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 '음주운전 적발·은폐' 이상민 발탁 논란.. 선발 기준도 갸우뚱

고성환 2023. 7. 1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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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준형 기자] 성남FC 이상민 2023.07.09 / soul1014@osen.co.kr
[OSEN=조은정 기자]

[OSEN=고성환 기자] 과거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은폐했던 이상민(24, 성남)이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에 포함돼 논란을 빚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1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오는 9월 열리는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24세 이하(U-24) 축구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 22인을 발표했다. 대회 3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황선홍 감독은 와일드카드 3장을 모두 사용하며 22인 명단을 꽉 채웠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헨트) 등 해외파들은 물론이고 엄원상(울산), 조영욱(김천), 고영준(포항), 송민규(전북)처럼 국내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와일드카드로는 백승호, 박진섭(이상 전북), 설영우(울산)가 선택받았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고민 끝에 22명을 추린 황선홍 감독은 "지금도 머리가 복잡할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었다. 이런 결정을 하기가 어려웠지만, 결국 정해야만 했다"라며 "마지막까지 한두 자리의 경합이 심했다"라고 밝혔다.

선수 발탁 기준도 공개했다. 황선홍 감독은 "세 가지 정도 기준을 따졌다. 첫 번째는 K리그나 팀 내에서 경쟁력이다. 두 번째는 멀티 포지션 능력이다. 세 번째는 원팀으로서 협업 능력을 자세하게 관찰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연령대에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만큼, 명단 발표 뒤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여러 목소리가 나왔다. 꾸준히 황선홍호에 승선했던 이태석(서울)과 고재현(대구)의 탈락에 안타까워하는 팬들이 많았다. 아쉽게 탈락한 김봉수(제주)나 천성훈(인천), 임덕근(대전)도 마찬가지였다. 황선홍 감독의 고민이 얼마나 깊었을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 황선홍 감독 / 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들과는 달리 뽑혀서 논란이 된 선수도 있다. 바로 1999년생 이상민이다.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는 그는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우즈베키스탄 아시안컵에서도 주전 수비수로 출전했다.

하지만 이상민의 과거 음주운전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과연 그가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것이 옳냐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그는 충남 아산에서 뛰던 지난 2020년 음주 상태에서 차를 몰다가 경찰에 적발된 바 있다.

심지어 이상민은 이 사실을 구단에 바로 알리지 않은 채 3경기나 뛴 후에야 구단에 보고했다.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은폐하려 했던 것이나 다름없다.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그에게 15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400만 원 징계를 내렸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충남아산 서포터스는 다음 해 구단이 이상민을 완전 영입하자 응원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큰 물의를 일으켰던 이상민이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무대를 밟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만약 대표팀이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병역 혜택까지 받는다면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사진] 황선홍 감독과 이상민 / 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 김봉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상민의 발탁이 황선홍 감독이 내건 '선발 기준'에 부합하는가에도 다소 의문이 남는다는 지적이 따른다. 물론 그는 수비와 중원을 오갈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지만, 이는 선택받지 못한 김봉수나 임덕근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두 선수는 K리그2에서 활약 중인 이상민과 달리 K리그1 무대를 누비고 있다. 특히 김봉수는 올 시즌 제주의 핵심 선수로 뛰고 있는 만큼 'K리그나 팀 내 경쟁력'에서도 전혀 밀릴 것이 없다.

포지션 활용법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황선홍 감독은 그동안 이상민에게는 센터백, 김봉수는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기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중국과 친선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두 선수의 주 포지션을 각각 다르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최종 명단을 보면 센터백 라인에는 박진섭과 이한범(서울), 이재익(이랜드),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이 있으나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는 찾아볼 수 없다. 정호연(광주)이나 백승호도 수비가 강점인 선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올 시즌 K리그에서도 눈에 띄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성장 중인 김봉수의 탈락이 더 아쉬운 이유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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