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시간 관광 금지령 내려진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왜?
유럽 일대에 낮 기온이 40도를 훌쩍 넘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각국 정부가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그리스는 유명 관광지에 낮시간 관광 금지령을 내리기까지 했다.
1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는 이날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고대 신전이 있는 유명 관광지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에 대한 관광객 출입을 금지했다. 관광객이 폭염으로 인해 쓰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날 정오 아테네 최고기온은 41도였다. 아크로폴리스는 고도가 높고 그늘이 없는 곳에 있어 체감 온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그리스는 아크로폴리스를 폐쇄까지 할 계획은 아니었다. 그리스는 지난주에만 해도 아크로폴리스 곳곳에 차광막을 설치하고 무료로 물을 나눠주는 요원을 배치하겠다며 더위 속에서도 관광객을 유치했다. 이번 조치는 기온이 극도로 올라가면서 어쩔 수 없이 내린 조치로 보인다. 실제로 그리스 적십자사에 따르면 아크로폴리스 폐쇄 직전, 일부 관광객이 어지럼증과 탈수증상을 호소했다.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관광객도 있었다고 한다.
오는 주말에도 아크로폴리스가 폐쇄될 가능성이 높다. 리나 멘도니 그리스 문화부 장관은 현지 공영방송에 “근로자와 방문객을 보호하기 위해 내린 조치”라며 “토요일에도 같은 조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아크로폴리스는 평소에는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개장한다.
한편 극심한 더위가 그리스 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최고 기온 기록이 깨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유럽우주국(ESA)은 이달 내에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기온이 이 지역에서 2021년 8월 나온 유럽 최고 기온 기록인 섭씨 48.8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국제적으로도 폭염으로 인한 피해 우려가 제기됐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극한적 날씨가 인간의 건강과 농업, 에너지, 물 공급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상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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