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장관, ARF에서 북핵·미사일 개발 비판···북한 안광일 대사 참석
남중국해서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 입장도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해 한반도, 우크라이나, 남중국해, 미얀마 등 주요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박 장관은 이날 저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30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역내 평화·안정 달성을 위한 ARF의 노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ARF는 아세안 10개국과 남·북·미·중·러·일 등 모두 27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ARF는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지역안보협의체다. 이날 회의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선희 외무상 대신 안광일 주인도네시아대사 겸 주아세안대사가 참석했다.
박 장관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이후 올해로 꼭 30년이 지났다고 언급하며 지난 12일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이어오고 있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그는 전날 아세안 측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외교장관 성명을 발표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ARF가 북한의 핵 보유를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북한과 대화의 길이 여전히 열려있다는 점을 알리면서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대화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또 그는 북한이 희소한 자원을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에 낭비하고 있다며 한국은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과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 등과 관련해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장관은 남중국해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고 규칙 기반 해양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서는 “유엔헌장과 동남아우호협력조약(TAC)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평화회복과 우크라이나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계속 동참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했으며 박 장관 발언에 대한 안광일 대사의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안 대사는 ARF 회의장에 들어가기 전 지난 12일 북한의 ‘화성-18형’ 발사에 대한 입장, 최선희 외무상의 ARF 불참 이유, 한반도 정세 격화 원인 등에 대한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앞서 13일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전날 북한의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 발사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은 국제 사회의 비난에 맞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어 안 대사도 이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비난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는 이날 “한·미 핵협의그룹(NCG)은 한·미·일 핵 동맹의 모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인도네시아(자카르타) |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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