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찾아줬는데 사례금 3원 입금”...법적으로 받을 수 있을까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현금 27만원이 든 지갑을 찾아주고 사례금 10만원을 요구했지만 지갑 주인으로부터 ‘3원’을 입금받았다는 사연이 공개되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어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지갑을 주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글 작성자인 A씨는 최근 가방을 주워 경찰서에 가져다줬지만, 분실물 주인으로부터 기대하던 사례금 10만원 대신 3원을 입금받았다는 사연을 전했다.

A씨는 지난 10일 충남 홍성에 위치한 공중 화장실에서 가방을 발견했다. 가방 속에는 현금 27만원이 든 지갑과 안경, 휴대폰 등 소지품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인적이 드문 곳이고 현금만 챙기고 나머진 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다. 신분증을 봤는데 서울 사람이더라”며 “아버지 생각도 나고, 저도 지갑을 2번 잃어버린 적이 있다. 맘 굳게 먹고 경찰서로 향했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서에서 분실물을 전달하고 연락처를 남기고 돌아왔다고 한다.

A씨는 “농담으로 사례금 있느냐고 했더니 경찰이 법적으로는 없다고 하면서 연락처를 달라고 하더라”며 “검색해 보니 유실물법이 있더라. 어이가 없어서 경찰서 전화해서 모르면 검색 좀 해보라고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경찰 상종하기 싫어한다”고 전했다.

이후 약 1시간 뒤 분실물 주인과 전화 통화를 한 A씨는 사례금으로 10만원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실물 주인은 “현금 27만원 밖에 없었는데 10만원을 달라고 하느냐”며 시큰둥했다는 게 A씨의 말이다. A씨는 “고마운 사람에게 대하는 태도는 아니었다”고 했다.

A씨는 분실물 주인에게 계좌번호를 전달했고, 다음날이 되어 계좌에 3원을 입금하고 ‘고맙습니다’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A씨는 “뭘 바라는 제가 나쁜 놈이냐”고 물었다.

누리꾼들은 “좋은 일 했으면 좋은 기억으로 남겨라”, “오히려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냥 찾아주는 게 아니냐”는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유실물법 제4조에 따르면 물건을 반환받는 사람은 물건가액의 100분의 5 이상, 100분의 20 이하에서 보상금을 습득자에게 줘야 할 의무가 있다. 지갑 안에 27만원이 들어 있었다고 하면 최소 1만 3500원, 최대 5만 4000원을 받을 수 있다. 보상금 청구 기간은 1달로 이 기간이 지나면 보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

A씨의 경우처럼 물건 주인이 보상금 지급을 거부하면 민사 소송으로 보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보상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물건을 돌려주지 않으면 오히려 습득자가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습득자가 분실물을 7일 이내에 경찰서에 갖다 주지 않으면 보상금을 받을 권리를 잃게 된다.

김혜선 (hyese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