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호황 누렸던 그곳…빈집에 예술인들 집결 "도시 활력 살아나"[지방소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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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부산 영도구 봉산마을에서 도자기 공방을 운영 중인 성창현 대표(50)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 이후 마을에 활기가 돌고 있다며 아이들 생각에 웃음을 지었다.
김정환 봉산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앞으로 봉산마을이 생활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거점 공간으로 되길 바란다"면서도 "사업 수익이 늘어난다면 조합 차원에서 직접 빈집을 매입해 운영할 수 있지만 활용 허가를 받는 게 까다로운 문제점도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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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리모델링 해 도자기 공방·목조선박 제조 등 다양한 체험지 조성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아이들이 놀러 오면 마을 어르신들이 정말 좋아해요. 노후된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거든요"
4년째 부산 영도구 봉산마을에서 도자기 공방을 운영 중인 성창현 대표(50)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 이후 마을에 활기가 돌고 있다며 아이들 생각에 웃음을 지었다.
지난 12일 취재진과 만난 성 대표는 여느 때처럼 학생들의 도자기 체험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영도구 신선동 출신인 그는 원래 조선업 쪽에서 근무해 왔다. 그러다 이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40대 들어 동부산대에서 도예를 전공한 만학도가 됐다. 졸업을 앞두고 지인들의 추천을 받고 영도구의 '빈집줄게 살러올래' 프로젝트를 신청했다.
"졸업 후 영도에서 도자기 공방을 차리고 싶은 마음에 부랴부랴 지원했어요. 빈집을 새롭게 활용해 공방을 연다는 것이 신선했던 것 같아요."
2020년 프로젝트에 선정된 그는 부푼 꿈을 안고 워크숍 등 교육을 받고 '오동꽃길 127번지' 빈집에 입주하게 됐다. 그러나 입주 시작부터 코로나19 사태가 발목을 잡았다.
성 대표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은 '설마 코로나가 오래가겠나' 싶었지만, 지속적인 확산 여파로 가게 문도 제대로 열지 못했다.
"예산이 투입된 프로젝트였기에 동네 어르신들이 보는 시선도 곱지 않았죠. 빈집까지 정비했는데 왜 사람이 없냐고 말하기도 했어요."
다행히 올해 들어선 사정이 한결 나아지고 있다. 경기나 대구 등 외지에서 도시 재생을 탐방하는 이들도 더러 찾아오기도 하고 관광객들도 가끔 방문한다.
봉산마을은 과거 조선업 근로자들의 주택지로 빼곡했던 곳이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과 인구 고령화가 겹쳐 주민들이 점점 자취를 감췄고 아이들도 보기 어려워졌다.
인구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건물 10개 중 9개는 30년이 넘은 노후 건축물이다. 지자체에서 빈집 실태를 조사해 보니 건축물 400여채 중 87채가 폐공가였다.
빈집 문제로 봉산마을 주민들의 불편도 컸다. 그러다 2017년 국토교통부에서 봉산마을을 도시재생 뉴딜사업지로 선정했다.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빈집 7개를 활용해 8개팀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블루베리 수확 체험, 꽃차 만들기 카페, 목조선박 제조 등 다양한 이들이 영도에 모였다.
목조선박을 제조하는 이경진 라보드 대표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영도를 떠난 후 빈집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영도로 돌아왔다"며 "숙박 시설도 함께 운영하고 있고 입소문도 나면서 외부인들도 자주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유튜브를 보고 마을을 방문한 관광객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블루베리 체험장에는 어린이집의 예약으로 꽉 차 있을 정도다.
빈집살기 프로젝트 사업 기간은 2025년까지다. 구는 내년 프로젝트 성과 등을 토대로 사업을 연장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김정환 봉산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앞으로 봉산마을이 생활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거점 공간으로 되길 바란다"면서도 "사업 수익이 늘어난다면 조합 차원에서 직접 빈집을 매입해 운영할 수 있지만 활용 허가를 받는 게 까다로운 문제점도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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