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료 더 내세요" vs "장애인 권리 뒷전" 세종 국민체육센터 운영 갈등

체육관·탁구장 이용 싸고 공단-장애인체육회 대립각
공단 "시와 협의된 사항"…체육회 "장애인 우선 무시"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세종 장애인형 국민체육센터 운영을 둘러싸고 장애인체육회와 시설운영공단(공단)이 갈등을 겪고 있다. 공단이 일부 시설 사용료 부과 방침을 정하자, 장애인체육회가 장애인에 대한 배려 부족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15일 양 기관에 따르면 공단은 최근 장애인체육회와 협의 과정에서 2층 체육관 이용 시 사용료 부과 계획을 설명했다. 그동안 2층 체육관은 장애인 선수들의 체력인증센터로 제공됐다.

3층에 장애인 전용 체력인증센터가 있지만 휄체어를 탄 선수들이 이용하기에는 비좁아 체육관 구석을 할애받아 사용해왔다.

그러나 공단이 경영 수행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료를 받기로 하면서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사용료는 1시간당 400원으로 알려졌다. 보통 주 1회 5명이 함께 사용하므로 월 사용료는 최대 8000원에 불과하다.

액수는 크지 않지만 장애인체육회는 지역 장애인들은 배려하지 않은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센터 건립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반면 공단 측은 조례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말 시-시의회 간 이미 협의가 끝난 사항이라고 반박한다.

1층 탁구장 이용을 놓고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장애인 탁구장은 3층에 있는데, 센터 건립 입소문이 나면서 이용자가 급증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지적‧휠체어 장애인들의 발길도 잦아졌다.

이 때문에 체육회는 사실상 방치된 1층 탁구장을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공단에 요청했으나 불발됐다.

장애인들은 센터가 장애인 우선 사용을 목적으로 건립된 사회통합형 체육시설인데 정작 장애인들의 사용 편의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단 측은 주민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어서 개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당 센터는 지난 2021년 7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통합 체육시설로 개관했다.

국비 50억 등 217억원을 투입해 4-1 생활권(반곡동) 내 6500㎡ 터에 건축면적 4946㎡,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됐다.

1층은 길이 25ｍ 4레인 규모의 수영장과 안전요원실·안내테스크·주차장이, 2층은 다목적체육관과 장애인체육회·공단 사무실·회의실이, 3층에는 체력단력장·운동처방실·체력측정실·다목적실 배치돼 있다.

한 장애인 학부모는 "장애인 우선 사용신청이 있는데도 불구, 공단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돈벌이에 급급한 공단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도부터 배워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장애인 A씨도 "체육관 한쪽에 설치된 탁구장은 이용객이 거의 없어 방치 수준이었는데도 사용 불가라니 도저히 납득이 안된다"며 "어떤 의미에서 장애인형(센터)이라는 명칭을 붙였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공단 관계자는 "사용료 부과는 공단 임의로 하는 게 아니라 시와 시의회와 협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라며 "공단의 수행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례에 의거해 부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탁구장 이용에 대해서는 "방치된 시설이 아니라 시민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준비하는 중"이라며 "조만간 해당 프로그램을 개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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