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망한다" 경고에도 불발된 쇄신안...野혁신위에 필요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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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혁신위)에 대한 무용론이 확산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혁신위 1호 쇄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한 결의가 무산됐다"며 "국회 개혁을 간절히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안타까운 일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혁신 의지가 있긴 한 건지 국회 운영 파트너인 여당으로서 매우 걱정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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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혁신위)에 대한 무용론이 확산하고 있다. 혁신위가 1호 쇄신안으로 낸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 등이 사실상 불발되면서다. 여론의 시선이 냉랭해지고, 여당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혁신위의 존재가 되려 민주당에 독이 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박광온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 및 체포동의안 당론 가결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나 반대의견이 나오면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당 지도부는 존중한다는 입장을 냈을 뿐 수용 여부나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 논란으로 불거진 당의 도덕성 위기를 타개하고자 의원들이 한뜻으로 구성을 결의한 혁신위지만, 여기서 나온 첫번째 쇄신안도 사실상 거부된 셈이다. 혁신위가 쇄신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당이 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소용 없었다.
여당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혁신위 1호 쇄신안인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한 결의가 무산됐다"며 "국회 개혁을 간절히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안타까운 일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혁신 의지가 있긴 한 건지 국회 운영 파트너인 여당으로서 매우 걱정스럽다"고 했다.
민주당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 역시 냉랭하다는 게 내부적 평가다. 한 민주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의 통화에서 "혁신위가 민주당이 혁신할 의지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고, 쇄신안에 대한 당내의 엇갈리는 의견들은 마치 외부에 분열처럼 비치고 있다"며 "민주당이 출범시킨 혁신위가 민주당에 독이 되고 있는 꼴"이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사실상 예견된 사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혁신위에 실권이 없다는 점이 근본적 한계로 지목된다. 실권을 쥐지 못한 역대 혁신위가 대부분 용두사미로 끝나 건 그래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혁신위 출범 당시 쇄신안을 전폭 수용하겠다고 밝혔을 뿐, 혁신위에 어떠한 권한도 넘겨주지 않았다.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정당을 혁신한다는 것은 곧 기득권 해체나 계파 갈등 청산과 같은 예민한 부분을 건드는 일"이라며 "실권이 없는 혁신위가 낸 쇄신안은 당내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초되기가 쉽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의 '김상곤 혁신위'를 예로 들었다. 당시 당 대표였던 문 전 대표는 혁신위에 전권을 위임했고, 혁신위가 낸 11차례의 혁신안은 모두 제도에 반영했다. 혁신위 해체 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새정치민주연합은 2016년 총선에서 승리했다. 이 의원은 "문 전 대표가 확실하게 전권을 보장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가 쇄신안에 대해서 좀 더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쇄신안마다 의원들에게 일일이 의견을 듣고 결정하려고 하면 당연히 논의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도부가 당에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수용하겠다는 결단을 내리고, 의원들을 설득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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