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률 8%'…21대 국회 비례대표 47명, 재선 뱃지는 누가?

박기범 기자 강수련 기자 2023. 7. 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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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비례대표 의원 중 재선 성공 5명…지역구 재선은 4명 불과
지역구 차지 경쟁 시작…정치개혁 바람·당내외 상황 관망 경우도
4·15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무처가 제21대 국회의원들에게 지급될 배지를 공개하고 있다. 2020.4.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강수련 기자 = 22대 총선이 9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비례대표 의원 47명'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52명(승계 포함) 중 21대 국회에 지역구 의원으로 재입성한 경우는 5명에 불과할 정도로, 비례대표 의원들에게 재선은 바늘구멍 통과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비례로는 재선 의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의 앞에 놓인 재선의 길은 험난하다. 현역들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에 도전해야 하고 최종 공천을 따내기 위한 당내 경쟁을 통과해야 한다. 어렵게 최종 후보로 선출되어도 총선 당일 전투에서 승리해야 다시 한번 국회 입성의 기회가 주어진다.

◇ 47명 비례대표 의원…국힘 22명·민주 16명·정의 5명·무소속 2명 등

21대 국회 비례대표는 47명이다.

우선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서 19명이 당선됐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비례대표 3명)이 합당하면서 국민의힘 소속 비례대표는 22명으로 늘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서 17명이, 민주당 계열로 분류되는 열린민주당에 3명이 당선됐다. 하지만 이후 양정숙 의원과 윤미향 의원이 제명되면서 2명이 줄었고,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당선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조정훈 시대정신 의원이 제명되며 민주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은 16명으로 줄었다. 정의당은 5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했다.

이에 따라 비례대표 의원 구성은 국민의힘 22명, 민주당 16명, 정의당 5명, 기본소득당·시대정신 각 1명 무소속 2명으로 모두 47명이다.

◇ 20대 비례대표 중 8%만 재선…본선 도전조차 쉽지 않아

지난 20대 총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52명(승계 포함) 가운데 21대 국회에 지역구 의원으로 재입성한 의원은 4명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임이자 의원(경북 상주·문경)이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했다. 현재 비례대표 재선인 이태규 의원의 경우 국민의당 소속으로 당선된 뒤 국민의힘에 합류했다.

민주당에서는 송옥주(경기 화성시갑), 정춘숙(경기 용인시병), 이재정(경기 안양동을) 등 3명이 지역구 의원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20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 중 21대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는 5명이다. 이들 중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의원은 4명에 불과하다. 21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의원의 생존은 약 8%~10% 수준이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재선 기회조차 갖기 쉽지 않았다. 대부분이 컷오프당하거나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재선에 성공한 임이자 의원을 비롯해 전희경(인천 동미추홀갑), 김현아(경기 고양정) 등 3명만 경선을 통과해 총선에 출마했다. 민주당에서는 재선에 성공한 3명 외에 박경미 전 의원이 서초을에서 공천받아 4명만이 재도전 기회를 얻었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3.6.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출마지는 어디?" 지역구 찾아 삼만리

비례대표 의원들의 재선 도전이 쉽지 않은 이유는 이들이 한 차례 당으로부터 혜택을 받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재입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자신이 출마할 지역구를 찾는 것이 이들에게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당협위원장, 민주당은 지역위원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지역조직을 이끄는 위원장에 임명될 경우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경선 등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서다.

여권에서는 노용호(강원 춘천갑), 윤창현(대전 동구), 전주혜(서울 강동갑), 조수진(서울 양천갑) 등 4명만이 당협위원장에 임명돼 지역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정숙(경기 용인병), 정운천(전북 전주을), 최승재(서울 마포갑), 최영희(의정부갑) 의원은 조강특위 공모를 통해 당협위원장에 도전장을 냈다.

조명희 의원은 대구 동구(강대식), 이용 의원은 서울 송파갑(김웅) 등에서 현역 의원과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인천 출신인 박대수 의원은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을, 한무경 의원도 고향인 TK(대구·경북)과 수도권을 두고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은아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서울 동대문을 지역위원장에 내정된 이후 최고위 의결만 남겨뒀으나 당시 당 지도부가 해체되면서 지역위원장에 임명되지 못했다. 동대문을은 검사 출신으로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김경진 전 위원장이 최근 지역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민주당의 경우 현역 의원 중 지역위원장에 임명된 사람은 없다. 다만, 권인숙 의원은 경기 용인갑, 양경숙 의원은 전북 전주을, 이수진 의원은 서울 서대문갑, 전용기 의원은 경기 화성동탄, 최혜영 의원은 경기 안성 등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당내 현역 인사와 경쟁을 예고한 이들도 적지 않다. 김병주 의원은 경기 남양주을(김한정 의원), 김의겸 의원은 전북 군산(신영대), 양이원영 의원은 경기 광명을(양기대), 유정주 의원은 경기 부천정(서영석) 등에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 제명된 윤미향, 양정숙 의원의 경우 출마여부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지역 위원장을 차지하더라도 공천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다. 정치권 쇄신 바람과 당내 권력구조 등에 의해 이들의 운명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특히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 도전장을 내는 경우 당의 전략에 의해 언제든 공천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일부 의원들이 현재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정치적 상황을 보고 출마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당내외 상황을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들은 일찌감치 차기 총선 준비에 나섰다. 배진교 의원은 인천 남동을, 장혜영 의원은 서울 마포을, 류호정 의원은 성남 분당 지역에서 출마를 노리고 있다. 다만 정의당의 경우 신당 추진 합류가능성이 거론되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용혜인 의원의 경우 9월 중 당내 전략에 따라 총선 움직임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조정훈 의원은 총선 출마가 유력하다는 평가 속 국민의힘 합류 여부가 관심사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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