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에서 내 야구를"…프로 재지명과 참회, 강속구 유망주 드디어 '꿈'꾼다
[스포티비뉴스=사직, 김민경 기자] "1군에서 내 야구를 하는 게 가장 해야 하는 일이다."
두산 베어스 강속구 유망주 김유성(21)이 다시 꿈꾸기 시작했다. 김유성은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퓨처스 올스타전' 초대장을 받았다. 신인 시즌에 퓨처스 올스타로 선정된 것만으로도 영광인 일인데, 북부리그 선발투수로 마운드를 밟았다.
김유성은 별들의 축제에서 마음껏 자기 기량을 펼쳐 보였다. 1이닝 14구 무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과감하게 꽂아 넣으면서 타자들의 헛방망이를 끌어냈다. 2사 1루에서 마지막 타자 서동욱(롯데)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빠른 공의 구속은 149.4㎞까지 찍혔다.
사실 김유성에겐 프로 유니폼을 입은 지금 이미 꿈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김유성은 김해고 시절 에이스로 이름을 떨치며 2021년 NC 다이노스에 1차지명됐다. NC는 일찍이 김유성을 낙점했을 정도로 그의 재능과 가치를 높이 평가했는데, 내동중 시절 학교폭력 징계 사실이 피해자에 의해 뒤늦게 알려져 이례적으로 지명철회되는 일을 겪었다.
김유성은 2017년 7월 내동중 학교폭력위원회로부터 닷새 출석정지 징계를 받고, 이듬해 1월 창원지방법원으로부터 20시간의 심리치료 수강, 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이 내려졌다. 2020년 10월에는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1년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김유성은 이 징계를 모두 받고도 피해자 측과 합의하지 못한 채 고려대에서 선수 생명을 연장해 나갔다.
두산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 얼리드래프트로 나선 김유성을 외면하지 않고 2라운드에 지명했다. 비난을 감수하면서 지명했지만, 선수가 반성하고 피해자 측에 용서받기 전까지는 마운드에 올리지 않겠다고 확실히 못을 박았다. 김유성은 다시 한번 과거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고, 지난 4월 피해자 측이 용서하고 합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어렵게 어렵게 프로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서는 꿈을 이뤘다. 다사다난했던 김유성의 지난 3년을 되돌아보면 이번 퓨처스 올스타 선발 등판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김유성은 참회하는 마음은 잊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드디어 1군 마운드도 김유성이 간절히 꿀 수 있는 꿈이 됐다. 전반기는 1군 4경기에서 기회를 얻었는데, 보완할 점들만 가득했다. 4이닝을 던지면서 6실점 했는데, 볼넷이 11개나 될 정도로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다.
김유성은 전반기 1군 등판을 되돌아보며 "긴장도 많이 되고, 몸도 떠 있는 느낌이었다. 긴장감부터 풀고 던질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제구도 문제긴 하지만,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서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그런 김유성에게 "더 열심히 해서, 잘해서 그때 다시 올라와"라고 짧고 굵은 한마디를 남겼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김유성이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퓨처스팀에서는 김유성이 마운드에서 기복을 줄이고 강속구 투수의 위력만 살릴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김유성은 "김상진 투수코치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투구폼을 교정했다. 다리를 들 때 뒷다리가 많이 흔들려 상체 움직임이 커서 제구가 흔들린다고 하셨다. 킥도 작게 하면서 상체 움직임을 작게 가져갈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투구폼을 교정한 게) 많이 차이가 나진 않지만, 2군에서는 제구가 잡혔다. 되는 날도, 안 되는 날도 있는데 많이 안정적이다. 타자랑 싸울 수 있게 코치님들께서 많이 알려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후반기는 어떻게든 1군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투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려 한다. 김유성은 "선발이든 중간이든 타자를 이길 수 있게 던지고 싶다. 좋은 성적을 내서 빨리 1군에 올라가고 싶다. 1군에 올라가서 성적만 좋으면 감독님과 코치님께 어떤 칭찬을 듣지 않아도 스스로 만족할 것 같다. 일단 내가 잘해야 할 것 같다"며 더 안정적이고 계산이 되는 투수로 성장해 잠실 마운드에 다시 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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