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가에게 듣는다] ②J&J “다 잘하려 애쓰지 말라...잘하는 것 집중해야 성공”

김양혁 기자 2023. 7. 1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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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바이오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조선비즈는 이른바 '큰 손'으로 불리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벤처캐피탈(VC) 전문가들로부터 투자 유치를 위한 제언을 정리해 3편에 걸쳐 연재한다.

그는 "아태지역 IPO 시장이 개선되기를 바란다. 내수시장이 큰 중국 시장은 예외이지만, 한국과 일본은 그렇지 않다"면서도 "내년에도 국내 바이오기업과 투자를 논의할 기회가 되면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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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 우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 수석 인터뷰
“한국 바이오 기술력 기대 이상 높아”
“세계최초 신약 개발 중인 기업과 면담”
“아·태지역 IPO 시장 폐쇄적…투자자에 걸림돌”

글로벌 제약·바이오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바이오와 의료 업종에 대한 국내 신규 투자 비중도 16.3%로, 2020년 27.8%와 비교해 감소했다. 든든한 투자처 없이는 경쟁력 있는 기술도 빛을 볼 수 없다. 조선비즈는 이른바 ‘큰 손’으로 불리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벤처캐피탈(VC) 전문가들로부터 투자 유치를 위한 제언을 정리해 3편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웨이 우(Wei Wu) 존슨앤드존슨(J&J) 이노베이션 수석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제약·바이오 생태계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과 같은 아시아·태평양지역 회사의 경쟁력은 모두 비슷하다. 바이오 스타트업 창업가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완벽한 제약사가 되려고 한다. 미국과 유럽이 차별성을 위해 자신의 강점을 강조하는 것과는 다르다. 여러 가지를 잘하려는 과정에서 강점이 희석되는 경우가 많다.”

웨이 우(Wei Wu) 존슨앤드존슨(J&J) 이노베이션 수석은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바이오 분야는 모두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먼저 잘 하는 분야에서 완벽해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J&J 이노베이션은 지난 2013년 미국 J&J가 설립한 벤처캐피탈(VC)이다. 세계 최대 제약사 중 하나를 등에 업은 만큼 단일 기업 기준 최대 투자액은 5억달러(약 6320억원)에 이른다. 투자 총액은 35억달러(약 4조4260억원)로, 투자 기업만 170개 이상이다. 주로 생물약제나 의료기기 투자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금전적 지원과 함께 연구개발(R&D), 사업개발(BD)까지 상업화에 이르는 전 주기를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미국 보스턴과 캘리포니아,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에 세운 오픈이노베이션 연구센터에서는 100개 이상 스타트업이 연구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를 본떠 충북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를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웨이 우(Wei Wu) 존슨앤드존슨(J&J) 이노베이션 수석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우 수석은 “현재 기업공개(IPO)를 단행한 기업 가치까지 더하면 운용자산(AUM)은 수십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약 효과가 좋은 신약만 내놓을 수 있다면 오랜 기간 인내심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J&J 이노베이션은 아직 한국과 인연은 없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12일 서울에서 개최한 ‘글로벌 바이오기업 쇼케이스 2023′이 시발점이라고 보면 된다. 쇼케이스에는 국내 바이오기업 130곳이 참가했다. 우 수석은 “한국 바이오기업의 기술력이 예상보다 높아 놀랐다”며 “퍼스트인 클래스(세계 최초 신약) 개발 가능성을 보유한 기업들도 여럿 있었고, 일부 기업과는 실제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과학’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과학의 ‘품질’로, 시류에 현혹되지 않고 과학에 집중하고 있다”며 “기업가의 배경 같은 요소는 중요하지 않다. 과학만 뒷받침한다면 다른 것들은 모두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기업이 우후죽순 생겨났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도 J&J 이노베이션이 신중했던 배경이다. 팬데믹 이전인 3년 전만 해도 연간 4억 달러(약 5000억원)를 투자했지만, 최근 2년 동안은 2억달러 규모를 유지했다.

글로벌 헬스케어 업체 존슨앤드존슨(J&J). /AP 연합뉴스

우 수석은 VC에게 자금회수는 매우 중요한데 한국을 포함한 대다수 아태지역 국가들의 폐쇄적인 기업공개(IPO) 시장 환경이 걸림돌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인근 홍콩 증권거래소가 있는데 모든 서류가 영어로 돼 있고 실제 현지에서 IPO가 많이 이뤄진다”면서도 “아태지역 내 거래소는 현지 언어로만 돼 있어 투자자 접근성이 떨어지며, 투자 절차도 복잡하고, 인수·합병(M&A)도 활발하지 못하다. 이런 요인들은 해외 투자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역 법규와 언어, 문화 장벽을 극복하기 힘들기 때문에 내부에서 성장의 한계가 뚜렷하다. 그는 “아태지역 IPO 시장이 개선되기를 바란다. 내수시장이 큰 중국 시장은 예외이지만, 한국과 일본은 그렇지 않다”면서도 “내년에도 국내 바이오기업과 투자를 논의할 기회가 되면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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