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은 없어요”…옷도 고쳐서 오래 입고, 사람도 정년없이 오래 쓰고 [정슬기의 가치 소비]

정슬기 기자(seulgi@mk.co.kr) 2023. 7. 15.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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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원웨어 캠페인
국내서 6500개 제품 수선

다른 브랜드 제품이라도 친환경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무상으로 수선해주는 업체가 있다.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에서 진행하고 있는 원웨어((Worn Wear) 캠페인 이야기다.

파타고니아는 2013년부터 망가진 옷을 수선하고, 오래 입는 것이 가장 환경 보호 방법임을 알리는 원웨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파타고니아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에서 원웨어 캠페인을 진행해 수선한 제품 수는 6500개 이상이다. 여기에는 물론 다른 브랜드 제품도 포함되어 있다.

원웨어 캠페인은 고객들에게 옷을 수선하는 방법까지 가르쳐주는 수선 서비스와 고객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파타고니아 중고 제품을 파타고니아에서 재구입해 필요한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보상 판매 프로그램, 수명이 다한 제품을 버리지 않고 수거하여 되살리는 재활용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9년부터는 전국 각지의 고객에게 찾아가는 수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특별 수선 차량 ‘원웨어 트럭’도 운영하고 있다. 이 트럭은 현장에서 각종 수선 작업이 가능하도록 특수 장비와 기능을 탑재했으며, 전국 각지의 파타고니아 매장과 아웃도어 스포츠 행사 현장을 순회하고 있다.

파타고니아의 원웨어 트럭. <파타고니아>
수선은 원웨어 리페어 마스터가 한다. 1969년부터 의류 제작 및 수선 분야에서 전문 테일러·수선사로 50여 년 간 활동한 70대 김천식 차장이 현재 원웨어 마스터로 활동하고 있다. 파타고니아 측은 “연령을 뛰어넘어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갖춘 시니어를 채용한 것”이라며 “기업 내 사규에 정년 퇴직 조항을 전면 삭제해 나이에 제한두지 않고 직무 실행 능력을 우선시하는 브랜드 소신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파타고니아는 전문 수선사를 두고 다른 모든 브랜드의 제품까지 특별한 제약 없이 수선 접수를 진행하며 무분별한 소비를 지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파타고니아의 전 CEO인 로즈 마카리오는 “망가진 옷을 고쳐 입는 것은 자연을 지키기 위한 급진적인 환경 운동”이라며 “우리가 지구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지고 있는 물건을 더 오래 사용하는 것이다. 변화는 실과 바늘만 있으면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파타고니아는 옷을 고쳐 입거나 중고품을 구입하는 것은 권장하면서 가치소비 문화가 주된 흐름이 되면 물건을 만들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각종 산업 폐기물, 생산에 쓰이는 물의 양 등 환경을 위협하는 많은 것들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지금까지 약 1억4000만달러(약 1820억원) 이상의 금액을 환경 단체에 후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친환경 차원에서 폐그물을 재활용한 제품에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전세계 해양 쓰레기의 90%는 플라스틱 쓰레기이고, 그 중 10%는 어부들이 쓰다 버린 플라스틱 그물이 차지한다. 파타고니아는 이 폐그물로 인한 해양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소셜 벤처 기업 ‘부레오’와 손잡고 100% 리사이클 소재인 ‘넷플러스’를 만들었다.

파타고니아는 현재까지 ‘부레오’ 지원을 통해 1600톤 이상의 폐그물을 수집했고, 폐그물에서 나온 935톤 이상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품으로 만들었다. 2020년에는 ‘부레오 햇 컬렉션’을 출시했는데, 기존의 모자 챙 부위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를 넷플러스로 대체 적용했다. 2021년 하반기부터는 넷플러스가 적용된 스포츠웨어 및 알파인 제품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 봄 시즌에는 37톤의 폐그물을 의류로 만들기도 했다.

파타고니아는 내후년까지 전체 원단의 50% 이상을 부레오와 같은 폐기물 재생 소재로 전환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파타고니아의 원웨어 캠페인. <파타고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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