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유니콘](19) 입장부터 결제까지 완전 무인매장 도전하는 파인더스AI… 함명원 대표 “한국의 ‘아마존고’ 만들 것”

이소연 기자 2023. 7. 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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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무인 아닌, 진짜 ‘무인매장’ 구현하겠다”
함명원 대표, 카이스트·UCLA 졸업하고 삼성전자서 근무
AI가 고객 손목·팔꿈치 등 20여개 관절 위치를 파악
선반에 무게 센서로 취합한 데이터까지 종합해 상품 구매 여부 확인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무인매장 ‘슈퍼스위프트’./이소연 기자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무인매장 ‘슈퍼스위프트’. 15평 규모 매장에는 음료수, 과자, 레토르트 음식부터 치약, 반려동물 사료 등 700여개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매대에서 탄산음료와 즉석식품 카레를 집어 들고 결제 키오스크 앞에 서자 손 안에 있는 상품의 이름과 단가, 수량이 화면에 표시됐다. 카드로 결제하고 나가기까지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

오프라인 매장 자동화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파인더스AI의 기술이 적용된 무인매장에선 제품을 매대에서 꺼내기만 하면 인공지능(AI)이 인식해 가상의 장바구니 안에 넣는다. 매장 내 카메라가 15분의 1초 단위로 방문객이 어떤 제품을 손에 집어 들고 있는지 포착하기 때문이다. 선반 위에 달린 센서도 방문객이 집어 든 물건 때문에 생긴 무게 변화를 감지한다. 키오스크에서 결제할 때 바코드를 입력할 필요도 없다. AI가 어떤 물건을 집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손님이 직접 카드로 키오스크에서 물건을 결제해야 한다. 파인더스AI의 최종 목표는 제품을 집어 매장 밖으로 나서면 매장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된 결제수단으로 상품이 자동 결제되는 ‘한국의 아마존고’다.

함명원 파인더스AI 대표./파인더스AI 제공

“몇 년 새 국내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 중 아마존고 같은 ‘진짜 무인매장’은 단 한 곳도 없다. 파인더스AI는 무늬만 무인이 아닌, 매장 입장부터 퇴장, 결제까지 지원하는 ‘완전 무인매장’을 선보여 한국의 아마존고가 되겠다.”

함명원(39) 파인더스AI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20년 설립된 파인더스AI는 AI 기반 오프라인 매장 자동화 솔루션 개발 회사다. 현재 2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누적 투자액은 77억원이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기술 시연을 위한 무인매장을 시범 운영 중이며, 지난달에는 서울 서초동에 무인매장 ‘슈퍼 스위프트’를 선보였다. 국내 유통사와 협력한 무인매장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함 대표는 카이스트에서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마쳤다. 카이스트 IT융합연구소 연구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스포츠 애플리케이션 스타트업 프라이피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거쳤다.

파인더스AI의 AI가 매장 내 고객의 관절 기반으로 행동패턴을 분석하고 있다./파인더스AI 제공

◇ 소비자 불편·도난 우려 ‘완전 무인매장’이 해결

‘진짜 무인매장’은 무엇일까. 함 대표는 이를 “상품을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완전 무인매장”이라고 정의했다. 이러한 매장은 애플리케이션(앱)을 깐 고객이 결제 정보가 담긴 QR코드 등을 태그해 매장에 입장한 후, 물건을 집어서 퇴장하면 결제까지 완료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아마존이 운영하는 ‘아마존고’가 대표적이며, 미국 AI 스타트업 트리고의 기술로 구현된 폴란드 리테일 기업 자브카의 무인매장 ‘나노’도 유럽에만 50곳 이상 운영되고 있다.

함 대표는 “국내 대다수 무인매장은 고객이 캐셔(점원) 역할을 직접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도난 사고도 많아 점주는 계속 CCTV를 주시해야 한다”면서 “결국 고객이 키오스크에서 직접 결제를 진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파인더스AI의 솔루션은 컴퓨터 비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파인더스AI의 AI는 매장에 들어오는 고객에게 이름표(아이디)를 부여한다. 이후 고객의 손목과 팔꿈치 등 20여개 관절 위치를 파악해 점을 찍고, 점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고객이 어떤 선반에서 어떤 상품을 사기 위해 손을 뻗고 있다’와 같은 정보를 파악한다. 고객이 집어 든 물건의 모양·포장 등을 기반으로 하는 시각 데이터, 선반에 설치된 무게 센서를 이용해 선반에서 어떤 재고가 사라졌는지를 파악하는 무게 데이터까지 종합해 고객이 선택한 상품을 파악한다.

함 대표는 “고객은 바코드를 찍을 필요가 없고, 자동으로 결제 상품이 가상의 장바구니 안에 담긴다”면서 “매장에 들어오는 고객은 전용 앱을 바탕으로 신원과 결제 정보가 자동으로 인식되고, 매장을 나갈 때 앱 내 결제수단으로 자동 처리되기 때문에 도난 위험이 낮아진다”라고 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무인매장 ‘슈퍼스위프트’. 이용자가 바코드를 찍지 않아도 AI가 이용자가 집어든 제품을 파악하고 키오스크 화면에 보여준다./이소연 기자

◇ “국내 넘어 일본 시장도 진출 계획”

함 대표는 자사 솔루션의 강점으로 AI 학습력을 꼽았다. AI를 끊임없이 고도화하면서 매장 운영에 꼭 필요한 정보만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시행착오 끝에 사람의 머리처럼 물건을 고르는 행위에서 꼭 필요하지 않은 부위는 AI가 추론하지 않도록 아예 삭제했다”라며 “이러한 훈련을 통해 30평 매장에 과거에는 12개가 필요했던 컴퓨터를 3대 수준까지 줄였다”고 했다. 그는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라이다 등 고가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10만원대 카메라만 사용해도 매장을 무인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장 무인화 솔루션이 자본은 부족하지만 기술력은 탄탄한 스타트업이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함 대표는 “AI 분야 중에서도 챗GPT로 관심을 받고 있는 자연어처리(NLP)의 경우 방대한 데이터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이 압도적으로 유리하지만, 파인더스AI 솔루션의 경우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정보만 일부 학습하면 되기 때문에 스타트업도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함 대표는 “편의점 하나를 24시간 운영하는 데 인건비만 1억원이 필요하며, 최근 무인매장 도난 사고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편의점 등 유통사를 먼저 공략한 후, 무인 점포 수요가 많은 일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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