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크기 대결합시다”...세계 1위 부자는 왜 ‘성기’를 꺼내들었나 [홍키자의 빅테크]
순자산만 253조원, 세계 1위 부자인 남자가 트위터에 트윗을 올립니다.
좀 더 들여다보니 “문자 그대로 고추 길이 대결을 제안합니다. 저커버그는 무기력한 남성입니다”라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공개 저격합니다. 키 188cm의 성기 크기에 자신 있는 남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트위터 트윗 내용입니다. 성기 길이 대결에는 눈금자 이모지까지 사용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파워의 기업을 운영하는 이 사람들이 유치하게 싸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얼마 전 메타가 내놓은 ‘스레드(Threads)’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테크 업계서 가장 화제로 떠올랐던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가 두 달 여만에 이용자 1억 명을 돌파한 것과 비교해보면, 역대급 속도입니다. SNS 틱톡은 9개월, 인스타그램은 2년 반 만에 가입자 1억명을 달성했었으니 ’돌풍‘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 겁니다.
인기 이유는 간단합니다. 인스타그램 베이스이기 때문이죠. 인스타그램에 먼저 가입돼있어야 스레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는데, 기존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많이 유입됐습니다. 인스타그램의 월간 이용자수는 20억명을 넘어선 상황이라, 4명 중 1명만 가입해도 5억 명입니다.
스레드를 이용해 보면 트위터와 상당히 유사합니다. 한 번이라도 트위터를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어 이거 트위터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구축해뒀죠. 트위터처럼 짧은 글을 올려 소통하는 식이고요. 좋아요·댓글·공유 등을 위한 아이콘도 있습니다. ’카피캣‘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그 결과, 회사 가치는 절반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올 초 머스크는 트위터 직원들에게 기업가치 200억 달러(약 25조9000억원) 기준으로 주식보조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트위터 인수금액 440억 달러(약 57조원) 대비 55% 가량 줄어든 규모입니다.
정신없이 트위터 관리하며 트위터 띄우기에 나서고 있는데, 메타가 트위터를 똑닮은 스레드를 내놓은 겁니다. 머스크가 ’주짓수 대결‘ ’성기 길이 대결‘ 운운할만한가요?
메타는 트위터가 머스크에게 인수된 뒤 광고주와 이용자들이 트위터를 대거 이탈하자, 올 초부터 스레드를 개발해왔다고 전해집니다. 굳이 17년이나 된 트위터를 모방하는 것 자체로 메타는 머스크의 트위터에서 빠져나온 이들을 모두 흡수하겠다는 의도가 있죠. 트위터의 현재 월간 이용자 수는 3억6000만 명 수준인데, 머스크의 조치들에 따라 트위터를 떠난 ’트위터 난민‘ 유저들이 꽤 있습니다.
메타는 앞서 2016년 인스타그램에 스냅챗과 유사한 ’스토리‘ 기능을 넣었죠. 스토리는 24시간 뒤 사라지는 게시물입니다. 2020년에는 짧은 동영상(숏폼) 틱톡 열풍에 자체 숏폼 기능인 릴스도 추가했습니다. 두 기능은 광고 없이 선보였다가 결국 순차적으로 광고를 넣었죠. 스레드도 이용자가 더 늘어나면, 광고를 붙여 수익화 작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미 주요 광고주들이 발 빠르게 스레드에 발길을 텄습니다. 넷플릭스, 유튜브, 스포티파이, BMW, 틱톡, 맥도날드, 아마존 등이 수십~수백만명의 팔로우를 확보하며 새로운 플랫폼 선점에 나섰죠. 사람이 모이는 곳은 곧 브랜드에게도 새로운 기회니까요. 사람이 많이 모여드는 플랫폼은 곧 돈이 됩니다. 가장 쉽게 돈 버는 방법은 광고를 다는 것이겠죠.
저는 클럽하우스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봅니다. 인스타그램 가입자를 대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인스타그램과 곧장 연동돼 있으니까요. 20억 명의 이용자 기반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난번 연재 ’엔비디아 놓쳐서 땅을 친다고? 시총 1조달러 넘보는 기업 또 있어요 [홍키자의 빅테크]‘에서 다뤘던 것처럼 올해 돌풍을 일으킨 생성형 AI를 더 잘 구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뉴스, 책, 자료, 논문, 개인간 대화 등이 필요하죠. 메타는 인스타그램·페이스북과는 결이 다른 SNS인 트위터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대규모 흡수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뉴 데이터가 쌓인다는 것입니다.
스레드가 과연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용자를 모으고, 트위터와의 대결은 누가 이길지 살펴봐야하겠습니다. 아마 스레드 하나로, 시총 1조달러를 넘보는 회사가 테슬라가 아니라 메타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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