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내야'에서 살아남은 김하성, 서울시리즈 주인공까지…어썸킴의 야구에는 감동이 있다
[스포티비뉴스=박정현 기자]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야구에는 감동이 있다. 최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 그것도 '정글 내야'로 불리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살아남더니 이제는 서울시리즈의 주인공이 돼 금의환향한다.
김하성은 지난 2021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샌디에이고와 맺은 계약 규모는 4+1년 총액 3900만 달러(약 493억 원), 옵션을 제외한 보장계약은 4년 2800만 달러(약 354억 원)였다.
김하성은 KBO리그에서 뛴 7년간 통산 891경기 타율 0.294(3195타수 940안타) 133홈런 575타점 134도루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빅리그에서는 겨우 첫발을 내딛는 신인. 하필 팀도 내야진이 가장 탄탄하다고 손꼽혔던 샌디에이고라 난관이 예상됐다.
2021시즌을 앞둔 샌디에이고는 실버실러거 수상자였던 1루수 에릭 호스머를 시작으로 2020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2위에 올랐던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 역대급 재능으로 꼽히던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리그 최강 3루수 매니 마차도까지 초화화 내야진을 구성했다.
아무리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김하성이지만, 빅리그 첫해의 루키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너무나도 좁아 보였다. 역시나 김하성은 첫해 고전했다. 출전 기회도 일정하지 않았고, 빠른 구속을 지닌 투수들에 고전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랬던 김하성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팀 내 주전 유격수 타티스 주니어가 금지약물 복용과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샌디에이고는 급한 대로 유격수 경험이 많은 김하성을 활용했는데 이 선택이 적중했다. 김하성은 내야에서 안정감 있는 수비를 선보였고, 동시에 유격수로서 준수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팀 내야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2위까지 오르는 등 메이저리그에서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며 충분한 경쟁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하성에게 또 하나의 위기가 찾아왔다. 팀이 특급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영입한 것이다. 김하성은 한 시즌 만에 유격수 자리를 내주며 2루수로 포지션을 옮겼지만, 여전한 야구 센스를 선보이고 있다. 여전한 수비 능력과 점점 발전하고 있는 공격, 주루까지 삼박자가 어울리며 이제는 팀에 없어서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야구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김하성은 전반기가 끝난 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4.1로 메이저리그 전체 5위를 기록했다. dWAR(수비에서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2.1로 내셔널리그 전체 1위다. 팀 동료처럼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지는 않았지만,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해내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은 노력이 결실을 보는 순간이었다.
김하성은 전반기가 끝난 뒤 또 하나의 희소식을 맞이했다. 바로 ‘메이저리그 서울 시리즈’ 개최다.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 LA 다저스가 서울에서 ‘2024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치르기로 했다. 그리고 김하성은 이 경기의 주인공처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공개한 공식 포스터와 구단 SNS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김하성은 구단 SNS를 통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면서 “우리 팀 동료와 스태프, 코치님들을 우리나라에 초대하고 이런 좋은 기회를 같이 경험할 수 있게 돼 너무 특별하고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던 김하성. 정글 내야에서 살아남아 팀의 주축으로 서울시리즈 주인공을 맡을 만큼 성장했다. 김하성의 야구에서 충분한 감동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김하성은 15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후반기 레이스를 시작한다. 김하성의 뛰어났던 전반기 활약상이 후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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