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확신의 이동공격', 다음 과제는? 이주아 "역시 블로킹이 우선"

권수연 기자 2023. 7.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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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이주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MHN스포츠 용인, 권수연 기자) "희한하게 오히려 강한 팀을 만나면 꼭 세트를 땄더라고요. 긴장은 항상 똑같이 하는데."

세자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5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치렀다. 튀르키예에서 브라질, 브라질에서 다시 한국으로 오가며 난전을 벌였지만 손에 쥔 성적은 전패. 아직은 닦아야 할 길이 멀다. 

지난 13일, 용인 소재 훈련장에서 마주앉은 이주아는 본인의 두 번째 VNL을 마친 소감에 대해 "이번에 경험이 많은 외국선수들을 보니 플레이가 더 빨라졌고 발전했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크로아티아같은 경우는 세계선수권 당시랑 멤버가 좀 달라졌다. 원래 오른손잡이 선수들이 많았는데, 왼손잡이 선수들이 늘어났다"고 털어놓았다. 

세자르 감독 체제로 바뀌고, 동시에 세대교체를 천명한지 꼭 2년 차가 됐다. 십수년 간 팀을 이끌어온 베테랑들의 구멍을 단 2년만에 메우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지난 해와 올해, 코트 안에서 직접 뛴 선수들은 어떤 차이점을 체감했을까.

이주아는 "성적 자체는 사실 지난 해보다 덜 나왔다. 다만 올해는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코트 안에서 펼쳤던 것 같다. 또, 지난 해 한 차례 VNL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올해는 (경기 내용 등은) 좀 더 나았던 것 같다"고 느낀 점을 솔직히 전했다. 

흥국생명 이주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흥국생명 김다은(맨 왼쪽)-레이나-이주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이주아는 이번 VNL 기준 38득점을 기록, 그 중 블로킹 득점은 7점을 냈다. 블로킹 세트당 평균은 0.58, 효율은 -32.00를 기록했다. '이동주아'라고 불릴만큼 이동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윙의 파이프 활용까지 이끌어냈다. 그러나 블로킹은 아직 불투명하다. 

모든 공격은 수비로부터 이뤄진다. 장신의 유럽, 빨라지는 아시아에 맞서 유효블로킹을 더 보완하는 것이 과제가 됐다. VNL을 지켜본 아본단자 감독 역시 이주아가 팀에 복귀한 뒤 "블로킹을 더 보강해야겠다"는 주문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팀의 블로킹 보강을 위해 이번 시즌부터 베테랑 미들블로커 김수지가 흥국생명에 합류했다. 평소 김수지가 롤모델이라고 밝힌 이주아는 성장의 기회를 맞이했다. 그는 "(김)수지 언니와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고 많이 물어보고 배울 생각"이라며 기쁜 기색을 내비췄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독일, 불가리아, 중국을 상대로 1세트 씩을 따냈다. 객관적으로는 좋은 성적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크로아티아 등 비교적 약체로 꼽혔던 팀에는 완벽히 밀린 반면, 독일은 11위, 중국은 6위 등 상위권 팀임에도 달라붙어 세트를 따냈다. 튀르키예, 미국을 상대로도 한 번씩은 듀스를 펼쳤다. 이에 세자르 감독은 "한국은 오히려 강한 상대를 더 잘 치러내는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흥국생명 김다은(좌)-이주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흥국생명 김다은(좌)-이주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흥국생명 이주아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이주아 역시 이에 가볍게 동의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희한하게 튀르키예나 브라질 등 강한 상대를 만나면 좀 더 잘 되는 것 같다"며 "긴장은 모든 팀들을 맞이할 때 똑같이 되는데, 우리가 약체라 그런지 상대가 조금 방심을 하는건지 모르겠다. 또 중국은 경기 초반에 열띤 홈 응원을 듣고 살짝 벙한 느낌이 있었다. 다만 몇 번 기회가 있었는데 더 잡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외국 선수들은 한 발로 움직이는데 '어떻게 저렇게 멀리 갈까','어떻게 저렇게 탄력이 좋을까'라고 생각했다"며 "볼을 때리는 스윙이 빠르니까 그걸 보면서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했고, 보폭도 크게 가는게 좋을 것 같다고도 느꼈다"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해외 선수는 에다 에르뎀(튀르키예, 미들블로커)"이라는 말도 스치듯 뒤따랐다.

힘든 국제대회를 마치고선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 '쿠키'를 가장 먼저 안아주고 싶었다고. 반려견 이야기가 나오자 이주아는 한껏 웃음기를 감추지 못했다.

이주아의 반려견 '쿠키', 이주아 SNS 계정

"저희 '쿠키'는 중형견인데요, 털이 엄청 까맣고 귀여워요. 나이가 좀 많은데요, 지금 9살이거든요. 요새 나이가 들면서 턱 밑에 흰 털이 나더라고요" 반려견 '쿠키' 자랑은 한동안 이어졌다. 

VNL은 시작일 뿐이다. 오는 9월부터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전 등 굵직한 국제대회들이 줄지어 한국을 기다리고 있다. 이주아는 다가오는 대회에 맞춰 "역시 블로킹이 가장 먼저"라며 "몸관리를 잘해서 다음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팬들에게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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