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하정우·배성우...이토록 불편한 ‘현실 브로맨스’란[연예기자24]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7. 1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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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 품는 영화계 ‘내리사랑’
좋은 연기로 보답 전에, 대중 상처 아물 시간 좀
배성우 하정우. 사진I워크하우스컴퍼니 SNS
‘마약 전과’ 탑은 ‘오징어 게임’으로 절대 반지를 거머쥔 황동혁 감독과 형들이 품고, 또 다른 ‘프로포폴 전과’ 하정우는 찐친 윤종빈 감독이 품고, 내친 김에 감독까지 복귀한 하정우는 ‘음주 운전’ 배성우를 품는, 눈물겨운 영화계 ‘내리 사랑’이다.

14일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던 배성우(51)의 캐스팅 소식이 들려왔다. 하정우가 감독 겸 배우로 참여하는, ‘허삼관’(2015) 이후 8년 만의 연출작 ‘로비’에 출연한다는 것.

배성우 소속사 측은 “하정우가 연출한 ‘로비’에 출연 제안을 받고 검토 중”이라며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부정 여론을 의식해서다.

앞서 배성우는 지난 2020년 1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지인과 술자리를 가진 뒤 운전을 하다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배성우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배성우 이로 인해 주연으로 출연 중이던 SBS ‘날아라 개천용’에서 중도 하차했고, 그의 빈자리는 소속사 동료이자 대표인 정우성이 채웠다. 관객과 만날 예정이었던 영화들도 개봉을 미뤘다. 민폐도 그런 민폐가 없었다.

약 1년의 자숙을 가진 뒤, 배성우는 대만의 인기 로맨스 영화의 한국 리메이크 ‘말할 수 없는 비밀’ 출연 소식을 알리며 복귀를 선언, 지난해 1월 크랭크업했다. 그래도 조연이었다. 첫 걸음, 시작이 민망하고 부담스러울 뿐, 두번째 세번째는 다소 쉬운 법.

배성우는 오는 9월 영화 ‘1947 보스톤’ 개봉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춘 하정우의 영화에도 캐스팅 됐으니, 바쁜 작업 속에서 제 자리를 찾는 건 시간문제다.

윤종빈 감독·하정우(‘범죄와의 전쟁’, 2012). 사진I쇼박스
이 눈물겨운 동료애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 배성우를 캐스팅한 하정우 역시 2020년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3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은 이력이 있다. 그를 복귀시킨 건, 절친 윤종빈 감독이다.

윤 감독의 첫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으로 하정우가 대중과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2년일지 모르나, 촬영 기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자숙기’가 있긴 했을까.

상대적으로 국내 여론에서 자유로운 넷플릭스로 첫 발을 내딘 ‘똑똑한’ 하정우는 영화 ‘끝까지 간다’, ‘터널’로 막역한 사이인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작전’으로 주무대인 스크린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200여억원이 투입된 여름대작 빅4 중 하나요, 무늬는 주지훈과의 버디무비지만 실질적인 원톱 주연으로.

정상에서 하루 아침에 나락행을 경험한 남다른 공감대 때문인지, 감독으로 다시 올라선 하정우가 이번엔 배성우에게 손을 내민다.

‘오징어게임2’ 출연진. 사진ㅣ넷플릭스
최근까지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대중을 분노로 들끓게 한, ‘마약 전과자’ 탑의 캐스팅으로 비호감으로 낙인 찍힌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또 어떤가. 과거 찐친 이정재, 현 찐친 이병헌까지 소환되며 시끌벅적했고, 업계 관계자는 물론 내부 관계자들 조차 무리수 캐스팅에 대해 지적했지만 결국 변화는 없었다.

밀고 가면 그만이다. 대중을 위해 만드는 창작물에 대중의 목소리는 외면하는, 진정한 아이러니.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인 톱스타 유아인의 마약 스캔들, ‘음주 운전’으로 동료들의 피·땀·눈물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린 곽도원 등 연예계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말뿐인 ‘자숙’도, 내맘대로 ‘복귀’도 여전하다. 대중의 시선은 냉담하지만, 그들만의 이기적인 우정과 자기합리화는 더 뜨거웠다.

자숙기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으로, 정작 아직 이르단 여론은 무시하면서, “좋은 연기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는 영혼 없는 친절한 멘트에 신뢰는 떨어진다.

문득 정의를 외치고, 학연·지연을 꼬집고, 불편한 진실을 폭로하며, 때로는 권력을 풍자하고, 때로는 멋지게 사회문제를 비판하고, 따뜻한 감동과 휴머니즘, 소박한 맑음과 투명함으로 대중을 울고 웃겨온 아름다운 창작물들이 뇌리를 스친다. 카메라 앞은 모두 연기요, 영화는 그저 영화일 뿐이라지만, 이토록 씁쓸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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