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인 韓·中관계 개선 위한 첫 단추… 박진, 왕이와 45분간 회담

홍주형 2023. 7. 1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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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왕이(王毅)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외교장관급 회담을 개최했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등으로 꼬인 한·중관계를 하반기에 풀어나가기 위한 첫 단추를 끼운 것이다.

양측은 정상과 외교장관 등 고위급 교류의 중요성에도 공감해 향후 양국 정상회의나 외교장관회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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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 만에 회동… 현안 논의
양측 고위급 교류 활성화 등 공감
北, ARF 불참… 대면 외교 무산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왕이(王毅)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외교장관급 회담을 개최했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등으로 꼬인 한·중관계를 하반기에 풀어나가기 위한 첫 단추를 끼운 것이다.

박 장관은 이날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회의가 진행되는 중 왕 위원과 따로 약 45분간 회담을 가졌다. 외교부는 회담 뒤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이)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기반해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 관계를 만들기 위해 세심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양자회담을 하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양측은 또 한·중·일 정상회의 등 3국 협력 협의체를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올해 말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필요성은 현 의장국인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기해온 바 있다. 양측은 정상과 외교장관 등 고위급 교류의 중요성에도 공감해 향후 양국 정상회의나 외교장관회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박 장관과 왕 위원의 만남은 지난해 8월 중국 칭다오 외교장관회담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박 장관은 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하기도 했다. 회담 개최를 위해 양측은 조율을 거듭하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마지막날에서야 회담 시간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부와 중국은 대만 해협이나 남중국해 문제 등 중국의 ‘핵심 이익’에서 여전히 이견을 갖고 있어 이 점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향후 양국 관계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더 세인트 레지스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날 ARF 회의 후엔 한·미·일 외교장관회의가 열려 3국 장관이 12일 북한의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하반기 북한이 대면 외교를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이번 ARF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고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가 대신 참석했다. ARF에선 박 장관을 중심으로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규탄 발언이 나왔다.

한편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내고 ICBM 발사는 정당하다며 “미국이 우리를 건드린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13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엔 2017년 이후 약 6년 만에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출석해 ICBM 발사를 “유엔헌장에 따른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자카르타=홍주형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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