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일자만으론 불안해”… 전세권설정등기 비율 2배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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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보증금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들 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가운데 서울의 '전세권설정등기' 비율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세금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확정일자 뿐 아니라 수수료가 드는 전세권설정등기까지 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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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없이 바로 경매 넘길 수 있어 효과
HUG 보증보험 가입 한도 낮아지면서 ‘주목’
전세 보증금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들 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가운데 서울의 ‘전세권설정등기’ 비율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세금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확정일자 뿐 아니라 수수료가 드는 전세권설정등기까지 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집주인이 전세보증금 돌려주지 못하면 해당 주택을 바로 임의경매에 넘길 수 있다.
15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집합건물 전세권설정등기 건수 4338건으로 4000건을 훌쩍 넘겼다. 지난달은 677건으로, 789건을 기록한 5월보다는 소폭 내려앉았지만 지난해 10~11월만해도 각각 480건, 504건에 불과하던 것에 비하면 소폭 상승했다. 특히 역전세난이 심했던 올해 상반기는 1월부터 꾸준히 600~700건대를 유지 중이다.
전체 임차인 중에 전세권설정등기를 한 비중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조선비즈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전세 거래량을 합친 건수 중 전세권설정등기 건수를 비율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월에 2%대에 불과했다. 서울의 아파트와 다세대‧연립‧다가구, 오피스텔 등 전세 임차인 중 2%만 전세권설정등기를 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는 계속 3%를 넘기면서 5월과 6월엔 4%대를 기록했다.
전세권설정등기는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지급하고 집주인의 집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을 명시한 등기다. 등기부상에 ‘A가 해당 집의 임차인이다’라고 기록되는 효과가 있다. 대항력면에서는 전입신고 후 확정일자를 받는 것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그러나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엔 달라지는데, 임차인이 별도의 소송절차 없이 해당 집을 임의경매로 넘길 수 있다. 반면 확정일자는 세입자가 법원에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해야 경매로 넘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전세권설정은 집주인의 동의를 받아야 해 집주인들이 꺼려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확정일자는 전입신고만해도 받을수있지만 전세권설정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임차인도 굳이 선호하지 않았다. 전세권설정등기를 하려면 수수료 1만5000원에 ‘전세금 ×0.24%(등록세·지방교육세)’를 더 내야한다. 법무사를 이용할 경우 비용은 더 든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이 10억원일 경우 기본적으로 241만5000원이 들어간다. 이 같은 비용 감수하고서라도 불안함을 해소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올해 초 공시가격이 하락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보험 한도 상한선이 낮아져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운 상황일 경우 전세권설정등기가 대안이 될 수 있어 주목을 받아왔다. HUG에 가입할 수 있는 반환보증보험 규모가 사실상 전세보증금의 기준이 되는 상황에서 세입자들이 보증보험에 가입되지 않으면 전세를 들어오려고하지 않기 때문에 집주인은 전세가격을 크게 낮출수밖에 없다. 이 경우 집주인은 보증보험 가입 대신 전세권설정등기를 통해 세입자를 안심시킬 수 있다.
법무법인 심목의 김예림 대표변호사는 “문제가 생기면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는 똑같지만 확정일자만 받아놨을 경우 1년간 소송 진행하고 강제집행까지 들어가야 경매를 진행할 수 있는데, 전세권설정등기는 바로 경매를 실행할 수 있어 효과가 있다”며 “집주인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동안은 집주인이 동의를 해주지 않아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 같은 역전세난 시장에서는 집주인도 동의해주기 때문에 비중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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