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염정아, 男 가득 성수기 여배우 콤비 존재감 [N초점]

정유진 기자 2023. 7. 15. 09: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혜수(왼쪽), 염정아 / '밀수' 스틸 컷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개성과 존재감을 갖춘 여배우들이 여름 성수기 흥행 승기를 잡게 될까. 배우 김혜수와 염정아가 도전장을 내민다.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를 통해서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열리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범죄물이다. '해양범죄활극'을 표방하는 이 영화는 톱스타들의 멀티 캐스팅이 돋보인다. 라인업 맨 앞자리에 이름을 내건 이들은 김혜수와 염정아, 두 여배우다. 김혜수는 이번 작품에서 수년 만에 군천에 돌아와 밀수판에 승부수를 던질 제안을 하는 조춘자를 역을, 염정아는 평생 물질만 하다 밀수판에 가담한 해녀들의 리더 엄진숙 역을 맡았다.

김혜수와 염정아는 2000년대 이후의 한국 영화계를 대표할만한 두 명의 여배우다. 이들은 아름다운 외모 만이 아니라 탁월한 연기력으로 돋보이는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특히 비슷한 또래 여배우들이 주로 드라마를 통해 인기와 경력을 유지·확장시켜온 것과 달리 이들은 꾸준히 스크린에서도 자리를 지켜왔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그 때문에 김혜수, 염정아가 한 영화에서 만난 것만으로도 '밀수'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김혜수는 최근작인 '내가 죽던 날'(2020)과 '국가부도의 날'(2018) 등을 통해 올곧고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보여줬다. IMF 사태를 다룬 '국가부도의 날'에서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으로, '내가 죽던 날'에서는 사라진 소녀를 추적하는 형사 현수로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생존하고 공감하고 연대하는 여성 캐릭터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중학교 때 데뷔한 김혜수는 3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팜므파탈부터 순수하고 유쾌한 여주인공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캐릭터를 맡아왔다. 그 중에서도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은 영화 '도둑들'의 펩시와 '관상'의 기생 연홍이다. '밀수'에서 보여줄 야심어린 캐릭터 조춘자는 최근작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펩시나, 연홍의 치명적인 매력을 이어갈만한 캐릭터로 기대된다.

최근 염정아의 대표작은 드라마 'SKY 캐슬'이겠지만, 그는 영화에서도 의미있는 족적을 많이 남겼다. 영화 '장화, 홍련'(2003) '범죄의 재구성'(2004) '오래된 정원'(2007) '카트'(2014)부터 최근에는 '완벽한 타인'(2018) '미성년'(2019) '외계+인' 1부(2022) '인생은 아름다워'(2022)까지 유명 작품들이 포진했다. 염정아의 특별한 점은 화려한 외모와는 배치되는, 억척스러우면서도 비상한 면모를 숨기고 있는 여성을 자주 연기했다는 점인데 '밀수'에서 연기할 해녀 엄진숙의 캐릭터가 그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변주하고 반영했을지 기대감을 준다.

두 여배우의 활약이 기대감을 주는 이유는 이들을 동시에 캐스팅한 연출자가 류승완 감독이라는 점 때문이다. 류승완 감독은 다분히 남자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가 좋았던 연출자다. 장편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를 통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그는 '주먹이 운다'(2005) '짝패'(2006)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3) '베테랑'(2015) '군함도'(2017) 등 대표작에서 한 번 보면 잊기 어려운 여러 명의 남자 주인공 캐릭터들을 탄생시켰다. 그런 류 감독이 여자 주인공들을 앞세운 영화를 선보이는 것은 2002년 개봉한 전도연, 이혜영 주연 '피도 눈물도 없이' 이후 약20년 만이다.

류승완 감독은 김혜수에 대해서는 "김혜수의 모든 매력을 담아낸 캐릭터로 탄생시키고자 했다"고, 염정아에 대해서는 "'밀수'를 기획할 때부터 엄진숙 역으로 함께 하고 싶은 유일한 배우였다"면서 두 주인공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보기 드문 여배우들의 조합을 이끌어낸 '밀수'가 하정우-주지훈('비공식작전') 도경수-설경구('더문') 이병헌-박서준('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남자 주인공들로 가득한 성수기 극장가에서 어떤 존재감을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