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호우에 피해 속출…대전·세종·충남 4명 사망, 1명 실종

이주형 2023. 7. 1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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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로 충남 곳곳서 주민 대피, 16일까지 최대 300㎜ 더 내려
주택 뒤덮어버린 충남 청양 산사태 (청양=연합뉴스) 15일 오전 7시께 청양군 정산면에 산사태가 나 소방대원들이 매몰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고로 주택 안에 있던 60대 여성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다. 2023.7.15 [충남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oolee@yna.co.kr

(대전·세종·충남=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사흘째 대전·세종·충남 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15일 오전까지 지역 내 최대 530㎜가 넘는 장대비가 내린 데 이어 16일까지 많은 비가 예보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집계된 지역 내 사망자는 4명으로 이들 모두 산사태로 목숨을 잃었다.

지난 14일 오후 4시 2분께 충남 논산시립납골당에서는 가족 합장 행사에 참여했던 일가친척 4명이 산사태 피해로 붕괴한 건물에 매몰되는 사고가 났다.

70대·80대 노부부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숨졌고 20대 손자와 친척인 60대 여성이 골절상 등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같은 날 오후 5시 34분께는 충남 아산시 둔포면 한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던 70대 남성이 물에 빠진 뒤 실종돼 소방 당국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15일 오전 4시 53분께 세종시 연동면 송용리 한 야산 비탈면에서 쏟아진 토사가 인근 주택 앞을 덮쳐 70대 주민 1명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결국 숨졌다.

이날 오전 7시께 충남 청양군 정산면에서도 폭우에 유실된 토사가 인근 주택을 덮치며 60대 여성이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앞서 오전 4시 33분께는 목면 한 주택에는 토사가 밀려들어 장애인 2명이 고립됐다 무사히 구조됐다.

논산 산사태로 부서진 구급차 (논산=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14일 오후 충남 논산시 양촌면 양지추모원 안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구급차가 견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산사태로 추모 원 방문객 일가족 4명이 매몰돼 2명이 숨졌다. 2023. 7. 14 coolee@yna.co.kr

주택·도로 침수, 하천 범람 우려 등 피해 신고도 이어졌다.

대전시와 충남도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대전에서 89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중 주택·농작물·공장·상가·차량 침수가 69건으로, 주택에 물이 찬 9가구 주민 22명은 지인 집으로 대피했다.

유성구 구룡동 오봉터널과 백운로, 구즉세종로 일부에는 토사가 덮쳤다. 가로수가 넘어진 곳도 17곳 있었다.

충남에서는 지난 13일부터 도로 등 공공시설물 17건이 유실되고 사유 시설물 파손·침수 등 신고도 18건이 접수됐다.

산사태·저수지 범람 우려가 큰 금산군 주민 55명 등 모두 109명이 사전 대피했다.

현재까지 호우경보 속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추가 피해 신고 역시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15일 오전 4시께 충남 보령시 명천동의 소하천을 넘친 물이 인접한 600여세대 규모 아파트단지 내 지하 주차장으로 흘러들어 주민들이 황급히 주차 차량을 이동시켜야 했다.

5시 36분께 공주시 반포면의 모텔 1층에 물이 차 투숙객 6명이 옥상으로 대피했다.

공주시는 이날 오전 8시 18분부터 두차례에 걸쳐 옥룡동 일대 침수 문자를 보내고 주민 대피를 안내하고 있다.

오전 9시 57분께는 금성동 비둘기아파트가 침수돼 주민들이 인근 중학교로 대피 중이고, 옥룡동과 우성면의 요양원 2곳도 침수돼 입소자 110여명이 대피하고 있다.

공주시는 이날 낮 12시 39분께 제민천 범람으로 인한 도로 침수 문자를 보내고 주민 대피를 돕고 있다.

또 청양군 목면 치성천 제방이 붕괴하며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앞서 아산시도 오전 8시 46분께 '곡교천 수위 상승으로 염치읍 곡교리·석정리 지역 침수가 진행되고 있다'며 '인접 주민들은 염치초등학교로 대피해 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보령 명천동 소하천 넘쳐 인접 아파트단지 지하 침수 (보령=연합뉴스) 15일 오전 충남 보령시 명천동 소하천을 넘친 물이 인근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으로 흘러들고 있다. 물은 순식간에 어른 무릎 가까운 높이까지 차올랐고, 지상 1층 베란다를 위협했다. 2023.7.15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obra@yna.co.kr

농경지 침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충남 논산시에서는 10개 읍면동 주민 271명이 임시거주시설로 대피 중이다.

전날부터 내린 비로 벼, 콩, 시설채소 재배 농가 등 모두 41.8ha 규모의 농경지가 침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양돈장과 양계장 등 5개 축산농가도 산사태 피해를 입어 시청 직원들이 현재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상월면 주민 이재성(55)씨는 "오전 3시께부터 논밭이 완전히 다 잠기고 집 안에까지 빗물이 들어와 주민들이 다 대피했다"며 "상월면 3분의 2가 물에 잠겼는데도 계속 비가 내린다"고 불안해했다.

공주시 쌍신동, 서천군 비인면, 세종시 금남면 등에서도 논밭 침수 신고가 잇따랐다.

금남면 한 주민은 "앞에 용수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농가 5곳 농막 하우스 등에 물이 차고 있다"며 "시에서는 대피하라고만 하는데 아무런 대책이 없어 한 해 농사를 다 망치게 생겼다"고 말했다.

보령서 폭우에 주택 침수돼 고립된 주민 구조돼 (보령=연합뉴스) 충남 보령시 남포면 삼현리에 14일 오후 2시 50분께 폭우로 주택이 침수되면서 주민 1명이 구조됐다. 이날 호우경보가 내려진 보령에는 0시부터 오후 7시까지 165.5㎜의 비가 내렸다. 2023.7.14 [충남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wan@yna.co.kr

집중호우 여파로 일부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15일 오전 9시를 기해 무궁화호와 ITX-새마을호 등 모든 일반열차의 운행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앞서 코레일은 전날 신탄진∼매포 구간 회송열차 궤도이탈 사고가 복구되고 집중호우가 해소될 때까지 수원을 경유하는 KTX 열차 운행은 12회 모두 중지하고, 서대전 경유 KTX 25회 가운데 21회를 중지했다. 서대전∼용산 KTX 4회는 정상 운행 중이다.

대전기상청에 따르면 13일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청양(정산) 530㎜, 공주 458.5㎜, 세종(고운) 428㎜, 보령 417.8㎜, 부여 405.7㎜, 계룡 398.5㎜, 논산(연무) 380.5㎜ 등이다.

대전·세종·충남 전 지역에 호우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16일까지 최대 300mm 이상의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coo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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