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인이자 엄마로…스비톨리나 '감동의 윔블던 여정'
프랑스오픈 8강·윔블던 4강 진출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전쟁 피해국인 우크라이나의 국민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 코트를 누비는 엘리나 스비톨리나(76위)가 윔블던 테니스대회 4강에서 탈락하며 '감동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개인 통산 3번째로 메이저대회 4강에 오른 스비톨리나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4강전에서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42위·체코)에 0-2(3-6 3-6)로 졌다.
개인 첫 메이저대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이자 엄마인 스비톨리나의 선전은 큰 감동을 선사했다.
스비톨리나는 우크라이나 테니스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다. 2017년 세계랭킹 3위까지 올랐고,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 17차례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5월에는 우크라이나 선수 최초로 WTA 단식 세계랭킹 10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2021년 7월 남자 테니스 선수인 가엘 몽피스(프랑스)와 결혼한 스비톨리나는 지난해 10월 딸을 낳았다.
올해 4월 코트에 복귀한 스비톨리나는 5월 말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WT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어 코트 복귀 이후 첫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8강까지 진출했고, 이번 윔블던에서는 4강 무대까지 밟으면서 '엄마 선수'로서의 꿋꿋함을 보여줬다.
특히 전쟁 중인 조국을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관중들의 호응을 얻었다.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기도 한 스비톨리나는 스트라스부르 대회 우승 상금을 모두 우크라이나 어린이 돕기 기금으로 내놨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할 움직임을 보이자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파리올림픽 보이콧 가능성을 내비친 우크라이나 선수들에 IOC가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자 이를 막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일어난 이후 러시아·벨라루스 출신 선수들과는 악수하지 않으며 전쟁에 분명한 반대의 뜻을 표했다.
스비톨리나는 공교롭게도 프랑스오픈 단식 3, 4회전에서 연달아 러시아 선수를 만나고, 8강전에서 벨라루스 국적의 아리나 사발렌카(2위)와 대결했다. 이때 모두 악수를 거부했다.
프랑스오픈 8강전에서 패배한 뒤 네트 옆에 서서 악수를 기다린 사발렌카를 또 무시했다가 관중들의 야유를 듣기도 했지만, 스비톨리나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이번 윔블던 16강전에서 벨라루스 선수 빅토리아 아자렌카(20위)를 만난 스비톨리나는 경기를 앞두고 "많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경기를 지켜보며 나를 응원할 것"이라며 "투지를 불태우겠다. 벨라루스 선수를 상대하는 것을 승리를 향한 커다란 동기부여로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아자렌카를 2-1(2-6 6-4 7-6<11-9>)로 물리친 스비톨리나는 역시 악수를 하지 않은 채 코트를 떠났다.
마음에 조국을 품고 뛴 스비톨리나는 8강전에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를 2-1(7-5 6-7<5-7> 6-2)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시비옹테크를 꺾은 후 스비톨리나는 "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작은 행복을 준 것 같아 기쁘다"며 "전쟁이 나를 정신적으로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본드로우쇼바와의 준결승에서 센터코트를 메운 관중들은 스비톨리나에게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바딤 프리스타이코 주 영국 우크라이나 대사 부부는 경기장 로열박스에서 스비톨리나를 직접 응원하기도 했다.
스비톨리나는 준결승에서 진 뒤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스비톨리나는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많은 메시지를 받았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쭉 나와 함께 해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우크라이나 선수라는 사실 때문에 주목을 받는 것에 부담감을 느낀다고도 솔직히 털어놨다.
스비톨리나는 "승리에 큰 동기가 되지만 큰 책임감을 느끼고, 긴장도 많이 된다"며 "최대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때때로 너무 과한 관심이 쏟아진다고 생각될 때도 있지만, 이를 패배의 핑계로 삼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스비톨리나는 "이번 대회에서 8강전까지 보여준 내 경기력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예전보다 강한 정신력을 보여줬고, 긴장에도 잘 대처했다"며 "또 다른 기회가 오길 바란다"고 각오를 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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