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대전·세종·충남서 5명 사망, 1명 실종...‘극한 호우’에 피해 속출

우정식 기자 2023. 7. 1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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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 침수 등 곳곳 주민 대피, 16일까지 최대 200㎜ 더 내릴 전망
15일 오전 7시쯤 충남 청양군 정산면에 산사태가 나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고로 주택 안에 있던 6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다. /충남소방본부

사흘째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물폭탄이 쏟아진 대전·세종·충남 지역에서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15일 오전까지 지역 내 최대 530㎜가 넘는 장대비가 내린 데 이어 16일까지 많은 비가 예보돼 있는 상황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5일 현재까지 집계된 지역 내 사망자 5명 중 4명은 산사태로 숨졌다. 지난 14일 오후 4시 2분쯤 충남 논산 시립납골당에서는 가족 합장 행사에 참여했던 일가 친척 4명이 산사태 피해로 붕괴한 건물에 매몰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70대·80대 노부부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숨졌다. 20대 손자와 친척인 60대 여성은 골절상 등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같은 날 오후 5시 34분쯤 충남 아산시 둔포면 한 저수지에서 낚시하던 70대 남성이 물에 빠진 뒤 실종돼 소방 당국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15일 오전 4시 53분쯤 세종시 연동면 송용리 한 야산 비탈면에서 쏟아진 토사가 인근 주택 앞을 덮쳐 70대 주민 1명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결국 숨졌다. 이날 오전 7시쯤 충남 청양군 정산면에서도 폭우에 유실된 토사가 인근 주택을 덮치며 60대 여성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이날 오후 3시 16분 공주시 옥룡동에서 남성 1명이 물에 휩쓸린 뒤 1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오전 4시 33분 청양군 목면 한 주택에는 토사가 밀려들어 장애인 2명이 고립됐다 구조됐다.

14일 오후 충남 논산시 양촌면 논산 시립납골당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구급차가 견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산사태로 추모 원 방문객 일가족 4명이 매몰돼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연합

주택·도로 침수와 하천 범람 우려 등 피해 신고도 잇따랐다.

대전시와 충남도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대전에서 89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주택·농작물·공장·상가·차량 침수가 69건이다. 주택에 물이 찬 9가구 주민 22명은 지인 집 등으로 대피했다. 대전 유성구 구룡동 오봉터널과 백운로, 구즉세종로 일부에는 토사가 덮쳤다. 가로수가 넘어진 곳도 17곳이 있었다.

충남에선 지난 13일부터 도로 등 공공시설물 17건이 유실되고 사유 시설물 파손·침수 등 신고도 18건 접수됐다. 산사태·저수지 범람 우려가 큰 금산군 주민 55명 등 모두 109명이 사전 대피했다.

현재까지 호우경보 속 폭우가 쏟아지면서 추가 피해 신고도 늘고 있다. 15일 오전 4시쯤 충남 보령시 명천동 소하천에서 넘친 물이 인접한 600여 세대 규모 아파트단지 내 지하 주차장으로 흘러들어 주민들이 급히 주차 차량을 이동시켰다. 공주시는 이날 오전 8시 18분부터 두차례에 걸쳐 옥룡동 일대 침수 문자를 보내고, 주민 대피를 안내하고 있다. 또 오전 9시 57분쯤 공주시 금성동 비둘기아파트가 침수돼 주민들이 인근 중학교로 대피했고, 옥룡동과 우성면의 요양원 2곳도 침수돼 입소자 110여 명이 대피했다.

청양군 목면 치성천 제방이 붕괴돼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앞서 아산시도 오전 8시 46분쯤 ‘곡교천 수위 상승으로 염치읍 곡교리·석정리 지역 침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인접 주민들은 염치초등학교로 대피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충남 논산시에선 10개 읍면동 주민 271명이 임시 거주시설로 대피 중이다.

농경지 침수도 갈수록 늘고 있다. 전날부터 내린 비로 벼, 콩, 시설채소 재배 농가 등 모두 41.8ha 규모 농경지가 침수됐다. 양돈장과 양계장 등 5개 축산농가도 산사태 피해를 입어 시청 직원들이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공주시 쌍신동, 서천군 비인면, 세종시에서도 논밭 침수 신고가 잇따랐다.

세종시 금남면 주민 이모씨는 “인근 용수천이 범람해 인근 농가 5곳의 농막, 하우스 등에 물이 차고 있다”며 “아무 대책이 없어 한 해 농사를 망치게 생겼다”고 말했다.

집중호우 여파로 일부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15일 오전 9시를 기해 무궁화호와 ITX-새마을호 등 모든 일반열차 운행을 중지시켰다. 코레일은 전날 신탄진∼매포 구간 회송열차 궤도 이탈 사고가 복구되고 집중호우가 해소될 때까지 수원을 경유하는 KTX 열차 운행을 모두 중단했다. 서대전을 경유하는 KTX 25회 가운데 21회를 중지했다. 다만 서대전∼용산 KTX 4회는 정상 운행 중이다.

대전기상청에 따르면 13일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청양(정산) 530㎜, 공주 458.5㎜, 세종(고운) 428㎜, 보령 417.8㎜, 부여 405.7㎜, 계룡 398.5㎜, 논산(연무) 380.5㎜ 등이다. 대전·세종·충남 전역에 호우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정체전선 영향으로 16일까지 최대 300mm 이상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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