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연속 매출 1위… 안티푸라민과 100년 기업 '유한양행'

지용준 기자 2023. 7. 15. 06: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S리포트-'뉴' 유한양행②] 성공스토리 삼박자는 '사람·철학·R&D'

[편집자주]유한양행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제시했다. 8년의 노력 끝에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를 1차치료제로 건강보험이 적용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무상 공급하기로 결정 한 것.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렉라자의 1년 약값은 7000만원 수준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투병만으로도 힘든 폐암 환자들이 치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까지 떠안는 것을 막고자 사회 환원이란 중요한 이념을 실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수한 신약 개발과 이윤의 사회환원을 실천하는 유한양행이 2026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유한양행이 창립 100주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가 지난 6월20일 서울 동작구 유한양행 본사에서 열린 창립 97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유한양행
▶기사 게재 순서
①렉라자로 항암 신약 역사 쓴 유한양행, 블록버스터 치료제 성큼
②9년 연속 매출 1위… 안티푸라민과 100년 기업 '유한양행'
③앞으로의 유한 100년, 오픈 이노베이션에서 찾는다

지난 6월20일 서울 동작구 유한양행 본사에서 열린 창립 97주년 기념식에서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가 무대에 섰다. 조 대표는 "유한양행의 역사는 임직원들이 노력해온 땀의 결실이며 도전과 개척정신의 결과"라며 "100년사를 위해 사명감과 책임의식을 갖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조 대표는 김재훈 전무 등 18명의 30년 근속사원, 39명의 20년 근속사원, 47명의 10년 근속사원 등 총 104명에게 상패와 상금을 전달했다. 2007년 같은 날 17명의 20년 근속사원, 34명의 10년 근속사원 등 총 51명이 장기근속자로 포상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16년 새 10년 이상 근속자 수가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유한양행은 1937년 국내 기업 최초로 직원에게 주식 일부를 나눠주는 '종업원 지주제'를 도입했다. 이후 유한양행의 소유와 경영이 완전히 분리된 건 1969년이다. 유한양행은 1998년과 2002년 임원뿐 아니라 직원에게도 회사 주식을 나눠줬다.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이는 2026년 창립 100주년을 향해 달려가는 유한양행의 원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유한양행의 창립 초기부터 1960년대까지 로고의 변화. /사진=유한양행


'9년 연속 매출 1위' 유한양행의 비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은 1조7758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2013년 943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제약사 기준 매출 1위에 올라섰고 2014년 1조174억원의 매출로 업계 첫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유한양행의 매출 규모는 전통 제약사 기준으로 9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기준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당뇨병 치료제 트라젠타 1191억원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 830억원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 810억원 등의 매출을 기록했다. 호흡기 치료제인 코푸시럽은 30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일반약 분야에선 안티푸라민과 엘레나(유산균)가 각각 298억원과 237억원을 달성했다.

유한양행이 장기간 매출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엔 선제적인 투자가 꼽힌다. 유한양행은 1979년 현대적 생산시설을 갖춘 안양공장을 준공했다. 1985년 4월 국내 최초로 K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 적격업체로 지정받았고 합작투자 법인인 유한킴벌리, 유한 크로락스, 유한 스미스 클라인, 유한 사이나미드, 한국얀센 등을 설립해 기업의 고속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1990년 들어선 자체 개발한 기술을 미국과 일본에 수출하고 인도에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했다. 2005년 경기도 용인에 중앙연구소, 2006년 충북 청주(오창)에 신공장을 준공했다.
유한양행의 창업자 고 유일한 박사가 자체 개발한 의약품 안티푸라민이 진화하고 있다. /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 성공스토리… '90년 역사' 안티푸라민


오늘날 유한양행의 브랜드 가치는 안티푸라민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한양행 창업자인 고 유일한 박사는 1933년 첫 자체 개발 의약품으로 안티푸라민을 선보였다. 용도는 항염증제이자 진통소염제이지만 마땅한 의약품이 없었던 시절 배가 아프다 하면 배에, 코감기가 걸렸을 때 코 밑에 발라줄 정도로 만병통치약이자 국민대표 가정상비약으로 통했다.

1961년 초록색 캔에 담긴 이 연고는 1961년부터 2001년까지 40년 동안 같은 모습을 유지하다 보관의 편리성을 위해 플라스틱 용기 형태로 바뀌었다. 유한양행은 안티푸라민의 헤리티지를 살린 로션, 파스 등의 형태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다양한 형태로 시장에 출시한 전략은 적중했다. 안티푸라민은 2014년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고 2019년 손흥민을 브랜드 모델로 내세우며 새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해 기준 안티푸라민 브랜드 매출액은 298억원에 이른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90년 동안 안티푸라민 브랜드가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객의 사랑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R&D 강화… 유한양행의 승부수


'100년 기업' 유한양행의 새로움은 연구개발(R&D)이다. 유한양행의 R&D 투자 비용은 제약 업계 최상위권에 속한다. 2018년 1126억원이던 R&D 비용은 2022년 1800억원으로 59.9% 증가했다.

최근엔 조직 개편을 통해 R&D 역량 강화에 나섰다. 지난 5월30일 연구개발본부 산하에 있는 중앙연구소와 임상의학부문 조직을 사업본부급으로 사내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R&BD(사업화 연계기술개발)본부를 신설했다. 그러면서 이들 조직을 지난 3월 영입한 김열홍 R&D 총괄 사장 아래로 재편했다.

김 사장은 고려대 의대 종양혈액내과 교수로 보건복지부 지정 폐암·유방암·난소암 유전체연구센터 소장,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암센터 센터장, 대한암학회 이사장, 아시아암학회 회장 등을 역임해 국내 암 연구·치료 분야 손꼽히는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유한양행은 김 사장을 통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뒤를 잇는 항암제 개발을 기대한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