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선 쇼타임 "렛츠기릿"
스마일게이트 MMORPG '로스트아크'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14일 밤 라이브 방송에서 향후 로스트아크 업데이트 및 운영 방향성 관련 추가 소식을 전한 금강선 스마일게이트RPG 총괄 디렉터의 소통 능력은 이번에도 유저들의 마음을 제대로 흔들었다.
그가 유저들의 호응을 이끈 비결은 청산유수 같은 언변이 아니다. 소통과 함께 보여주는 '추진력' 덕분이다. 유저 니즈를 정확히 캐치해 발빠르게 시행하는 그의 추진력이 로스트아크 분위기를 180도 전환시킨 마법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금 디렉터의 라이브 방송은 지난 1년 동안 로스트아크 소통 방송과 무엇이 다를까? 로스트아크 유저들은 느낄 것이다. 방송은 그와 직접 대화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만든다. 마치 친구와 얘기 나누듯이 편안하다. 중, 후반부에는 두서없이 진행해 혼란스럽긴 했지만 별로 불쾌하지 않았다. 오히려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 있기에 더 편안했다.
최근 국내 게임들 사이에서 공통적인 고민이 있다. 바로 "기다려"다. 게임 콘텐츠 개발은 복잡한 과정을 거쳐 진행된다. 자칫 쉬워보일 수 있는 것이 실제로는 굉장히 복잡한 작업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라이브 방송에서 섣불리 하겠다고 약속하지 못한다.
분명 각 게임의 소통 방송은 이전보다 훨씬 강화됐다. 하지만 방송에서 "검토하겠다"라는 공허한 멘트가 가장 많이 들린다. 유저들이 원하는 새로운 무언가를 제공하기 위해선 당연히 검토가 필요하지만 유저들은 그 기다림에 지쳤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가늠할 수 없으니까 답답한 마음이 커져만 갔고 곧 불신으로 이어진다.
지난 1년 동안 로스트아크도 마찬가지였다. 늘 기다려야 한다는 조건이 따라붙었다. 수석팀장들의 권한 문제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총괄 디렉터를 더욱더 빠르게 배치할 필요가 있었다. 거듭된 "기다려"에 유저들이 지쳤고 그것이 폭발했다.
금 디렉터는 어떤 것이 중요하고, 무엇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을지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추진한다. 소울이터 모션이 대표적 사례다. 그는 소울이터 출시가 2주 정도 남은 시점에 모션들을 전면 교체한다고 선언했다. 모두가 힘들다고 예상했지만 그는 약속을 지켰다. 소울이터는 이전보다 훨씬 멋진 모습으로 유저들 앞에 나타났다.
- 로스트아크 신규 클래스 '소울이터' 프리뷰
카오스 던전 보상 체계 교체, 익스트림 발탄도 마찬가지다. 유저들은 업데이트 주기와 불편이 당장 개선되길 원했다. 금 디렉터는 유저들을 오래 기다리게 만들면 오히려 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가능한 개선은 최대한 빨리 도입하는 게 옳다고 판단해 8월 2일까지라고 못박았다.
일정을 정하니까 유저들은 기다리는 시간에 불신이 아닌 기대감을 표했다. 오래 걸리는 사안과 개발 코스트 한계로 불가능한 것들에 대해선 충분한 대화로 양해를 구한다. 추진력과 정확한 약속이 그의 가장 큰 장점임을 다시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금 디렉터는 '애니츠 삼족오' 논란도 다시금 꺼내 확실하게 해명했다. 그는 퇴사한 당시 개발자에게 연락해 애니츠 지역에 삼족오 북을 만든 경위를 들었다. 그리고 각종 의혹들은 사실이 아닌 것을 증명했다.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던 사안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 그의 모습은 유저들의 신뢰를 받았다.
덕분에 로스트아크는 '낭만'을 되찾기 시작했다. 지난 4일 라이브 방송에선 또 말로만 위기를 모면하는 것이 아니냐며 의심하는 유저가 많았다. 금 디렉터는 10일 만에 진행한 2차 라이브 방송으로 그저 말만 하는 것이 아닌 것을 입증했다. 아직 해결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남았지만 로스트아크를 믿고 즐길 수 있는 안도감이 생겼다.
이와 동시에 마음 한편에는 불안감도 생겼다. 금 디렉터가 없는 로스트아크를 상상하기 힘들어졌다. 방송에서 금 디렉터는 거듭 임시직을 강조했다. 우리는 알고 있다. 언젠가 그를 보내줘야 한다는 것을.
그가 다시 사라진 로스트아크에서도 낭만을 느낄 수 있을까? 로스트아크가 간신히 찾은 빛이 빛강선만의 것이 아니기 위해선 스마일게이트RPG가 포스트 금강선 시대를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다만 한동안은 빛을 만끽하고 싶다. 아직 달라진 게 없어도 이상하게 재밌어진 로스트아크를 즐기며 조만간 다시 오겠다는 그를 기다린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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