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서 산사태로 사망 17명·실종 9명…도로 매몰·침수로 현장 진입 어려워
경북 북부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산사태 등으로 인해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락이 닿지 않는 등 실종으로 추정되는 사람도 9명이다.
행정·소방당국은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역을 중심으로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도로가 매몰되거나 침수되는 등 현장 진입이 어려운 지역도 많은 상황이다.
경북도는 15일 오후 6시 기준 예천 7명·영주 4명·봉화 4명·문경 2명 등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종은 9명으로 모두 예천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오전 6시5분쯤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146대와 인원 409명을 동원해 인명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피해가 집중된 예천에는 중앙119구조본부 전 대원과 육군 50사단·공군 16 전투비행단 소속 장병들이 동원됐다.
이날 오전 7시27분쯤 경북 영주 풍기읍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3명이 매몰돼 2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8시43분쯤 하반신이 매몰돼 있는 1명을 구조한 데 이어 오전 9시35분쯤 심정지 상태인 2명을 발견했다. 소방당국은 이들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앞서 영주 장수면에서도 이날 오전 6시10분쯤 폭우로 인해 빗물에 휩쓸린 토사가 주택을 덮쳐 2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오전 11시 기준 1명은 구조했지만,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1명에 대해서는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에서는 이날 오전 9시쯤 산 비탈면이 무너져 주택이 토사에 묻혔다. 이 사고로 60대 여성과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 1명 등 모두 2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오전 7시14분쯤에는 문경시 동로면에서 하천이 범람하면서 8명이 구조됐으나 1명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예천군 은풍면에서는 오전 9시37분쯤 산비탈 일부가 무너지면서 3명이 매몰돼 1명이 사망했다. 현재 1명은 구조됐고, 또 다른 1명에 대해서는 구조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봉화군 법전면에서는 오전 5시43분쯤 산사태로 2명이 매몰됐으나 1명은 자력으로 대피했고 나머지 1명은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예천 상리면 백석리에는 오전 5시16분쯤 산에서 쏟아져 내린 토사가 인근 주택 5채를 덮쳤다.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3일부터 15일 오후 4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문경 동로 473.0㎜, 영주 부석 350.5㎜, 문경 328.8㎜, 봉화 315.5㎜, 예천 250.5㎜ 등이다. 현재 경북에서는 652가구 1003명이 집에서 나와 마을회관 등에 머물고 있다.
밤사이 문경·영주·예천에서 9526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포항과 울진에서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전면 통제됐고, 문경·봉화 등 경북지역 도로 39곳이 통제되고 있다.
재산 피해는 사유시설 29건·전통사찰 9건·공공시설 68건 등이다. 농작물 피해는 1562.8㏊로 잠정 집계됐다.
이 밖에 주택 침수·낙석·도로장애 등이 발생해 피해 규모는 시간이 지나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경북도는 지난 14일 밤 11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3단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 22개 시·군 영상회의를 개최해 비상태세를 점검하고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경북경찰청은 문경·예천·영주경찰서 직원 모두 동원하는 갑호비상을 발령했다. 안동·상주·봉화·영양에는 직원 30%를 동원하는 병호비상을 발령해 호우 피해 예방 및 인명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주원 경북경찰청장은 “호우상황이 끝날 때까지 빠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국민 피해예방 및 구조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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