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러 베이글 사는데 팁 1달러 요구…올리버쌤도 '美 팁플레이션' 경악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미국에서 '팁플레이션(팁+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원성이 커지는 가운데, 구독자 215만명의 유튜버 '올리버쌤'이 어떤 경우에 팁을 내고, 또 내지 말아야 하는지 조언했다.
14일 유튜버 '올리버쌤'은 '한국인 여러분, 이런 경우에는 절대로 미국에서 팁 내지 마세요'라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올리버쌤은 "구독자들이 팁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신다"며 먼저 미국의 팁 문화에 대해 소개했다.
올리버쌤은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팁이 큰 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식사를 한 후 직원이 테이블에 계산서를 가져오고 요즘은 18%, 20%, 25% 정도의 팁을 낸다"고 했다.
이어 "그럼 팁은 어디서 내냐? 손님이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직원이 주문, 음료, 음식, 계산 모든 것을 챙겨주는 경우에 낸다. 일종의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식당 종업원들은 다른 직원들과 다르게 최저시급 이하로 받으므로 팁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제가 팁을 내지 않으면 웨이터가 월세를 못 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최근 서비스가 없는 곳에서도 팁을 달라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올리버쌤은 직접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를 이용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그는 주문을 한 후 대기하면서 "스타벅스 직원들은 확실히 식당 서버보다 훨씬 많이 받는다. 한 시간에 최저시급 15달러, 한국 돈으로 거의 2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잠시 후 다가온 직원은 음료값을 얘기했고, 올리버쌤은 카드를 내밀었다. 그러자 직원은 "뭐 하나 물어봐도 되겠냐"며 카드기를 내밀었다. 화면에는 최소 1달러부터 5달러의 팁을 내겠냐는 버튼이 있었다. 올리버쌤이 카드기 화면을 보는 동안 직원은 계속해서 그를 빤히 바라봤다.
올리버쌤은 "제가 팁은 서비스라고 했잖냐. 그런데 이미 충분히 시급을 받고 있고 아직 제가 서비스라는 것을 받기도 전에 카드기를 내민다. 이게 무슨 서비스에 대한 팁인가. 저에게 카드기를 내밀어 주신 것에 대한 노동비?"라며 황당해했다.
다음으로 올리버쌤은 미국의 한 유명 프랜차이즈 빵집을 찾았다. 그는 키오스크로 1.69달러짜리 베이글을 주문했다. 그런데 결제 전 또 팁을 내겠냐는 화면이 나왔고 최소금액은 1달러였다.
올리버쌤은 "직원이 서비스를 해주는 부분이 전혀 없는데도 여기서도 팁을 요구해? 2달러 베이글 사는데 팁이 최소 1달러라니 50% 팁 클래스 보소" 라며 경악했다.
그러면서 "물론 노팁(No tip) 버튼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내 베이글에 나쁜 짓을 하지는 않을지 불안해서 억지로 팁을 내게 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다음 차례는 세차장이었다. 올리버쌤은 결제 기계 옆에 서있는 직원에게 인사를 건넸다. 직원은 인사를 하자마자 묻지도 않았는데 "(날씨 때문에) 쪄 죽겠다"며 자신이 고생 중임을 어필했다.
사실 기계는 고객이 직접 누르고 계산할 수 있는 키오스크였다. 원래는 손님이 직접 하라고 설치해 둔 기계인 것이다. 그러나 직원은 "어떤 세척을 원하냐"며 버튼 한두 개를 대신 눌러주더니 "오늘 저에게 팁을 주고 싶으세요?"라고 물으며 올리버쌤을 빤히 쳐다봤다. 결국 올리버쌤은 마지못해 팁 1달러를 내겠다고 답했다.
올리버쌤은 "뭐에 대한 팁일까. 버튼 대신 눌러준 팁? 내가 팔이 없는 것도 아닌데"라며 "거의 사기에 가깝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택이 없다"고 말했다.
올리버쌤은 "처음에는 식당, 미용실, 마사지샵 이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에서만 내던 팁이 이제는 카페, 푸드코트, 세차장, 무인가게 키오스크, 심지어 편의점에도 번지고 있다"며 "점점 선을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팁플레이션 현상을 지적했다.
끝으로 올리버쌤은 "저는 개인적으로 카페, 세차장, 키오스크, 무인가게 같은 데에서는 팁을 안 내도 된다고 생각한다. 진짜 열심히 일해주는 스테이크하우스 종업원에게 팁을 내는 건 기본적인 매너다. 하지만 그냥 베이글 하나 사는 경우에는 안 내셔도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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