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호우' 뭐길래···작년 이어 올해도 큰 피해

김남명 기자 2023. 7. 1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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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보다 2배 이상 강한 비가 최근 매일 쏟아지고 있다.

보통 1시간 강수량이 30㎜를 넘으면 '집중호우'라고 부르는데 올해 장마가 시작된 이후엔 시간당 60㎜를 웃도는 '극한호우'가 내리고 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극한호우'는 '1시간에 50㎜'와 '3시간에 90㎜'를 동시에 충족하는 비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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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집중호우 2배' 이상 거센 비
전국 곳곳서 일 최대 강수량 경신
차고 건조 vs 따뜻하고 습한 공기
충돌하며 강한 비구름대로 발달
'단기간에 좁은 지역' 폭우 패턴
갈수록 비 강도 세질 것으로 전망
사흘째 이어진 폭우로 충북 괴산군 괴산댐이 만수위를 넘어 월류하며 일대 주민 6400여 명이 긴급 대피한 15일 괴산댐 하류지역이 침수되고 있다. 괴산=오승현 기자
[서울경제]

‘집중호우’보다 2배 이상 강한 비가 최근 매일 쏟아지고 있다. 보통 1시간 강수량이 30㎜를 넘으면 ‘집중호우’라고 부르는데 올해 장마가 시작된 이후엔 시간당 60㎜를 웃도는 ‘극한호우’가 내리고 있다. 장마철에 접어든 이후 폭우로 사망·실종 등으로 20명에 육박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극한호우’는 ‘1시간에 50㎜’와 ‘3시간에 90㎜’를 동시에 충족하는 비를 뜻한다. 단순히 강수량 총량이 많은 것이 아니라 ‘매우 짧은 시간에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극단적인’ 비를 설명하기 위해 이 개념을 도입했다.

특히 지난 11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는 1시간당 76.5㎜에 달하는 장대비가 뿌려졌다. 이는 올 여름부터 기상청 긴급재난문자 발송 대상에 들어간 ‘극한호우’ 기준을 충족했다.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는 지난해 8월 8일 중부지방 집중호우와 같이 ‘상식과 경험을 뛰어넘는 극단적 폭우’가 발생할 때 피해를 줄이자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극한호우가 쏟아지면서 이 시스템이 시작된 첫 해 최초 발송 사례가 나왔다.

앞서 지난해 중부지방 집중호우 때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는 한 시간 동안 141.5㎜의 비가 쏟아졌다. 이는 비공식 수치이긴 하지만, 서울 1시간 강수량 역대 최고치로 기록됐다.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강원 원주시 부론면 일원의 농경지가 비닐하우스 지붕만 남겨놓은 채 물에 잠겼다. 충주댐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초당 9천t의 물을 방류할 예정이어서 부론면 남한강 일원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연합뉴스

이런 패턴은 올해 장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비가 가장 많이 쏟아진 곳은 충남 청양군 정산면으로 오전 3시 48분부터 1시간에 51㎜에 달하는 비가 내렸다. 전북 군산시와 경북 문경시에는 14일 하루에만 비가 372.8㎜와 189.8㎜ 내렸는데, 이 역시 해당 지역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일강수량 역대 최고치다.

전북 전주시(14일 일강수량 251.5㎜)와 부안군(194.5㎜), 충남 서산시(208.1㎜)와 금산군(195.1㎜)에서는 ‘7월 일강수량 최고치’가 경신됐다.

많은 비가 내린 15일 충북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에 차량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과 경찰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폭우 원인은 한반도 북쪽에 자리한 저기압 뒤에서 부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부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강하게 충돌하면서 비구름대를 잘 발달시켰기 때문이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한 공기가 습한 공기 밑을 파고들면서 습한 공기가 급상승했고 이에 비구름대가 높은 고도까지 만들어졌다. 이는 곧 ‘매우 많고 매우 강한 비’로 이어졌다.

북태평양고기압과 몬순 기압골 때문에 지상으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지속해서 유입되고 대기 상층으로는 북쪽 저기압 때문에 한랭건조가 들어오는 상황은 비의 재료도, 비를 만들 조리도구도 모두 갖춰진 것과 마찬가지다.

15일 오전 충남 보령시 명천동 소하천을 넘친 물이 인근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으로 흘러들고 있다. 물은 순식간에 어른 무릎 가까운 높이까지 차올랐고, 지상 1층 베란다를 위협했다. 연합뉴스

최근 장마철은 올해처럼 이름값을 하는 때도 있지만 재작년처럼 단 17일에 그치고 지나갈 때도 있는 등 ‘들쑥날쑥’이다. 일각에서는 ‘장마’라는 표현을 포기하고 ‘우기’ 등 다른 용어를 찾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새벽 충청권에 쏟아진 폭우로 충남 공주시 공산성(사적 12호) 내 만하루가 물에 잠겨 있다. 지난 13일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 공주시에는 현재 호우경보가 발효 중이다. 공주시 제공

모든 극한 기후 현상과 마찬가지로 ‘극한호우’ 현상도 기후변화 문제로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 발송 기준(1시간 강수량 50㎜와 3시간 강수량 90㎜ 모두 달성)에 부합하는 비는 2013년 48건에서 2017년 88건, 2020년 117건, 작년 108건 등 연평균 8.5%씩 늘어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예보 브리핑에서도 최근 강수 현상에 대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강조하며 추가 피해 예방을 당부했다.

김남명 기자 nam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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