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0년 살며 이런 물난리 처음"…병천천 범람 청주 저지대 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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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살면서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에요. 정말 순식간에 물이 들어차 휴대전화도 챙겨 나오지 못했어요."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쌍청리 마을 주민 정모(79)씨가 물바다로 변한 마을 곳곳을 보며 망연자실했다.
발전기가 있는 회관 지하실에 물이 차는 바람에 전기 공급이 끊겨 주민들은 식사도 하지 못한 채 발을 동동 굴렀다.
물에 잠긴 도로에는 침수된 차량이 방치된 채 세워져 있었고 일부 주민들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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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50년 살면서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에요. 정말 순식간에 물이 들어차 휴대전화도 챙겨 나오지 못했어요."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쌍청리 마을 주민 정모(79)씨가 물바다로 변한 마을 곳곳을 보며 망연자실했다.
저지대인 이 마을 일대는 밤사이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미호강의 지류 하천인 병천천이 범람했다.
정씨는 "비 때문에 걱정돼 새벽 6시에 일어나 집 앞 마당을 보니 빗물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며 "일단 대피부터 해야겠다는 마음에 옷만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는데 물이 허리춤까지 올라왔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씨 외에도 주민 40여명은 마을 이장의 대피 안내 방송을 듣고 아침부터 급하게 마을회관 등으로 몸을 피했다.
발전기가 있는 회관 지하실에 물이 차는 바람에 전기 공급이 끊겨 주민들은 식사도 하지 못한 채 발을 동동 굴렀다.
물에 잠긴 도로에는 침수된 차량이 방치된 채 세워져 있었고 일부 주민들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하천변에 있는 비닐하우스 수십여동도 물에 잠겨 주민들의 시름을 더했다.
이 지역 비닐하우스 7동 규모로 애호박 농사를 짓는 김 모(65) 씨는 "수확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는데 하루 만에 일상이 망가졌다"며 "비가 그쳐도 땅이 물을 가득 머금고 있어서 농사를 바로 지을 수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쌍청리 뿐 아니라 강내면, 호계리, 모충동 등 청주 저지대 지역을 중심으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호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호계리 마을 입구로 진입하는 길목은 침수돼 차량 통행이 불가한 상황이며 모충동 인근 운호고등학교에는 빗물이 들어차 학교 관계자들이 복구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3시를 기해 청주 무심천 흥덕교 지점의 홍수특보를 '주의보'에서 '경보'로 격상한 데 이어 오전 4시 10분 미호강 미호천교 지점에 홍수경보를 발령했다.
현재 무심천 수위는 4.26m, 미호강 수위는 10.04m다.
이날 오전 9시까지 사흘간 충북에는 청주 392.7㎜를 비롯해 제천 355.6㎜, 괴산 349.5㎜, 음성 342.5㎜, 증평 339.5㎜ 등 평균 305.3㎜의 폭우가 쏟아졌다.
k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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