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별들의 탄생 현장을 관측하며…1주년 기념하는 제임스 웹[코스모스토리]
2021년 12월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아리안5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 JWST).
약 반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친 후 지난해 7월 12일 우리는 제임스 웹의 역사적인 첫 결과물을 확인했습니다.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pace Telescope Science Initiative, STScI) 제임스 웹 프로젝트 과학자 클라우스 폰토피단은 "우리의 목표는 제임스 웹의 첫번째 이미지와 데이터가 망원경의 강력한 성능을 선보이고 다가올 과학 미션의 프리뷰를 하는 것"이라며 "이 결과물은 천문학자들과 대중이 기다려온 '와우(WOW)'를 선사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죠.
전세계 실시간 중계로 공개된 제임스웹의 결과물은 누구나 '와우!'를 외칠만했고 천문학자들은 적외선으로 관측한 우주의 경이로운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그 감동으로부터 1년이 지났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의 요람을 관측한 제임스 웹
7월 12일(현지시간)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제임스 웹의 풀 컬러 이미지 공개 1주년을 맞이해 특별한 천체를 관측했고 그 결과물을 공개했습니다. 이 관측대상은 '로 오피우치(Rho Ophiuchi) 구름 복합체'로 태양과 같은 항성이 태어나는 '별들의 요람'으로 별 생성 지역으로는 가장 가까운 곳인데요. 지구에서 뱀주인자리(Ophiuchus) 남쪽 방향 약 390광년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관측대상과 제임스 웹 사이에 다른 별이 없을 정도로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덕분에 상세한 근접 촬영이 가능했습니다.
이 천체가 1주년 기념 이미지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임스 웹이 목표로하는 과학 관측의 방향성 다수 내포하는 천체이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이 천체는 별이 태어나면서 폭발하는 제트가 교차하며 주변 성간가스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주변의 수소 분자가 반응하면서 빨갛게 보입니다. 이미지에서 보이는 50여개의 어린 별들은 대부분 태양과 질량이 비슷하거나 작은데요. 밝게 빛나는 커튼 사이에서 밝게 빛나는 별 'S1'만이 유일하게 태양보다 무겁습니다.
이미지를 살펴보면 적외선 관측으로 가시광선으로는 볼 수 없는 빛과 먼지로 가려진 내부의 모습과 변화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별의 탄생과 성장을 보여주고 태양계처럼 항성계 원반의 구성과 물질의 형성 변화를 보여줍니다. 또한 가스와 먼지로 이뤄진 붉은색의 세로 기둥 모양 구조는 제임스 웹의 관측으로 새롭게 발견된 모습입니다.
태양도 오래전에 저 이미지의 별들 처럼 제트를 뿜어내며 성장하는 단계를 거쳤는데요. 우리는 적외선으로 이 천체를 관측함으로서 태양이 어떻게 성장했고 어떻게 항성계를 구성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게 됐습니다.
빌 넬슨 나사 관리자는 "단 1년 만에 제임스 웹은 먼지구름을 들여다보고 우주의 끝자락에서 오는 빛을 처음으로 관측하면서 우주에 대한 인류의 시각을 바꿔놓았다"며 "새로운 발견으로 전세계 과학자들이 꿈도 꾸지 못했던 질문들을 묻고 답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습니다.
과학자를 매료시킨 제임스 웹의 '정밀한 분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딥필드 이미지를 공개한 이래로 우리는 마치 라식수술을 하듯이 놀라운만큼 새로운 우주의 모습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적외선 관측도 충분히 놀랍지만 과학자들을 흥분시킨 건 다름아닌 정밀한 분광능력이었습니다. 제임스 웹의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의 능력은 다양하게 응용되었는데요.
우선 가장 머나먼 은하의 빛, 적색편이로 늘어진 빛의 아주 미세한 변화를 분석해내 고대 은하와의 거리, 우주의 모습 그리고 우주생성 초창기의 초대질량 블랙홀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트랜짓(항성의 빛이 행성의 대기를 통과하며 생기는 변화 관측)을 통해 WASP-39b 등 외계행성의 대기분석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빛은 외계행성의 대기를 지나가면서 구성 성분이 빛을 흡수하여 생기는 변화를 통해 외계행성에 대기가 구성돼 있는지 여부와 만약 대기가 있다면 목성형 행성인지, 지구형 행성인지를 알 수 있고 그 대기 속 물과 유기 탄소 분자 등 대기 구성요소를 감지해 알아낼 수 있습니다. 만약 해당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경우 대기 분석을 통해 염원하는 외계생명체를 발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제임스웹은 생명체 존재 가능성으로 점쳐진 트라피스트-1 적색왜성계를 관측하고 있습니다. 이 곳은 태양보다 작은 적색왜성의 주변에 지구형 행성 7개(b~h)가 수성궤도보다 가까이 붙어 공전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가까이 붙어 있는 것 같지만 그만큼 적색왜성이 태양보다 작고 온도가 낮은 덕분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골디락스 존이 형성되어 있고 이곳에 4개의 행성(d, e, f, g)이 공전하고 있습니다. STScI는 트라피스트-1 행성을 순차적으로 관측하고 있는데요.
우선 b와 c의 관측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두 행성에서는 대기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생명체가 존재하기엔 적색왜성과 너무 가까이 붙어있고 너무 많은 에너지를 받아 지표면이 뜨겁고 충분한 대기가 조성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다음 대상인 '트라피스트-1d' 관측에 이목이 모이고 있습니다.
머나먼 우주가 아닌 우리 태양계 관측에서도 우리는 많은 것들을 발견했습니다. 천왕성과 해왕성의 희미한 고리를 뚜렷하게 포착해냈고 목성의 오로라를 관측했습니다.
카시니 탐사선이 관측한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의 얼음지각에서 분출하는 물이 토성 궤도에 거대한 도넛모양처럼 분포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제임스 웹은 우리 태양계에서 발견된 여러 분자들과 물의 성분이 타 항성계에서 관측되는 요소와 비교해 왜 지구가 생명의 요람이 되었는지, 지구 생명체의 기원은 무엇인지에 대한 단서를 찾기위한 노력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웹 수석 프로젝트 과학자 제인 릭비는 "1년간의 관측으로 우리는 제임스웹이 얼마나 강력한지 확실히 알고 있으며, 지난 1년간 놀라운 발견과 데이터를 얻었다"고 전했습니다. 제임스 웹은 현재 첫 관측스케줄 Cycle 1을 9월 30일 완료될 예정이고 10월 새로운 관측 스케줄 (Cycle 2)를 개시할 예정입니다. 적외선의 놀라운 성능 덕분에 좋은 결과물을 얻은 덕분인지 나사는 Cycle 2의 탐사 제안에 '훨씬 더 모험적인 과제'로 제안 권유를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러한 점들이 앞으로의 탐사가 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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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최원철 기자 chwc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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