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한방에”...증시 데뷔할 베트남 최고기업, 천당될까 지옥될까 [신짜오 베트남]

홍장원 기자(noenemy99@mk.co.kr) 2023. 7. 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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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패스트가 생산중인 SUV VF9 <빈패스트 홈페이지>
[신짜오 베트남 - 254]베트남의 전기차 업체 빈패스트가 뉴욕 증시에 데뷔합니다. 최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빈패스트는 올해 3분기에 나스닥에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나스닥 상장을 위해 스팩 회사인 블랙 스페이드와 합병하기로 결의한 바 있습니다. 이 절차는 이달 20일까지 완료될 예정입니다. 빈패스트의 시가총액은 230억 달러(약 30조원)에 달할 예정입니다.

빈패스트 입장에서 남은 과제는 앞으로 이 시총을 지켜낼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공교롭게 빈패스트의 예상 시총은 최근 리비안이 기록중인 시총과 거의 일치합니다. 얼마전까지 주당 14달러 밑으로 거래되던 리비안 주가는 최근 들어 급등하며 주당 25달러 선까지 오른 상황입니다. 리비안 주가를 주당 25달러로 계산하면 리비안 시총은 232억달러로 빈패스트 예상 시총과 거의 일치하게 됩니다.

리비안은 상장 당시 엄청난 주목을 끌었습니다. 상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30% 가까이 뛰면서 미국 GM과 포드의 시총을 단숨에 추월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꿈을 먹고사는 전기차 산업 특성상 리비안이 보여준 비전이 투자자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자 리비안 주가는 끝을 모르는 하락 사이클에 접어들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최근 들어 1분기 깜짝 판매량을 기록하며 주가가 반등하는데 성공했고, 전기차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안도감이 시장에 퍼지며 주가가 상승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비안도 전혀 안심할 단계가 아닙니다. 전기차 시장 생태계를 구축하며 ‘규모의 경제’를 꾀하는 테슬라의 저력이 여전히 막강하고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의 내수 경쟁력이 여전히 탄탄하기 때문입니다. 리비안 입장에서는 단기에는 북미시장에서 판매량 숫자를 끌어올리다가 어느 시점에는 중국 등 전기차 수요가 많은 곳으로 진출해야 성장스토리를 이어갈 수 있는데 쉽지 않은 시나리오가 될 공산이 큽니다.

이미 테슬라가 주도했던 가격 인하 정책에 떠밀려 일부 중국 영세 전기차 업체 몇곳은 사업장 문을 닫은 상황입니다.

최근들어 중국 전기차 업체 15곳과 테슬라가 뭉쳐 ‘중국에서 출혈경쟁을 하지 말자’고 합의문을 작성하기에 이르렀지만, 언제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 구도가 다시 펼쳐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전기차 업체는 어느덧 ‘포화시장’을 걱정해야 할 정도까지 시장 눈높이가 올라왔고 더 이상 장밋빛 청사진 만으로는 투자자 관심을 끌기 힘든 성숙한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볼때 빈패스트가 단기간 미국과 중국 등 메이저 시장에서 시장 빈틈을 노려 자리잡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베트남 내수 시장이라도 완벽하게 석권해야 하는데 이 역시 낙관적이지만은 않습니다.

국가 단위의 광범위한 면적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까는 것은 생각보다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테슬라는 아예 자체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고 후발주자에게 ‘테슬라 시스템에 편입되라’는 식의 권유를 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를 팔아 한번 돈을 벌고, 소프트웨어를 팔아 또 한번 돈을 벌겠다는 전략입니다.

그런데 베트남은 아직 테슬라의 관심이 미치지 않은 곳이며 빈패스트가 막대한 돈을 들여 전기차 인프라를 깔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베트남은 주된 교통수단이 오토바이에서 자동차로 넘어가는 변곡점이라는 점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오토바이를 사던 사람의 거의 다수가 자동차를 살만큼 소득이 올라오려면 아직 좀더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최악의 경우 빈패스트는 미국에서는 테슬라와 리비안 등에 치이고 자국에서는 인프라 미비로 차가 안팔리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원가경쟁력이 베트남 못지 않은 중국진출은 아예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빈패스트가 이같이 어려운 과제를 다 해결하고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베트남 국가 제조업 경쟁력은 기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업그레이드 될게 분명합니다. 세계에서 먹히는, 나스닥에 상장해 자리를 잡은 어엿한 글로벌 업체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빈패스트의 앞날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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