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규탄 응집…‘규칙기반 질서’ 원칙·아세안과 '밀착'[아세안 결산]
[헤럴드경제(자카르타)=최은지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두 번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무대에 나선 박진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비롯해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탄을 응집했다.
미중 갈등 속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아세안에서 글로벌 중추국가로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고 규칙에 기반한 질서 강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내년 대화관계 수립 35주년을 맞는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가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박 장관은 13~14일 이틀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연쇄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했다. 13일에는 한-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14일에는 동아시아(EAS) 외교장관 회의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했다.
박 장관은 14일 자카르타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북한의 도발은 아세안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해 자카르타에 모인 가운데 단행됐다”며 “북한이 참석한 ARF를 포함해 다양한 다자와 양자 협의를 계기로 국제사회 연대와 강력한 메시지 발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2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자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 문제가 주요하게 다뤄졌다.
북한과 전통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아세안은 미사일 발사 하루 만인 13일 외교장관 성명을 발표했다. 14일 개최되는 회의들이 평화 문제를 다루는 데다 ARF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역내 다자안보협의체인데 이를 앞두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인 ICBM을 발사한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한-아세안 외교장관 회의가 개최되기 직전 성명을 발표하며 규탄에 힘을 실었다. 이들은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및 여타 아세안 주도 회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루어진 이번 행동에 경악(dismayed)했다”며 안보리 결의 이행과 국제법 준수를 촉구했다.
ARF에 참석한 다수의 외교장관들 역시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박 장관은 “대다수 국가들이 우리와 같은 인식을 하고 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아세안이 별도 성명을 발표한 것은 그만큼 한반도 상황과 북한의 도발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남중국해, 미얀마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박 장관은 중러 외교장관이 참석한 자리에서 민감한 현안에 대해 원칙을 선명하게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박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이자 국가주권, 영토보전, 정치적 독립 존중이라는 국제질서의 근본 원칙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필리핀의 영토 분쟁이 일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이 역내 및 세계 경기회복의 핵심”이라며 “규칙 기반 질서와 유엔해양법협약 등 국제법에 기반한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 확립을 위해 협력해 나가겠다”는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회의에서 언급했던 대만해협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지난 4월 발표된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과 우리의 인태전략에 대한 아세안측의 환영과 지지를 확보했다. 박 장관은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이버 안보와 메탄 감축, 디지털 혁신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소개했다.
오는 9월 개최되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과 아세안의 인태전략인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AOIP) 간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 채택을 추진한다.
아울러 2024년 대화관계 수립 35주년을 맞아 한-아세안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로 격상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KASI’는 인도네시아어로 사랑, 말레이시아어로 베품, 필리핀어로 공동체, 라오스어로 아름다운 마을의 이름을 뜻한다”며 “내년이 한-아세안 관계에 한 획을 긋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한중일 3국간 협력이 아세안+3 협력을 촉진하는 근간임을 강조하면서 우리나라가 3국 조정국으로서 정상회의를 비롯해 3국 정부간 협의체 재개를 위해 일본, 중국과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세안 국가들은 “아세안+3의 성공이 우리의 성공”, “아세안+3은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가 링크된 협의체”라고 말하며 한중일 3국 협력이 아세안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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