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대한민국' 언급 무엇을 노렸나?
◀ 김필국 앵커 ▶
얼마 전 북한 김여정 부부장은 의미를 따져봐야 할 만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비난 담화를 내면서 우리나라를 대한민국이라 칭한 건데요.
그동안 사용하지 않던 표현을 쓴 이유가 뭔지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 기자 ▶
김여정은 지난 10일과 11일, 연달아 미 공군 정찰활동을 비난하는 담화를 냈는데요.
◀ 리포트 ▶
미 공군의 정찰이 통상적인 활동이었다고 전한 우리 합참을 향해,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가 미 국방성이나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대변인이라도 되는 듯 자처하고 있다고 비아냥댔습니다.
이튿날 또 다른 담화에서는 대한민국 군부라는 표현도 등장했는데요.
북한에서는 통상 의미를 강조할 때 쓰는 겹화살괄호도 사용해 이 표현이 특별한 의도로 쓰였다는 걸 드러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정식 국명이긴 한데, 다른 의도가 있는 것 같다죠?
◀ 기자 ▶
1991년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남과 북은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로 규정돼 있는데요.
북한은 그동안 남북회담 합의문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대한민국이란 표현을 쓰지 않았고, 통상 남조선 같은 표현을 사용해 왔습니다.
비난 담화에서 대한민국이란 표현을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이제 남측을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게 아니라, 국가 대 국가로 상대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다른 국가와 같은 선상에서 적대시하겠다는 그런 의미가 훨씬 더 반영된 것이죠. 따로따로의 두 개의 국가로서 대한민국에 대한 부정적인 그런 인식과 정책이 가능하다.."
◀ 김필국 앵커 ▶
두 개의 한국, 적대적 공존에 무게를 둔 거란 말이군요?
◀ 기자 ▶
최근 현정은 현대 그룹 회장의 방북을 거절한 주체가 북한 외무성이라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는데요.
북한은 재작년 8차 당대회 후 대남 담당 비서 직책을 없앴고, 통일부의 상대 격이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2021년 이후 활동이 파악되지 않아 이미 폐지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북한의 이런 태도에는 한국을 무시하고 미국과 직접 상대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양무진/북한대학원 대학교 총장] "핵을 가졌기 때문에 남측하고는 상대가 안 되고 미국과 하겠다는, 소위 '통미봉남' 전략의 그런 상태에서 움직이는 게 아니겠느냐.."
그런데 지난 13일, 화성 18형 시험발사 보도에서는 또 남조선이란 표현을 사용했거든요.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외용 매체에선 국가 대 국가의 관점이 반영된 용어를 사용하고, 대내용 매체에선 기존 호칭을 그대로 사용하는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하는 등 해석이 분분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이런 상황에서 북한과 중국의 밀착은 갈수록 더 강화되는 듯 합니다.
◀ 기자 ▶
지난 11일은 북한과 중국이 우호조약을 체결한 지 62주년이 되는 날이었는데요.
이 조약에는 양국 중 한 나라가 침공당하면 바로 참전하도록 하는 군사 자동개입 조항이 담겨 있습니다.
조약체결 62주년을 맞아 북한과 중국은 각각 평양과 베이징에 있는 양국 대사관에서 연회를 열었고요.
두 나라 기관지는 나란히 북·중 친선은 영원할 것이다, 한결같이 북한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실었습니다.
친선과 협력을 강조하면서 전략적 연대를 더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 김필국 앵커 ▶
김세로 기자, 수고했습니다.
김세로 기자(ser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03886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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