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中 이메일 해킹 책임 물을 것” vs 왕이 “무리한 제재 취소해야”

토니 블링컨(오른쪽)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3일(현지시간) 아세안지역안보포럼이 열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회담을 갖고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사판공실 주임이 13일(현지시간) 회담을 갖고 미중 군사 ‘핫라인’ 재개와 수출 규제와 관련해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중국 소행으로 추정되는 미 국무부와 상무부 이메일 해킹 사건 등의 변수에도 미중 외교수장이 지난달 블링컨 방중 이후 24일 만에 다시 회담하는 등 양국 간 소통은 유지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날 블링컨 장관과 왕 위원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회담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블링컨 장관은 미중 군사 핫라인 재개와 대만해협 안정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블링컨 장관은 인도네시아에 도착하자마자 왕 위원을 만났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 소행으로 추정되는 이메일 해킹 사건에 대해선 "미 정부, 기업,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의) 어떤 행동도 큰 우려 사항"이라며 "관련자들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무부 관계자는 전했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중단과 리상푸(李尙福) 중국 국방부장 등에 대한 제재 철회를 주장하며 맞섰다. 왕 위원은 블링컨 장관에게 "중국에 대한 경제·무역 및 과학기술 탄압을 중단하고 불법적이고 무리한 제재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또 대만 문제와 관련해 왕 위원은 "미국은 내정 간섭을 하거나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