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걱정에 잠도 못자"…폭우·폭염에 한숨 느는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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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돼서 밤에 잠도 한숨 못잤어요. 비가 또 지난해 만큼 올까봐. 가게에 허리 이상 물이 찼거든요."
지난해 8월 시간당 140㎜ 이상의 비가 쏟아져 점포 60여곳이 물에 잠겼던 남성사계시장 상인들은 특히나 마음을 졸였다.
10년째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 이효찬씨(66)의 가게에는 지난해 물이 허리 높이까지 들어찼다.
망원시장에서 파 등 채소를 산 A씨는 "비도 오고 더워서 청과물을 고를 때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며 무른 것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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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습한 날씨에 청과물 신선도 관리에 '집중'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걱정돼서 밤에 잠도 한숨 못잤어요. 비가 또 지난해 만큼 올까봐. 가게에 허리 이상 물이 찼거든요."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건강원을 운영하는 이각규씨(79)는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폭우로 침수 피해를 본 데 이어 올 여름도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최대 100㎜의 비가 예보됐던 14일 상습 침수 지역으로 꼽히는 전통시장의 분위기는 어두웠다. 여느때 들리던 호객 소리 대신 배수구 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안내방송 소리가 울려퍼졌다.
지난해 8월 시간당 140㎜ 이상의 비가 쏟아져 점포 60여곳이 물에 잠겼던 남성사계시장 상인들은 특히나 마음을 졸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장 앞을 모래주머니로 막아 둔 가게도 적지 않았다. 상인들은 이번만은 천재지변을 빗겨가길 바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10년째 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 이효찬씨(66)의 가게에는 지난해 물이 허리 높이까지 들어찼다. 녹이 슬어 못쓰게 된 장비들은 모두 새로 들였다. 가게를 정비하는 동안 장사는 한달 가까이 쉬어야 했다. 이씨는 "그날 이후로 가게에 CCTV를 달았다"며 "어젯밤도 물이 들어오는지 집에서 계속 보고 있었다"고 했다.
신발가게를 하는 박선화씨(47·여)도 지난해 폭우로 70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차수벽을 설치해뒀지만 갑작스럽게 불어나는 물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박씨는 "배수만 잘 됐으면 좋겠다"며 "오늘처럼 비가 오면 하늘만 쳐다보지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막막해 했다.
지난해 피해가 컸던 만큼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6일 남성사계시장을 찾아 직원들에게 점검 강화와 철저한 준비를 주문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배수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으면 올해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통시장 상인들의 걱정은 폭우만이 아니다. 더운 날씨에 야외에서 장사를 해야 하는 상인들은 상품관리에도 애를 먹고 있다.
서울 망원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이상한씨(55)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얼음만 12포대는 쓴다"고 푸념했다. 이어 "생물은 하루에 다 팔지 않으면 물러버린다"며 "남으면 다 버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상인들은 대부분 들여오는 물건 양 자체를 대폭 줄이고 있다.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김미자씨(61·여)는 "요즘은 평소 물량의 3분의 1 정도만 들여오고 있다"며 "이런 날씨에는 상추나 배추가 쉽게 물러버려 그 중에도 버리는 것들이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도 청과물을 고르는데 신중한 모습이었다. 망원시장에서 파 등 채소를 산 A씨는 "비도 오고 더워서 청과물을 고를 때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며 무른 것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한다고 전했다.
한편 전통시장 상인들의 걱정은 지표로도 나타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7월 전통시장 전망 경기지수(BSI)는 56.5를 기록했다. 전망치 기준 지난달보다 13.5포인트 낮은 수치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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