그 계획이 빗나가고 있다. 5년을 함께한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가 부상으로 시즌 도중 팀을 떠났고, 구단 역사상 첫 FA 계약 선수인 원종현은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키움은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베테랑 이원석을 영입하는 등 타선 보강에 힘썼으나 아직 효과를 못 보고 있다. 설상가상 전반기 마지막 날 에디슨 러셀까지 부상으로 방출돼 악재가 겹치고 있다. 새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이 합류할 후반기를 기대해야 한다.

◆(1약) 삼성-충격적인 최하위

▲삼성은 최하위라는 성적표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곽혜미 기자

삼성이 이렇게 처질 줄 누가 알았을까. 2023시즌 닻을 올린 박진만 호에게는 너무나도 추운 여름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현준과 김동엽 등 핵심 자원들이 부상으로 빠져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이들이 돌아온 뒤에는 불펜이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내외야에서 끝없는 수비 불안으로 다잡았던 경기를 여럿 놓치기도 했다. 삼성은 전반기 중반 키움과 트레이드에서 구원 투수 김태훈을 데려왔고, 막판 KIA와 트레이드로 내야수 류지혁을 영입했다. 리그에서 가장 활발하게 트레이드를 시행하며 변화를 꿈꾸고 있는 삼성. 후반기에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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