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어쩌다 실화'…"죠스가 나타났다" 동해안 해수욕장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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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전 찾은 강원 속초해수욕장.
해수욕장 개장과 함께 본격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궂은 날씨를 보인 평일임에도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날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속초해수욕장 600m 전 구역에 일반적인 수영한계선 뒤로 또 하나의 부표가 설치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악상어의 경우 주로 온대나 한대 지방에 서식하기 때문에, 경주나 포항 등 경북 동해안이나 강원 동해안에서 종종 발견되는 어종으로, 아직까지 사람을 공격했다는 보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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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아리 등 공격성 상어 잇단 출몰에 지자체 '긴장'
(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동해안에도 식인상어가 있다구요?"
지난 13일 오전 찾은 강원 속초해수욕장. 해수욕장 개장과 함께 본격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궂은 날씨를 보인 평일임에도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날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는 속초해수욕장 600m 전 구역에 일반적인 수영한계선 뒤로 또 하나의 부표가 설치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속초시가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설치한 '상어 방지 그물망'이다. 최근 속초 앞바다에서 영화 '죠스'로 잘 알려진 '식인상어' 백상아리 등 공격성 상어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피서객의 안전 확보를 위해 설치한 것이다.
백사장 입구에는 상어 피해 예방 안전 수칙과 행동요령을 알리는 팻말도 설치돼 있었다.
팻말에는 백상아리의 사진과 그 특징이 적혀 있었다. 또 상어가 활발히 움직이는 늦은 저녁부터 새벽까지 어업 활동이나 물놀이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해수욕장 곳곳 스피커에서는 "폭죽 놀이를 금지한다"는 계도방송 외에도 "상어 출몰을 조심하라"는 멘트가 주기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물놀이객이 그물망 근처로 다가가자 안전요원을 호루라기를 불며 제지하기 바빴다.
상어 관련 안전수칙 팻말을 보고 있던 피서객 박모씨(40·서울)는 "동해바다에도 상어가 있느냐"며 놀란 모습이었다.
박씨는 "백상아리 같은 식인상어는 백령도나 보령 등 서해에서 나타났다는 뉴스를 본 적은 있어도, 동해안에는 없는 줄 알았다"며 "해파리 쏘일 걱정은 했어도 상어에 물린다는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박씨의 말처럼 동해안에서 상어를 보기는 드물지만, 그렇다고 아예 출몰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최북단 고성부터 강릉 주문진 해상 등 동해안에는 돌목상어와 악상어가 혼획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특히 악상어의 경우 주로 온대나 한대 지방에 서식하기 때문에, 경주나 포항 등 경북 동해안이나 강원 동해안에서 종종 발견되는 어종으로, 아직까지 사람을 공격했다는 보고는 없다.
문제는 최근 들어 백상아리 등 '공격성 상어'가 발견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동해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강원·경북 동해안에서 접수된 상어 혼획·발견 신고 건수는 총 15건이다. 그중 6건이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7일까지 단 14일 동안 강원 동해안에서만 접수됐다.
특히 지난달 23일 오전 속초 장사항 동쪽 2.7㎞ 인근 해상에서는 조업하던 어선 그물에 '백상아리' 사체 가 발견되기도 했다.
수중 포식자인 백상아리는 주로 전북 군산이나 충남 보령, 백령도, 인천 등 서해에서 종종 출몰한 기록이 있다.
백상아리가 무서운 것은 다른 어종과 달리 해변과 인접한 얕은 수심까지 진출한다는 것이다.
실제 1959년 7월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에서 수영하던 한 대학생이 상어에게 물려 숨지기도 했다. 국내에서 상어로 인한 인명피해는 모두 7건으로, 이중 6명이 사망했는데, 모두 '백상아리'에 의한 것이다.
국내 상어 전문가인 최윤 군산대 해양생명응용과학부 교수는 "청상아리의 경우 주로 깊은 수심에서 조업하는 어선 그물에 걸려 발견되는 반면 백상아리는 해수욕장 가까이 접근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격성 상어가 잇따라 출몰하면서 피서철을 맞은 동해안 지자체는 비상이 걸렸다.
이날 속초해수욕장 외에도 영금정, 외옹치해수욕장에도 상어 방지 그물망이 설치된 것을 볼 수 있었다.
경북 포항에서는 '상어 퇴치기'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잦은 상어의 출몰은 해수온 상승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윤 교수는 "백상아리의 경우 20~30년 전만 해도 동해안 포항 위쪽에서는 좀처럼 보기가 쉽지 않은 어종이었다"며 "열대 해역에 분포하는 상어들이 해수온 상승에 따라 점차 올라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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