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중소돌' 피프티 피프티 논란에 삼성 '갑툭튀'…'뉴진스' 막을 무기는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중소돌의 기적'으로 불렸던 4인조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 논란에 삼성전자가 언급돼 관심이 쏠린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삼성전자가 '피프티 피프티'를 '갤럭시Z플립5' 광고 모델로 고려했다가 취소했다는 등의 말이 일파만파 퍼진 탓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피프티 피프티'를 처음부터 '갤럭시Z플립5' 모델로 고려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계약 시도조차 하지 않았으나, '피프티 피프티'가 부른 영화 '바비'의 OST '바비 드림스'에 '다이아몬드와 진주로 장식한 플립폰'이란 가사가 담겼다는 이유로 확대 해석된 것이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는 황당해 하는 눈치다. 가사에 나오는 '플립폰'을 근거로 오는 26일 공개될 '갤럭시Z플립5'의 광고 모델로 '피프티 피프티'를 지목한 것은 내부 기준과 맞지 않아서다.
◆'한류' 뜨자 다시 연예인 찾는 삼성…'뉴진스' 대항할 모델 찾기 안간힘
삼성전자는 지난 1997년 휴대폰 '애니콜'의 광고 모델로 배우 안성기를 기용한 후 장혁, 이나영, 이효리, 손담비, 애프터스쿨, 아이유 등을 모델로 발탁한 바 있다. 그러나 2010년대 중반부터 연예인이 사생활 문제와 관련된 리스크가 적지 않다고 판단해 광고 모델로 대대적으로 내세우지 않았다. 다만 최근 한류 열풍이 불며 국내 가수들이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얻자 블랙핑크, 방탄소년단(BTS) 등과 손잡고 최근 신제품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BTS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갤럭시'의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효과를 톡톡히 봤다. BTS는 지난 2020년부터 '갤럭시S20' 시리즈와 폴더블 제품의 앰배서더(홍보대사)를 맡았는데, 지난해에도 '갤럭시Z플립4' 출시 당시 자신들을 상징하는 '보라 퍼플' 색상 '갤럭시Z플립4'로 사진을 찍고 화면을 두드리면서 '옛 투 컴(Yet to Come)'에 맞춰 춤추며 노래하는 뮤직비디오를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8월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을 진행한 후 타임스스퀘어에서 총 15개에 달하는 스크린을 통해 '갤럭시Z플립4 X BTS' 콜라보레이션 영상을 상영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최근 BTS가 군백기(군대+공백기) 등 여러 이유로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한 탓에 올해 초 '갤럭시S23' 시리즈가 공개된 '갤럭시 언팩'에선 멤버 중 한 명인 지민만 영상에 등장했다. 또 다른 BTS 멤버 슈가는 최근 미국 공연에서 "온리 갤럭시, 노 아이폰"을 외치며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는 팬에 한해서만 셀피 영상을 찍어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면 블랙핑크는 지난 2020년 삼성전자와 '갤럭시A' 시리즈를 홍보한 후 계약이 끝나자마자 애플 '아이폰'으로 갈아타 뭇매를 맞았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완전체가 아닌 BTS 대신 최근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아이돌 그룹을 새로운 '갤럭시' 홍보 모델로 내세울 것으로 기대했다. 10~20대를 중심으로 국내외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뉴진스'를 앞세워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 있는 애플과 비교해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에서 삼성전자가 다소 밀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애플은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 사이에서 최근 '아이폰' 선호 분위기가 두드러지고 있는 탓에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3%로 1위, 애플이 34%로 2위다. 애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7.9%에서 지난해 25.9%로 올라간 데 이어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물 건너간 '피프티 피프티'…손흥민과 함께 할 뉴 앰배서더 '관심
이에 일각에선 지난해 11월 데뷔한 '피프티 피프티'가 지난 4월 1일 싱글 곡 '큐피드(CUPID)'로 미국 빌보드 '핫100' 100위에 진입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는 점에서 애플 '뉴진스'에 대항해 삼성전자가 '갤럭시'의 새로운 홍보 모델로 영입할 것으로 봤다. '피프티 피프티'는 2021년 신생 기획사인 어트랙트가 만든 4인조 걸그룹으로, 이달 5일까지 15주 연속 핫100 차트에 잔류하며 K팝 걸그룹 사상 최장 기간 진입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피프티 피프티' 멤버 4명은 지난달 기획사의 투명하지 않은 정산을 이유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내 논란이 됐다. 전홍준 어트랙트 대표가 앨범 발매를 위해 명품 시계와 차를 팔고 노모가 평생 모은 9천만원을 투자했다는 것이 알려진 것도 멤버들에 대한 이미지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큐피드' 프로듀서 안성일 대표가 이끄는 더기버스와 어트랙트 간의 진실 공방도 '피프티 피프티'에 대한 여론 악화에 일조했다.
삼성전자는 일단 축구선수 손흥민을 최근 '갤럭시Z5' 시리즈의 앰배서더로 발탁해 이미지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손흥민의 글로벌 인지도가 '갤럭시'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다는 판단에서다.
손흥민은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 리그 아시아 선수 중 최초로 득점왕에 오르며 전 세계인의 인기를 끌면서 경제적 파급 효과만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는 한국 관광 명예 홍보 대사로도 위촉돼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콘 중 하나가 됐다.
손흥민은 지난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왼쪽 손목에 신형 '갤럭시워치6'를 착용해 앰배서더로서의 활동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이 제품은 오는 26일 한국에서 처음 개최되는 서울 '갤럭시 언팩'을 통해 공개될 제품이다. 손흥민은 '갤럭시워치6' 외에도 조만간 공개될 '갤럭시Z5' 시리즈 제품도 삼성전자로부터 미리 전달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종주국'임을 강조하기 위해 '갤럭시 언팩' 행사를 한국에서 처음 개최한다는 점에서 최정상급 축구 선수 이미지를 가진 손흥민이 이 같은 메시지를 전하는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한 듯 하다"며 "손흥민을 앞세운 삼성전자의 전략이 신형 폴더블폰과 갤럭시워치 판매 확대에 얼마나 도움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10~20대 고객층을 잡기 위해 손흥민 외에 아이돌 그룹을 홍보모델로 발탁할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최근 BTS가 소속된 하이브와 손잡고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르세라핌 등 하이브 산하 5개팀의 사진을 전시하는데 협업했다는 점에서 이들 중 한 그룹을 모델로 기용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하이브 레이블 어도어 소속인 '뉴진스'는 '아이폰' 모델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올해 정규 음반 '아이브 아이브(I've IVE)'의 타이틀곡 '아이엠(I AM)'의 후렴구에서 '아름다운 갤럭시', '내일 내게 열리는 건 빅 빅 스테이지'란 가사를 토대로 이번에 걸그룹 아이브가 '갤럭시' 모델로 기용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이브는 최근 '아이엠'과 '키치(Kitsch)'로 빌보드 차트 진입에도 성공했다. 이 외에 정식 미국 데뷔를 앞둔 (여자) 아이들과 최근 '스파이시'로 빌보드 차트에 오른 에스파 역시 '갤럭시' 모델의 후보군으로 지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언팩' 당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라이브 뷰잉'을 진행할 때 어떤 가수들을 초청할 지 윤곽이 나오면 차기 모델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갤럭시Z플립5'가 젊은 층을 겨냥한 제품인 만큼 이들이 좋아하면서도 글로벌 인지도와 호감도가 높은 아이돌 그룹이 이번에 BTS를 대체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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