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업계, ESG '공시 가이드' 자처… 행사 열고, 사람 뽑는 이유는?
국제회계기준(IFRS) 재단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지난달 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기준인 IFRS S1(일반), S2(기후)를 확정하자 국내 회계업계가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기업 ESG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공시기준 설명회를 연이어 열어 신규 고객사 확보에 나섰다. ESG 조직과 인력 확충과 자문 역량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급성장을 앞둔 ESG 자문 시장 선점 경쟁에 돌입했다.
삼정KPMG는 지난 6일 기업 ESG 담당자 대상 'ESG 정보공시 세미나'를 열었다. ISSB 위원인 백태영 성균관대 경영대학 교수와 KPMG 독일의 록사나 메슈케 ESG 담당 파트너 등이 강연자로 나섰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은 오는 26일 'ISSB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의 주요 내용과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웨비나를 개최한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무료 행사다. 딜로이트그룹은 이달 중 IFRS S1·S2 주요 내용과 해석을 담은 해설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EY한영도 8월 중 ESG 공시 및 인증과 관련한 기업 대응 방안을 공유하기 위한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일PwC는 올해 5월 'ESG 2.0- 탄소 관리와 공시 고도화'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현장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행사에 기업 관계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ISSB는 IFRS S1·S2 공시기준을 확정하면서 시행 시점을 2025년으로 정했다. 다만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공시를 위한 일반 요구사항인 S1의 경우 1년 유예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단계적으로 ESG 공시 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다.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가 ISSB 기준을 기반으로 국내 기업에 적합한 ESG 공시 표준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일PwC는 150명이 활동하는 ESG 플랫폼에서 통합 ESG 솔루션을 제공한다. 전담 파트너 5명이 포함된 ISSB 공시 전담 조직을 75명 규모로 꾸렸다. 내년 6월까지 인력을 9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삼일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그룹, SK그룹, 포스코그룹,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등으로 ESG 고객사로 확보했다.
2008년 업계 최초로 ESG 전담 조직을 꾸린 삼정KPMG는 ESG비즈니스센터를 150여명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총체적인 경영·전략 관리가 가능한 IT(정보기술) 플랫폼 'ESG 링크'를 중심으로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 공시별 대응 전략 수립과 ESG 데이터 표준화 등 내부 프로세스 구축, 저탄소 고도화 전략 수립 등을 함께 제공하는 체계를 갖췄다.
EY한영은 감사 부문의 CCaSS(기후변화&지속가능성 서비스, Climate Change & Sustainability Service)가 중심이 된 ESG 임팩트 허브를 전사적 조직으로 운영한다. 특정 이슈에 따라 감사, 세무, 컨설팅, 전략 등 전문가가 유연하게 참여하는 구조로 150명 규모다. ESG 임팩트 허브 아래 인증 TF(태스크포스), 공시 TF 등 대응 조직을 상설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은 128명(전담 92명)이 소속된 ESG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ESG센터 아래 ISSB 공시기준 등 기업의 효과적인 ESG 공시 대응 지원을 위한 ESG 공시·인증 TF를 뒀다. 기업 감사위원회를 대상으로 신청 기업에 한해 공시·인증 의무화와 관련한 무료 강의도 제공한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위주에서 점차 중견들의 관심과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기업 규모를 떠나 공급망 책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시장 질서가 움직이고 있어 관련 시장이 성장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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