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남편의 두 얼굴, 태안 저수지 아내 살인사건
[뉴스엔 이민지 기자]
부부가 갑자기 감쪽 같이 사라졌다.
7월 15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태안 저수지 살인사건을 파헤친다.
남들보다 항상 40분씩 일찍 출근해 사무실 청소를 하고, 누구보다 성실했다는 회사원 김지윤 씨(가명). 그런 그녀가 지난 1월 25일, 나흘의 설 연휴가 끝나고 출근해야 하는 날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연락도 되지 않았다. 걱정된 직장 동료가 퇴근 후 그녀의 집으로 찾아갔는데, 인기척이 없었고 차량은 그대로 주차되어 있었다. 말없이 결근하거나 지각하는 일이 한 번도 없었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112에 신고하자 경찰은 신속히 지윤 씨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했는데, 이상하게도 휴대전화 전원이 켜져 있는데 위치가 추적되지 않았다고 한다.
같은 날, 지윤 씨의 남편 강 씨도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엔지니어로 일하던 강 씨의 회사가 떨어져 있어 주말부부로 지냈지만, 지인들에 따르면 부부 사이에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설 전날인 1월 21일 처가를 방문해 다음날인 1월 22일 서산 집으로 함께 돌아온 부부. 처가 식구들은 설 연휴 동안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하는 등 별다른 일은 없었다고 했다. 22일 저녁 집에 잘 도착했다는 통화를 마지막으로 지윤 씨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한 부부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1월 25일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이 문을 개방했을 때, 집안에 다투거나 어지럽혀진 흔적은 없었다.
실종된 부부의 생활반응이 나타나지 않자, 휴대전화 GPS 기록을 확인한 경찰. 뜻밖에도 부부의 거주지인 서산에서 2시간 떨어진 인천 영종도 부근에서 부부의 휴대전화 GPS 기록이 마지막으로 확인되었다. 남편의 차량 또한 인천공항에서 발견됐는데, 지난 1월 23일 오후 9시경 남편 강 씨가 홀로 베트남으로 출국하는 장면이 공항 CCTV에 찍혀 있었다.
아내가 동행하지 않았기에 경찰은 서둘러 강 씨 차량의 행적을 조사했는데, 그가 공항에 도착하기 전 충남 태안의 한 저수지 인근에 50분가량 머문 걸 확인했다. 대대적인 저수지 수색이 시작됐고 며칠 후 저수지 얼음 밑에 잠겨 있던 텐트 가방이 발견됐는데, 그 안에 흉기로 훼손된 지윤 씨의 시신이 담겨있었다.
경찰은 남편 강 씨를 유력한 살해용의자로 보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는데, 강 씨는 해외로 출국한 지 18일 만인 지난 2월 10일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서 체포됐다. 지윤 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풀기 위해 가족들이 강 씨의 국내 송환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던 그 때, 놀랍게도 강 씨가 필리핀 외국인 수용소에서 탈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필리핀 경찰의 추격 끝에 탈옥 8일 만인 5월 29일, 산후안 시티의 한 콘도에서 다시 검거된 강 씨. 그런데 강 씨는 두 명의 한국인과 함께 체포됐는데, 3만 3천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마약 1kg이 현장에서 발견되었다. 수상한 출국과 체포, 탈옥과 두 번째 체포, 수수께끼의 동행자와 마약까지 무엇 하나 쉽게 설명되지 않는 남편의 기이한 행적. 게다가 필리핀 경찰이 아내 살해 혐의에 관해 묻자, 강 씨는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주장했다.
남편 강 씨는 돈을 벌기 위해 국내에서 마약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고 주장한다. 설날인 1월 22일, 메신저로만 연락하던 사람이 직원 둘을 보낸다고 느닷없이 연락해왔고, 집을 찾아온 남성들에게 문을 열어주고 대화하던 중 습격을 당했다고 한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다음날 깨어나 보니 아내가 숨져 있었다는 강 씨. 얼굴은 기억나지만 이름이나 연락처는 알 수 없는 의문의 남성들이 아내를 살해했고, 메신저로 연락하던 남성 또한 아이디를 바꾸고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그날 밤 자신이 문을 열어줬다는 자책감과 두려운 마음에 아내를 저수지에 유기만 했다는 강 씨. 누구보다 아내를 사랑했기에 살해할 동기가 없다는 그의 주장은 사실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한국, 캄보디아, 필리핀 3개국을 심층 취재하며 살해 용의자 강 씨의 주장을 검증하는 한편, 그날의 진실과 함께 남편 강 씨의 숨겨진 정체는 무엇인지 추적한다. (사진=SBS 제공)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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