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도 투자도 日에 몰린다···현명한 엔테크 방법은?[도와줘요 자산관리]

조윤진 기자 2023. 7.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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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NH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
[서울경제]

#. 여름 휴가로 일본 여행 계획을 세운 직장인 A씨는 환전을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낮아진 엔화 환율에 깜짝 놀랐다. 평소 일본 여행을 좋아했던 A씨는 반가운 ‘엔저’에 여행자금뿐만 아니라 가지고 있는 여유 자금을 활용해 엔화 매수를 고민하게 됐다. 엔화 소액 환전은 해봤지만, 투자 목적으로 매수해본 적은 없어 ‘엔테크(엔화+재테크)’ 방법이 궁금하다.

7월 뜨거워진 날씨만큼이나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자산시장이 있다. 바로 일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 건수는 4만 752건으로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일본 투자 급증의 중심에는 ‘엔저’가 자리잡고 있다. 4월만 해도 900원 중후반에서 등락하던 원/100엔 환율은 5월 이후 급락해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현재 900원 내외에서 등락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낮아진 원화 대비 엔화 가치는 투자자들에게 한국 증시 대비 일본 증시의 상대적 강세와 더불어 엔화 가치 절상 시 나타날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도 심어주고 있다.

◇역사적 엔저, 언제까지 지속될까

원화 대비 엔화 가치 하락의 배경은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맞물려 작용하며 나타났다. 원/엔 환율은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을 기초로 삼아 달러를 중심으로 상대 평가된다. 국내에선 원화와 엔화를 동시 거래하는 외환시장이 없기 때문이다. 원화의 경우 반도체 수급 개선과 외국인 자금 유입 등으로 강세를 보인 반면, 엔화는 미국 지방은행 사태가 진정되며 강화됐던 안전자산 선호심리 위축, 일본 통화 정책으로 인해 약세를 보였다.

특히 달러 대비 엔화 가치 하락의 주된 원인은 전 세계가 긴축적 통화 정책을 펴는 동안 ‘나 홀로’ 완화적 통화 정책을 고수한 일본 통화 정책 역주행에서 찾을 수 있다.

대부분 국가는 코로나19 이후 제로금리에 가까운 양적 완화 정책을 펼쳤고, 이후 중국의 셧다운으로 인한 공급망 부족 및 2022년 러·우 전쟁의 영향이 겹치며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ㅇ에 각국 중앙은행은 고물가를 끌어 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단기간에 크게 올리며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을 시행하는 반면, 일본은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0년 이후 원/엔 환율 하락은 2005~2007년, 2012~2015년, 2020년~현재까지 크게 3차례 있었고 모두 미국과 일본 간 통화 정책 차별화로 내외 금리 차가 크게 확대되면서 엔/달러 환율 상승으로 발생했다. 하반기 통화 정책을 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차례 추가 긴축이 예상되고 일본중앙은행(BOJ)은 당분간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일 금리 차 확대가 지속되는 동안은 엔화 약세 국면이 계속될 수 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종료되고 BOJ가 긴축 정책으로 전환한다면 미·일 금리 차가 줄어들며 엔화는 다시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진다.

◇현명한 엔테크 방법은

엔화 투자 방법은 대표적으로 외화예금통장과 상장지수펀드(ETF)가 있다.

먼저 외화예금은 수시입출식 통장인 보통예금과 정기예금이 있다. 현재 엔화는 제로 금리에 가깝기 때문에 환차익을 기대하고 투자한다면 이자 차이가 거의 없다. 따라서 어느 통장으로 운용해도 무방하다.

또, 환율 변동에 따른 매매차익은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금융소득종합과세를 걱정하는 투자자에게 더욱 매력적이다. 최근 5대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5월 말 기준 7260억 엔으로, 전월 말 대비 21.4%나 늘며 자금이 몰리고 있다.

외화예금은 원화를 엔화로 환전 시 매매기준율에 수수료가 부과돼 환율이 결정된다. 환차익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우대환율 상품이나 주거래 은행 수수료 우대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들은 엔화 자금 유치를 위해 다양한 우대환율 상품을 운용 중이다.

또, 국내에 상장된 일본엔선물ETF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으로 별도의 환전수수료나 환전절차 없이 엔화 투자가 가능하다. 1주당 거래 단위는 1만 원 이하로 소액거래가 가능하며, 주식처럼 편리하게 매매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일본엔선물ETF는 일반 금융상품과 같이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고, 0.25%의 펀드 보수가 있다.

향후 원/엔 환율이 지금보다 상승할 것을 기대하고 엔테크를 준비하는 투자자의 경우 장밋빛 미래와 함께 위험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주식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전반적인 추세를 매크로 관점에서 전망할 수 있지만 환율의 경우 주식에 비해 변동성이 크고 예측 또한 어렵다.

따라서 외화자산은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전체자산의 일부로 투자하는 것을 추천하며 총 자산에서 많은 자산 비중을 구성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특히 자금이 제한적인 청년들이 자산의 상당수를 투입하는 것은 위험한 투자일 수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오랜 명언을 기억하며 투기가 아닌 현명한 투자를 하길 바란다.

/김성희 WM전문위원

※‘NH All100자문센터’는 세무사, 부동산전문가, 금융(재무설계)전문가 등 자산관리 전문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종합금융상담·세무상담·부동산 상담·은퇴설계 등 전국의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1:1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조윤진 기자 j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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