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방사능 물고기’ 우려…대형마트 수산물 관리 어떻게
롯데마트, 롯데안전센터에서 주 4회 수산물 안전 점검 시행
대형마트, 오염수 방류 이후 대응 더 강화할 계획
일본 정부가 올여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125만 톤을 해양 방류할 계획이다. 이르면 7월 말부터 방류가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소비자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산 수산물은 물론 남해와 동해에서 포획되는 한국산 어류도 방사능 노출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이 우려는 수산물 구입 통로인 대형마트로도 번지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별도의 안전센터에서 철저하게 수산물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신선식품 중요한데…” 이마트·롯데마트, 대응에 총력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다른 유통 채널에 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신선식품’을 앞세워 온라인으로 넘어간 고객들을 다시 매장으로 불러내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쿠팡·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과의 차별화를 위해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과일·채소·정육·수산물 등이 신선식품에 해당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산품 위주로 영향력을 높인 온라인이 유일하게 오프라인을 이길 수 없는 품목이 신선식품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지난해 말 롯데쇼핑을 ‘대한민국 그로서리 1번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올해 정기 주주 총회에서도 신선식품을 앞세워 상품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도 마찬가지다. 최근 리뉴얼을 단행한 이마트 연수점은 5289㎡(1600평) 가운데 4298㎡(1300평)를 신선식품에 할애했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고객이 찾는 신선식품은 이마트에 꼭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수산물은 매출 비율이 높아 중요한 품목으로 꼽힌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모두 전체 매출에서 신선식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율은 약 30% 수준이다. 신선식품 매출 가운데 수산물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0%다.
문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이 매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도 수산물 섭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논란이 장기화된다면 소비자들의 수산물 구매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수산물 섭취량은 69.9kg으로 세계적인 수준이다. 해양수산부 발표 기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수산물은 새우로, 1인 기준 연간 5.82kg에 달한다. 이어 오징어(3.87kg), 멸치(3.09kg), 명태(2.67kg), 다랑어(1.94kg) 등이다.
물론 지금은 이마트와 롯데마트 모두 수산물 매출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젔다. 이마트·롯데마트 관계자는 “매출 변화를 보고 있는데 아직은 수산물 매출이 크게 줄어들거나 하는 타격이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방류 시기가 확정되면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1월부터 수산물 방사능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해 자체적으로 ‘방사능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해 시행 중이다. 단계는 평시, 주의, 경계, 심각 등 총 4단계로 운영되고 단계별로 적용 시기와 주별 검사 건수를 상향하고 있다.
현재는 ‘평시 단계’로, 주별 최대 10건의 검사를 진행하고 있고 사전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해 지난 6월부터 대응 단계를 상향해 검사 건수를 늘리는 등 수산물 안전성을 적극 강화하고 있다.
또한 상품 입점 전에는 물류센터에서 간이 방사능 기기로 검사를 진행하고(상품의 이동과 검사 시간 고려), 이후 다음 날 이마트 상품안전센터에서 방사능 정밀 기기로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원산지 이력 추적도 진행한다. 현재 이마트는 광어·굴·참굴비·멸치 등을 수산물 이력제 상품으로 운영하고 있고 이력제 상품 확대를 위해 6월 2일 해수부와 ‘수산식품 민간 참여 이력제’ 업무 협약도 체결한 상태다.
롯데마트 역시 올 2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비한 대응 전략을 수립해 산지에서 매장에 상품이 입고되는 전 단계별로 수산물 안전성 검사 체계를 구축했다. 현장에서도 간이 방사능 기계로 수시 검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 마곡동에 있는 롯데안전센터에서 주요 포구별 샘플에 대해 분기별 1회 진행하던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주 4회로 확대해 진행 중이고 향후 방류 시점에는 검사 횟수를 더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아직 오염수 관련 해양수산부의 공식 방침이 나오지 않아 동해안 수산물의 영향을 정확하기 파악하기 어려워 추후 정부의 방침을 토대로 영향을 파악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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