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민정책은 인류애 아닌 국익 위한 것…인재 파격 대우"
"이민정책에서 인구감소 답 찾아야"…방명록에 "기업 혁신 응원"
(제주=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5일 "비자 정책은 평등이나 공정의 영역이 아니라 국익의 영역"이라며 "국익의 관점에서 출입국 이민 정책을 일관된 방향으로 추진할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연사로 나서 "이미 출산 장려만으로 인구 절벽을 극복하기에는 늦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토대를 만든 대표적인 정부 정책 중 하나로 1950년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을 꼽았다. 경제 발전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로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구인회 LG 창업회장, 최종현 SK 선대 회장 등의 기업가 정신과 기업 성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기업인들을 시장 외부의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시장 내부의 룰이 반드시 지켜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정부 정책의 핵심"이라며 "농지개혁처럼 우리도 지금 사회 개혁을 해서 국민이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고 기업인이 자유롭게 혁신을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대비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로는 인구 문제를 언급했다.
한 장관은 "인구 감소는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이며 출산율 회복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출입국 이민정책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작년 장관 취임 일성으로 이민청 설립 검토를 제시한 바 있다.
한 장관은 2016년 미국에서 탄생한 유니콘 기업 87곳 중 44곳이 이민자가 창업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외국의 우수한 인력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있는 방안을 짜내고 그 정책이 국가 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한국은 SK하이닉스의 나라, 삼성전자의 나라인데 IT 인력이 안 들어오는 이유는 예측 가능성 때문"이라며 "우수한 IT 인력도 비숙련노동자와 트랙이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이미 경쟁국 사이에서 인재를 쟁탈하는 전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유능하고 검증된 분들에 대해서는 파격적으로 대우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기업이 보기에 우리나라에 정주할 만하고 우리나라에 기여하는 외국인 근로자라고 추천하면 E-7-4(숙련기능인력)로 파격적인 전환을 하는데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비숙련 근로자 중에서 자발적으로 기여하고 검증된 사람에게 가족 초청이 가능한 E-7-4 전환 길을 열어서 오히려 불법체류로의 이탈을 막고 동기를 부여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비자 유효기간이 최장 4년 10개월인 E-9 비자(비전문취업)와 달리 E-7-4 비자로 전환되면 체류 기간 등에 대한 제한이 없어진다.
한 장관은 "E-7-4 비자 발급 외국인이 문재인 정부 말기 때 1천명이었는데 3만5천명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어를 잘하는 분에 대해서는 큰 가점과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며 "한국어를 잘하는 분이 들어오는 것이 용접을 잘하는 분 들어오는 것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민 정책은 인류애를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국익과 국민의 이익을 위한 이민 정책이어야 한다"며 "법무부는 지자체, 기업과 협력해서 외국인 입국부터 정착까지 전 과정을 고려한 통합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이날 방명록에 "대한민국 기업의 혁신을 응원합니다"라고 적었다.
법무부 장관이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강연장 앞은 한 장관과 기념 촬영을 하거나 사인을 받으려는 기업인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난 한 장관은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어제 충분히 다 말했다. 저는 지금 이런 일을 열심히 잘하고 싶다"고 답했다.
앞서 그는 전날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을 방문해 "법무부 장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제가 뭘 하고 싶고, 뭘 해야 한다는 것이 뭐가 중요하겠느냐"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제가 할 일을 더 열심히 선의를 가지고 할 수 있도록 그냥 하루하루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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