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태계일주2' PD "기안84 자유분방함에 대리만족"①

최보란 2023. 7. 15.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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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이자 방송인 기안84 씨가 MBC 연예대상의 유력한 대상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달 11일 방송을 시작한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2'(이하 '태계일주2')에서 보여준 활약이 주목받으면서다.

'태계일주2'는 첫 회 시청률 4.7%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데 이어, OTT 통합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반응을 끌어냈다. 6월 18일 방송된 2회는 5.8%를 기록했는데, 이는 이전 시즌의 최고 시청률인 5.2%보다 높다. 이후 높은 화제성과 더불어 5%대 중후반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태계일주2'는 프로그램은 제목 그대로 '태어난 김에 떠나는' 기안84 씨만의 남다른 여행기를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 지난 시즌1 남미 여행기가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시즌 2, 3 제작을 확정했다. 이번 시즌2에서는 기안84 씨와 빠니보틀 씨에 이어 덱스 씨가 새롭게 합류해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나라 인도 여행기를 펼치고 있다.

프로그램의 원동력은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라는 별명을 가진 기안84 씨다. 10여 일의 해외 여정에도 그의 짐은 작은 가방 하나뿐이다. 어디로 가서 무얼 할지는 전적으로 그에게 달렸다. 카메라는 출연자의 선택에 따라 함께 이동할 뿐 모든 것이 즉흥적인데, 우연히 만난 현지인과 친구가 돼 즉석 가이드를 받기도 하고, 예상치 못하게 결혼식에 초대를 받아 하객으로 참석하기도 한다.

프로그램 인기와 더불어 기안84 씨는 유력한 대상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태계일주2' 김지우 PD는 최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얘기가 나오자 "너무 좋고 영광스럽다"면서도 "진짜 조심스럽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만약 상을 받으면) 같이 행복할 거 같은데, 더 재밌는 방송이 나올 수도 있는 거고 어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니 언급이 조심스럽다"라며 웃음 지었다

기안84 씨의 반응에 대해서는 "가끔 방송을 함께 보곤 하는데 요즘 행복해한다. 방송에서 자기가 나오면 재미있어하고 즐거워하면서 본다"라고 전했다.

기안84 씨 특유의 캐릭터가 주는 재미가 크지만, 그의 활약 또한 제작진과의 깊은 신뢰가 없이는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기안84 씨와 인연을 맺은 김지우 PD는 촬영을 하면서 봐 온 그의 꾸밈없고 거침없는 모습에 호감을 느꼈다. 이후 친분을 쌓게 되면서 여전히 대중들이 잘 모르는 매력이 있다고 보고, 이를 드러낼 수 있는 수단으로 여행을 떠올렸다. 기안84 씨 또한 평소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던 김 PD였기에 새로운 도전을 향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셈이다.

예능인으로서 기안84 씨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묻자, 김 PD는 "예능인이라기보다 그냥 제가 볼 때 기안84는 진정성 있는 사람이란 생각을 했다. 뭐든 진심으로 하려 하고, 깊이 파고 들려 하고, 현지 분들과도 친해지려 하고, 그곳의 문화라고 하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려 하고. 그런 부분이 매력 있다고 느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들도 그런 포인트를 좋아해 주시는 거 같다. 다른 삶이잖나. 저 혼자 여행을 갔으면 그렇게 못했을 거 같은데, 기안84의 그런 면들은 대리만족의 느낌이 든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안84 씨가 방송에서처럼 가방 하나만 들고 함께 여행을 가자고 하면 갈 생각도 있느냐'는 기자의 물음에는 "일본이나 제주도 정도면 적당할 거 같다"라며, 장거리 여행에는 선을 그어 웃음을 자아냈다.

비범한 기안84 씨의 모습이 사랑받고 있지만, 함께 작업하는 입장에서는 고충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김 PD는 "기안84를 제작진이 컨트롤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기안84가 인도라는 공간을 너무 좋아했다. 점점 더 힘들어지는데도 '인도 좋아', '즐거워' 이렇게 말하면서 실제로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서로에게 요구하는 것이 없기에 갈등도 없는 셈이다.

김 PD는 또한 여행 중 계속해서 기안84 씨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며 놀라워하기도. 그는 "이 사람이 이렇게 친화력이 좋았나 싶어 놀랐다. 제가 본 기안84는 넓은 관계보다는 더 깊은 관계를 추구하는 분이었는데, 인도에서는 강한 친화력을 봤다. 춤을 추고 싶으면 추고, 눕고 싶으면 눕고, 현지 사람들이 먹고 있으면 같이 먹고 하면서 현지와 하나 되는 모습을 보고 그 친화력에 놀랐다"라고 말했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던 시즌 1과 비교해, 시즌 2에서는 여행자로서 기안84 씨가 한층 발전했다는 시청자 반응도 적지 않다.

김 PD 또한 "(발전했다는 것을) 되게 많이 느꼈다"라면서 "'인도 vs 기안84'로 비교를 많이 하시기도 하는데, 기안84가 '여행 가면 하나가 되는 거죠' 이런 얘기를 많이 했다. 대결이라기보다는 현지와 동화되려고 가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시즌 1 때보다 훨씬 현지 사람이나 문화를 받아들인다고 느꼈다. 여행지와 어우러지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도 여행은 고생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피지컬 100'도 아닌데, 현지와 하나가 되고, 체험하고, 문화를 알아보자. 이렇게 임하고 있기 때문에 즐기면서 할 수 있느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기안84 씨에 대한 답변 하나하나에 애정이 느껴진다는 취재진의 말에, 김 PD는 "(기안84) 좋죠"라고 웃으며 "이 프로그램 만들기 전에도 재미있고 매력적인 부분이 많다고 느꼈다. 아직도 보면 신기한 분이기도 하고, 같이 프로그램해서 너무 좋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칭찬 일색의 답변에 '혹시 단점은 없느냐'는 짓궂은 질문도 나왔지만, 김 PD는 "단점 너무 많다"면서도 "근데 프로그램에서 봤을 때는 시청자가 좋아해 주는 포인트가 된다"라고 덧붙여 되려 칭찬이 돼버리기도.

그는 "갠지스강에서 나온 뒤에 기안84가 씼었느냐, 안 씼었느냐도 논란이더라. 하하. 촬영을 했던 제작진 사이에서도 불분명하다. 만약 같은 방을 썼으면 단점인데, 방송으로 보면 장점이 되더라. 시청자도 이런 면까지 사랑해 주신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하며 한결같은 애정을 보였다.

[사진 = MBC 제공]

YTN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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