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까지 만화 좋아할 것"…극장가 '이유 있는' 애니메이션 열풍
'엘리멘탈'→'스즈메' 등 애니메이션 열풍
"잃어버린 가치의 향수, 키덜트 문화 부활"
영화 '엘리멘탈'이 무서운 흥행 열풍을 보이고 있다. '엘리멘탈'은 여름 대작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의 개봉에도 일일 6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 수 361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올해 국내 개봉한 영화 중 흥행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올해 국내 개봉한 작품 중 '엘리멘탈'보다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작품은 '범죄도시 3'(1058만명), '스즈메의 문단속'(554만명), '더 퍼스트 슬램덩크'(469만명),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420만명)뿐이다.
이처럼 올해 개봉한 작품 중에서는 유독 애니메이션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스즈메의 문단속'은 3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2009년 12월 개봉한 '아바타'(43일) 이후 최장기간 흥행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개봉 초반 다소 부진했으나 입소문을 타고 3040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면서 농구 열풍을 일으켰다.
만 28세인 윤소영씨는 극장에서 애니메이션 장르의 작품을 보는 이유로 '힐링'을 꼽았다.
윤씨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어렸을 때로 돌아간 기분이 든다"며 "성인이 되면서 힘든 일이 생겨도 어디 가서 말을 못 하게 됐는데, (극장에서) 애니메이션 장르의 영화를 본 뒤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받았다. 100살이 돼도 애니메이션을 좋아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OTT가 아니라 극장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는 이유는 큰 화면으로 보면 색감이나 음향에 더 몰입해서 애니메이션 세계에 내가 같이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만 33세인 지모씨 역시 "마음이 불안할 때 애니메이션을 보면 새로운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지씨는 "나이 들고 극장에서 애니메이션 장르를 보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편견을 갖기도 하는데, 애니메이션만큼 편하게 볼 수 있는 장르도 없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극장가에서 애니메이션 장르가 인기를 끄는 것에 대해 '키덜트' 문화의 부활을 주목했다. 키덜트는 아이(Kid)와 성인(Adult)의 합성어로, 성인이 돼서도 어린 시절의 취미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회귀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 평론가는 "애니메이션 장르는 더 이상 어린이용이 아니다. 전 세대가 볼 수 있는 공통 분모"라며 "경제 상황이 어렵고 (사회가) 불안하고 혼란스러우면 (대중에게는)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것에 대한 향수가 생긴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은 친구와 꿈, 위기 상황 속 극복 정서 등을 담고 있다"며 "'엘리멘탈'도 가족주의 공동체적 정서로 등장인물들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키덜트 문화가 열풍인 이유는 (현대 사회에 들어서면서) 잃어버린 가치를 향한 향수가 작용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의견을 냈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몰이에도 한국 영화계에서 애니메이션 장르는 비주류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평론가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애니메이션을 어린이들만 보는 장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있다"며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도 '아기 공룡 둘리', '검정 고무신'처럼 복고 유형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애니메이션을 어린이용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에서 벗어나고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장르로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요즘엔 웹툰이 인기다. 전 세대가 볼 수 있는 웹툰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이를 영상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키덜트 굿즈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애니메이션 관련 굿즈)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한국은 뒤처진 감이 있다. 애니메이션 역시 상업화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유채 기자 jeju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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